여름, 연루

여름,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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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흔히들 기후위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이제 징후를 넘어 오늘의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기후위기를 촉발한 인간의 욕망과 이로 인해 난무하는 도처의 난개발 현장이 있다. 무너졌거나 무너질 위기에 처한 현장들. 그중 아이러니로 가득 찬 세 곳을 함께 답사한 여덟 명의 시인이 있다.
기후 시 앤솔로지 『여름, 연루』는 환경운동연합이 제안하고 여덟 명의 여성 시인이 기획에 참여해, 함께 답사하고 함께 감각하고 함께 쓴 서른두 편의 기후 시와 서로에게 건넨 여덟 편의 ‘잇는 편지’로 엮은 시집이다.
이 시집에서 시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은 생명, 점점 더 숨통을 조여오는 기후위기의 흉포함을 각각의 감각으로 드러내는 한편, 우리의 삶이 예전보다 한층 더 깊이 이 세상과 연루되어 있음을 ‘살리는 언어’로 전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해 경고하는 시민사회 단체의 간절한 목소리가 ‘시의 언어’와 만나, 모두의 마음을 노크하는 메시지가 되길 희망하면서.
저자

권누리,마윤지,박은지,윤은성,윤지양,정재율,한연희,희음

저자:권누리
2019년『문학사상』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한여름손잡기』,『오늘부터영원히생일』이있다.

저자:마윤지
2022년《파란》신인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개구리극장』이있다.

저자:박은지
2018년서울신문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여름상설공연』이있다.

저자:윤은성
2017년부터시를발표했다.시집『주소를쥐고』,『유리광장에서』,공저에세이집『우리힘세고사나운용기』를출간했다.두고양이랭보와냐민,개오복과일상을공유한다.숨고나오는재주,연루에가담하/되는재주가있다.지금은기후·생태·문학서점‘유월의숨’을운영한다.

저자:윤지양
2017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스키드』,『기대없는토요일』이있다.제43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다.

저자:정재율
2019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몸과마음을산뜻하게』와『온다는믿음』이있다.제14회김만중문학상신인상을수상했다.

저자:한연희
2016년《창작과비평》신인문학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폭설이었다그다음은』,『희귀종눈물귀신버섯』,공저『연희와민현』이있다.

저자:희음
2016년부터작품활동을했다.기후위기앞에선창작자들의활동가로함께한다.시집『치마들은마주본다들추지않고』를펴냈다.『김용균,김용균들』,『우리힘세고사나운용기』를동료들과함께지었다.

목차

시인의말
일러두기
박은지
아주작은목격
별일
사라져야생기는기록
반투명
오월이면초록,칠월이면푸른-은지에게/정재율

정재율
공원의좋은풍경
트레일
탐조
증식하는빛
‘누군가를잃어본적있는사람’,도요새님께-재율에게/한연희

한연희
도래
귀빠진날
제한구역알림
곧은바람
생명을불러들이는슬픔의주문을외우며,-연희언니에게/윤은성

윤은성
프레임안팎의베크렐
여행의슬픔과기쁨
기후시아님
푸르다-적응아님
다시만나기-은성에게/윤지양

윤지양
미소새
구와멍
북-북동향으로
육지이후
지나친세계와지워진세계-지양에게/마윤지

마윤지
은지랑연희랑
보름
확대경
사라지는숲
생각하는다문입술의-윤지에게/희음

희음
반딧불이쪽으로
끓는얼음골
강변에살자
우는,맴도는
이상한곳에서쓴편지-희음에게/권누리

권누리
습지일기
동티-손없는날
집다운집
소음지도
세상꽉껴안기-누리에게/박은지

나가며,잇는/환경운동연합

출판사 서평

여덟명의시인들,기후위기를감각하고그깊은연루됨을노래하다!
-민감한시의언어로세상을감각하는시인들의기후위기에대한문학적대응!

