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여자

얼어붙은 여자

$18.00
Description
아니 에르노가 여성의 삶을 쓴 소설, 『얼어붙은 여자』가 번역 출간되었다. 『얼어붙은 여자』는 1981년 출간된 아니 에르노의 세 번째 작품으로, 작가 스스로 소설로 명명한 마지막 작품이다. 따라서 아니 에르노 문학 세계의 전환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 에르노는 현실을 변형하는 소설만이 문학이라 여기며, 자신의 경험을 의도적으로 소설의 소재로 사용했다. 여기서 현실의 변형이라는 말은 자전적 사실을 변형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명사를 수정하고, 새로운 등장인물을 만들거나 장소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경험한 현실을 변형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대담하게 깊숙이 파고드는 방식은 작가가 초기 작품부터 일관되게 유지해온 글쓰기의 특징이다. 실제로 그는 『얼어붙은 여자』 이후 출간된 『남자의 자리』에서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고백과 함께, 소설적 장치들을 포기하고 오로지 경험한 것만을 글로 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저자

아니에르노

아니에르노는1940년프랑스릴본에서태어났다.카페겸상점을운영하며자연스럽게집안일을분담하는부모사이에서자랐다.대학에서현대프랑스문학을전공하고,중고등학교교사를거쳐,통신대학교수로일했다.1974년자전적요소가담긴『빈옷장Lesarmoiresvides』으로데뷔한이래,그의삶은끊임없이작품속에그려졌다.1984년『남자의자리Laplace』로르노드상을받으며,평단과대중의주목을받기시작했다.어머니의죽음을애도하면쓴『한여자Unefemme』에서자신의작품을‘문학과사회학,그리고역사사이에존재하는그무엇’이라고규정하는데,이는아니에르노의작품세계를단적으로보여준다.2008년『세월』로다수의문학상을수상하며이전작품들이재조명되었고,현대프랑스를대표하는작가로확실히자리매김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5
얼어붙은여자13
옮긴이의말251

출판사 서평

아니에르노작품세계의전환점

아니에르노가여성의삶을쓴소설,『얼어붙은여자』가번역출간되었다.『얼어붙은여자』는1981년출간된아니에르노의세번째작품으로,작가스스로소설로명명한마지막작품이다.따라서아니에르노문학세계의전환점이라고말할수있다.아니에르노는현실을변형하는소설만이문학이라여기며,자신의경험을의도적으로소설의소재로사용했다.여기서현실의변형이라는말은자전적사실을변형하는것이아니라고유명사를수정하고,새로운등장인물을만들거나장소를바꾸는것을의미한다.자신이경험한현실을변형하거나미화하지않고,대담하게깊숙이파고드는방식은작가가초기작품부터일관되게유지해온글쓰기의특징이다.실제로그는『얼어붙은여자』이후출간된『남자의자리』에서아버지를주인공으로하는소설을쓰는것이불가능하다는고백과함께,소설적장치들을포기하고오로지경험한것만을글로쓴다는자신만의독특한문학세계를구축해나간다.

아니에르노는각각의작품속에글을쓰는이유나방식을기술해왔는데,그러한글속에서작가의독창적인문학관을이해할수있다.가령어머니의죽음을애도하며써내려간『한여자』를작가는“이것은자서전이아니며,물론소설도아니다.어쩌면문학과사회학과역사,그사이에있는어떤것”이라고규정하는데,이러한정의는아니에르노작품전체를관통한다.또한,자신이경험한불법임신중절시술을다룬『사건』에서,그가작가로서세운문학의목표는투철한사명감이다.이는아니에르노글쓰기의핵심이라할수있다.“내삶의진정한목표가있다면아마도이것뿐이리라.나의육체와감각그리고사고가글쓰기가되는것,말하자면내존재가완벽하게타인의생각과삶에용해되어이해할수있는보편적인무엇인가가되는것이다.”

