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치철학의 네 가지 흐름

현대 정치철학의 네 가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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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촛불(2016년)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해, 그것이 인간적 삶의 조건과 미래를 어떻게 그려가고 있는지에 대해 묻는 작업을 기다렸다. 정치란 본래 지배의 논리일 뿐이라고 믿거나, 한낱 이벤트 내지 거창하게는 스펙터클로 변한 지 오래라고 체념하지 않고 여전히 정치가 대중의 고단한 삶을 변화시킬 인간의 역능에 속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이제 다시 대중을 정치의 객체가 되게 하고 기껏해야 ‘손가락 혁명’에 동원되는 유권자 이상이 못 되게 만드는 촛불 이후의 상황을 설명하고 그것을 타개할 정치 담론의 출현에 목말라 했을 것이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라는 말이 나온 지도 이제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꼬리를 물고 서로 번갈아 가며 이어지는 한국의 정치가 흡사 미국의 그것을 이미 닮아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우선 갖는다. 다르게 말하면, 오바마와 트럼프 사이의, 노무현과 이명박 사이의 진자추 운동과도 같은 반복이 앞으로도 되풀이되리라는 우려가 단지 가상이 아니라 현실로 굳어질 것 같은 어떤 기시감과 불안 때문이다. 촛불의 봉기는 정치에 대한 가장 급진적인 성찰이었지만, 오늘의 정치가 보여 주는 진퇴와 교착을 앞에 두고 촛불의 대중은 적극적인 행위자이기보다 무기력한 목격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에는, 민주주의는 고정된 무엇에 대한 이름이 아니라 끝없이 재발명되지 않으면 안 되며, 보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창출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멀리 밀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깃들어 있다. 공허하고 지루한 반복을 분절하고 “인민들이 스스로에 대해 권력을 갖는 것으로 간주된 실존”이라는 민주주의 본연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서 다른 정치적 사유의 장소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그래서 긴요하고 긴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현대 정치철학의 네 가지 흐름』은 이러한 과제가 자신들의 의무임을 아는 정치철학자들의 응답이다. 지금까지 나온 다른 정치철학서에 비해 두드러지는 이 책의 특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20세기 초중반을 짓눌렀던 ‘전체주의’에 대한 반성을 포함하여 그간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다루어졌던 정치철학의 주제들(페미니즘 정치철학을 포함하여)을 오늘 한국 정치를 사유하려는 뚜렷한 문제의식 아래 전체적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구성했다는 데 있다. 그것도 국내 연구자 16명이 이미 지면에 발표된 글이 아니라 공동의 문제의식 아래 새로이 쓴 글들로 한 권의 책을 구성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로써 우리는 자신 속에 갇혀 한계 안을 맴도는 데서 벗어나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이 책이 겨냥하는 것이 정치철학적 사유와 언어를 바로 촛불의 대중에게 건네주고자 하는 데 있다. 이 작업이야말로 일견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작업이 아닐 수 없는데, 이 책의 16명의 필자들의 노고가 돋보이는 이유는 주요 정치철학자들의 사유의 핵심을 속류화시키지 않으면서 명료하게 정리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작업을 우리 자신의 정치적 사유의 자산으로 삼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저자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남기호
연세대학교인문학연구원HK교수.독일보쿰루르(RUHR)대학에서청년헤겔의인륜성개념을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다시쓰는서양근대철학사』,『우리와헤겔철학』(이상공저)이있으며,옮긴책으로『코젤렉의개념사사전6-계몽』이있다.

박지용
경희대학교객원교수.고려대학교철학과에서칸트미학을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마르크스에서출발하여,헤겔,칸트로거슬러가며공부해왔고,이를다시역순으로읽어가고있다.최근논문으로「발터벤야민의보들레르연구에서나타난역사유물론」,「칸트의역사철학에서프랑스혁명의문제」가있다.