올해도폭염은열사병으로많은이들의목숨을앗아갔고,폭우또한산사태와침수로안타까운죽음을초래했다.우거진산림을땔감삼아타오르는산불은문화재는물론마을전체를잿더미로만들었다.농부들은가뭄과폭우로작물을잃어빚더미에오르고,노동자들은열사병의위기에노출되었다.시민들은기후관련재난문자로하루를시작하는일상을맞게되었다.해마다도처에서기후재난이되풀이되는시대인것이다.이는우리가이미기후위기의한가운데에있다는사실을뜻한다.
뜻있는환경운동가들과시민사회단체는이미오래전부터이를경고하고대책을세울것을권고했으나,성장과개발을맹목적으로추종하는자본과국가권력은이들의경고를무시해왔다.
그러나개발과성장으로치닫는과정에서한반도와지구전체는지독한몸살을앓고있다.이땅에서터를잡고살아가는수많은생명또한살곳을잃고가족과이웃을잃어가고있다.이기후와이땅,이생명들과떼려야뗄수없이연루된우리의삶을온몸으로감각한여덟시인이있다.이들이서른두편의기후시와여덟편의에세이로공감과위로의말을건네기로했다.이번에출간된기후시앤솔로지『여름,연루』가바로그책이다.
이앤솔로지의담긴시와에세이는“원치않는훼손,죽음,오염의앞에서살고있는것들”,이를테면“화성습지의새들,가덕도의동백군락과반딧불이들,핵발전소에서사용한물이안전하다는것을홍보하려고양식되는경주월성원전의물살이들,그리고거기에서공존을위해싸우는사람들”의안부를묻고있으며,메마른가슴으로이들의현실을외면하고비명을못들은척하는이들에게간절하게이야기한다.이들을외면하지말라고,이들의목소리에귀기울여달라고.

기후ㆍ환경을주제로환경운동연합이꾸준히실천해온예술가들과의협업
-2025년은시인과함께하는기후시앤솔로지프로젝트!

기후시앤솔로지『여름,연루』는지금까지시민운동의영역에서우리사회의기후ㆍ환경위기를일깨우던'환경운동연합'이시의언어로기후위기를증언하는기후시프로젝트를기획하며시작되었다.
환경운동연합의제안에평소기후위기에대한문학적대응을고민하던여덟시인이기꺼이참여했다.이들은이번프로젝트를함께기획하고,“아이러니로가득찬”환경파괴의현장세곳을함께답사했다.“온실가스를흡수하는동시에도요새들의쉼터가되는‘비식생습지’를굳이훼손해‘염습지’로의전환공사”를하는화성습지,“다량의핵폐기물을만들고방사성오염으로인한지역주민들의고통을강요하지만,온실가스배출량이적다는이유로기후위기시대의‘친환경’에너지원이라고스스로를홍보하고있는”경주월성원전앞바다,“지역균형발전이라는미명으로섬과바다를부수어공항을지으려는가덕도”가그곳이었다.이유없는무덤이없듯,파괴와훼손의현장은자신들의명분으로스스로를속이고있었다.
그곳을돌아본시인들은각자가감각한현장의아픔과아름다움을기후시로길어올렸다.이를통해시인들은도요새를비롯한철새들과동백군락과반딧불이,그리고안전을증명하기위해양식되는물살이들과같이위기에처한생명의존재를우리앞으로소환하며,아이러니의실체를,그은폐된비참의본모습을드러내고있다.


살리는언어이자사는언어로쓴시의새지평,기후시!
-‘폭력’이아니라,‘살림’으로연루되기위하여

이앤솔로지의기획의변인“나가며,잇는”이라는글에서‘기후시’의의미를되새기고있다.지금까지기후운동에서는물론문학장에서도‘기후시’라부르는경우는없었다.그렇다면‘생태시’또는‘환경시’가아닌‘기후시’는무엇일까?그것은지금의기후위기시대를마주하며우리삶이이전보다더깊이생명이나환경에연루되었음을깨닫고,그것을감각하고,또감각하도록이끄는시가아닐까.
이프로젝트에참여한여덟시인은이의미에깊이공감하여프로젝트가진행되는내내함께논의하고,함께시를지었다.또한여덟명이서로마니또가되어서로를지지하고,마니또의작품을읽고그깊은공감을‘잇는편지’로풀어냈다.세상을살아가는모두가서로‘연루’되어있음을,그것도‘폭력’이아니라‘살림’으로연루되어있음을,온기로써서로를호명하고읽어주는형식을통해보여주는것이다.
이렇듯기후시쓰기에참여한시인들이선택한언어는‘살리는언어이자사는언어’이다.시종점점숨통을조여오는기후위기의흉포함을드러내고,삶의터전을잃은/잃을생명에대한안타까움또한드러나지만,‘운동의언어’가닿기힘든메마른자리에도‘시의언어’가닿아새로운싹을틔우길희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