초기작인『얼어붙은여자』도이러한작가의문학관에서벗어나지않는다.이작품은단순하게자전적이야기가아니라,여성과남성의불합리한역할차이를지속적으로드러내는사회학보고서로읽힐수있다.뿐만아니라,소설이라는방어막안에과감하게자신의삶을끌어들이고있지만,익명의1인칭화자를내세워개인의이야기가아니라결국엔보편적이이야기로환원한다.“책을다읽은독자들은눈치챌것이다.‘얼어붙은여자’의이름은끝까지알수없다는것을.누구나얼어붙은여자가될수있고,얼어붙은여자의이야기는모든여자의이야기가될수있다는것을.”(‘옮긴이의말’중에서)

2011년갈리마르출판사에서출간된총서『삶을쓰다?crirelavie』의서문에서아니에르노는‘삶’이라는명사앞에정관사를붙인이유를이야기한다.나의삶(mavie)도아니고,그녀의삶(savie)도아니고,어떤삶(unevie)도아닌,개인적인방식으로체험하지만삶을채우는내용은누구나똑같다는의미에서의삶(lavie).


어린소녀에서‘얼어붙은여자’가되기까지

아니에르노의『얼어붙은여자』는어린소녀가성인여성,‘얼어붙은여자’가되기까지한여성의삶을그린소설이다.소녀에서한남자의아내,그리고아이의엄마가되는과정은문화와교육으로만들어진남성과여성사이에존재하는비합리적인차이를발견하고확인하는시간에불과하다.
화자는작은상점겸카페를운영하면서자연스럽게집안일과바깥일을공유하는부모의영향으로남성과여성에게정해진역할이있다는것을인지하지못한채어린시절을보낸다.오히려부모는아이에게여성스러움을강요하지않고,책을읽고마음껏즐길수있는분위기를만들어준다.그러나가정이라는작은사회를벗어나면서화자의눈에비친세상은성별에따라역할이정해져있으며,남녀간의차이로가득차있다.
보수적인가톨릭사립학교의교육은편협한여성의윤리와역할,그리고모성애를강조하지만,사춘기인화자는소상공인의자식으로학업성취를통해자신만의확고한위치를만들어감과동시에성(性)을발견하고남성에대한동경을키워간다.이성에대한호기심과갈망,성에대한욕망그리고불안한미래에대한근심은청소년기화자를지배한다.
결혼에대한환멸,그리고결혼이후불확실한삶에대한불안으로망설이지만,전통적으로규정된결혼제도속으로들어간다.젊은대학생부부의삶은남성과여성에게규정된역할의차이를다시금확인하게한다.여행과사랑보다더멋진것은없다고믿던자유롭던소녀는그렇게얼어붙어간다.

아니에르노가한국의독자들에게

아니에르노는『얼어붙은여자』를집필하면서,남편과헤어질수도있겠다고생각했다고한다.실제로한인터뷰에서작가는자유를다시찾고이혼을하기위해『얼어붙은여자』를썼다고밝힌바있다.작가는『얼어붙은여자』를당시남편에게헌사했으며,소설출간몇해후이혼했다.
출간40주년을맞아한국어로번역된『얼어붙은여자』를위해아니에르노는한국의독자들에게남녀의불평등한역할을해소하기위한구체적인메시지를전해왔다.소설의시대적인배경에서6-70년이흐른오늘날에는남학생들만큼여학생들도대학에다니고,여성들도대부분직업을갖고있으며,피임을통한여성이어머니가되는순간을선택할자유를얻었음에도불구하고,여전히커플로살아가는여성과남성사이에불평등이존재한다는사실을지적하며그해결책을제시한다.
“단지,소년과소녀가함께살기시작하는순간부터,전통이란것이깨어나서자신의모델을강요한다.말하자면한성에대해다른성의지배와불평등을실현하는것이다.그런연유로커플이되기전에일분담,아이돌보기,상호자유의문제에합의해둘필요가있다.커플이된후에는대체로너무늦다.왜냐하면,함께살아가는이모험에서,우리는평등하게출발하지않고,서로의사랑속에서도사회가전통적으로남성에게부여한특권들은사라지지않기때문이다.그특권들을문제삼고후대에넘겨주지않는일이야말로우리,소녀들,여성들의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