한상원
충북대학교철학과교수.서울시립대학교철학과에서맑스의물신주의와이데올로기개념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고,독일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아도르노의정치철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앙겔루스노부스의시선:아우구스티누스,맑스,벤야민.역사철학과세속화에관한성찰』이있으며,옮긴책으로『공동체의이론들』이있다.

조배준
숭실대학교와건국대학교에서사회철학을공부했고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활동하며한국의현대철학분야로관심을넓혔다.현대정치철학담론과‘정치적인것’,한반도민주주의개념의수용과변용등의주제에관심을갖고있다.함께쓴책으로『길위의우리철학』,『처음읽는한국현대철학』,『가요속통일인문학』등이있다.

최원
미국시카고로욜라대학철학과에서이데올로기에대한프랑스구조주의논쟁에대해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라캉또는알튀세르』가있으며,옮긴책으로워런몬탁의『알튀세르와동시대인들』과에티엔발리바르의『대중들의공포』가있다.현재단국대철학과에출강중이다.

박민미
동국대학교에서「법·권력담론안에서이성-비이성공(共)작동연관에대한푸코의계보학적고찰:푸코권력론에서‘법’의위상과역할을중심으로」라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푸코권력론을법현상분석및여성철학과접목시키려노력하고있다.지은책으로『몽테스키외,무법자가되다』,『다시쓰는맑스주의사상사』(공저)등이있으며,동국대학교등에출강하고있다.

김범수
숭실대학교철학과에서들뢰즈의존재론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까지영화,이미지,대중문화,존재론을공부하고있다.함께쓴책으로『현실을지배하는아홉가지단어』,『세계를바꾼아홉가지단어』,『철학자가사랑한그림』등이있다.상지대학교교양대학초빙교수로재직중이다.

조은평
건국대학교에서「이데올로기문제틀에관한계보학적연구」라는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현재상지대초빙교수와건국대학교시간강사로재직중이다.영화로철학하기,비판적사고와토론,정신건강과생태주의행복론,문화적인간학등을강의하고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도시인문학연구소교수.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인정이론과페미니즘을접목시킨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여성혐오그후:우리가만난비체들』,『악셀호네트』등이있으며,악셀호네트의『인정투쟁』,낸시프레이저등의『불평등과모욕을넘어』를함께옮겼다.

유민석
서울시립대학교철학과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윤리학과정치철학,페미니즘철학,화용론과메타윤리학에관심이많으며,현재는혐오표현과대항표현,표현의자유라는주제를연구중이다.옮긴책으로주디스버틀러의『혐오발언』이있다.

김은주
이화여자대학교철학과에서『여성주의와긍정의윤리학:들뢰즈의행동학을기반으로』로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생각하는여자는괴물과함께잠을잔다』,『정신현상학:정신의발전에관한성장소설』,『공간에대한사회인문학적이해』(공저)이있으며,『트랜스포지션』,『페미니즘을퀴어링!』을함께옮겼다.이화여자대학교등에출강하고있다.

조주영
서울시립대학교에서철학과에서『인정의정치-윤리학:호네트와버틀러의인정이론을중심으로』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시립대학교에서시간강사로철학을가르치고있다.

한길석
한양대학교에서하버마스의공영역론을다원사회적현실과연관하여탐구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현재가톨릭대학교학부대학에서비정년교육중점조교수로재직하면서인간학등을가르치고있다.함께쓴책으로『아주오래된질문들』,『다시쓰는서양근대철학사』,『법질서와안전사회』등이있으며,『친애하는빅브라더』등을옮겼다.

유현상
숭실대학교에서찰스테일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고,사회철학,정치철학분야에서강의와연구를수행하고있다.함께쓴책으로『세상을지배하는아홉가지단어』,『처음읽는한국현대철학』,『철학의이해』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50인의철학자』(공역)가있다.숭실대학교등에출강하고있다.

이순웅
숭실대초빙교수.그람시,아감벤,리영희,박치우에관한논문을썼고,다른연구자들과함께『청춘의고전』,『열여덟을위한철학캠프』,『열여덟을위한신화캠프』,『다시쓰는맑스주의사상사』,『철학,문화를읽다』,『철학,삶을묻다』등의책을펴냈으며,호르헤라라인의『이데올로기와문화정체성』을옮겼다.

김성우
상지대학교교양대학교수이며올인고전학당연구소장.지은책으로『장자의눈으로푸코를읽다』,『자유주의는윤리적인가』,『로크의지성과윤리』등이있으며,『청춘의고전』,『철학자가사랑한그림』,『열여덟을위한철학캠프』,『다시쓰는서양근대철학사』,『다시쓰는맑스주의사상사』등을함께기획하고펴냈다.

목차

책을펴내며/오늘날의정치와정치적사유

첫번째흐름/전체주의에대한철학적반성
칼슈미트:민주주의속의독재의가능성
발터벤야민과맑스주의
테오도르아도르노:총체성과전체주의를넘어
한나아렌트:전체주의에대한저항과‘정치적삶’

두번째흐름/1968전후의프랑스정치철학
알튀세르의‘최종심급’개념
미셸푸코:경계의정치
질들뢰즈:차이의존재론
자크랑시에르:‘감각적인것을분할하는체제’와평등의정치

세번째흐름/페미니즘과차이의정치
낸시프레이저:삼차원의비판적정의론
마사누스바움:철학자혹은헤타이라
아이리스매리언영;정의의정치그리고차이의정치
주디스버틀러:젠더퀴어의정치학

네번째흐름/민주주의와세속화된근대
세개의하버마스:공영역,의사소통합리성그리고토의민주주의
찰스테일러의근대비판과인정의정치
아감벤:호모사케르와민주주의문제
슬라보예지젝:민주주의에비판적인거리두는혁명정치복원

출판사 서평

오늘날정치는어떠한사유와성찰을요구하는가.
현대정치철학의사유를통해모색해보는대안적,대항적,
해방적정치의새로운가능성!

2016년의촛불은한국사회에서새로운정치적실천들과그에관한담론들이터져나올것이라는기대감을갖게만들었다.그러나현실은그렇지못했다.어느새촛불은추억이되었고,대중적에너지는제도권정치의블랙홀속에서소진되고,그자리엔정치권의공방과이합집산,그리고이를좇는미디어와그들이매일같이만들어내는정치흥행물에눈을고정시킨무기력한대중이자리하고있다.이것이‘민주화이후의민주주의’가30년가까이지난한국민주주의의현주소라면지나친판단일까.대중의정치적무기력이민주주의의한계를만드는지,민주주의가안고있는근원적인한계가정치의공백을낳게하는것인지를따질겨를도없이,조금도과장없이말하자면오늘날대중은자기스스로도믿지못하는불안과공허속을그저부유하고있다.그러한대중은때로는정치적불의의임계점앞에서봉기하기도하지만,때로는자신도어쩌지못하는불안속에서엉뚱한반란을일으키기도한다.

‘월가시위’이후미국의정치가트럼프집권으로귀결된것역시다르지않다.그것은어쩌면오바마까지이어지는민주당의월가(자본)친화적인자유주의적통치에대한대중적염증이불러낸자기파괴적인반란이었다.노동하는삶이전혀달라지지않은데대한대중적실망이자본가계급을대표하는정치의선동에현혹되는아니러니.우리는그것을,“이제권력은시장으로넘어갔다”고선언했던노무현정부이후이명박의당선에서이미목도하지않았던가.‘민주화이후의민주주의’라는말이나온지도이제30년이지난지금,우리는자유주의와보수주의가꼬리를물고서로번갈아가며이어지는한국의정치가흡사미국의그것을이미닮아버린것이아닌가하는의문을우선갖는다.다르게말하면,오바마와트럼프사이의,노무현과이명박사이의진자추운동과도같은반복이앞으로도되풀이되리라는우려가단지가상이아니라현실로굳어질것같은어떤기시감과불안때문이다.이제집권2년을넘어서는문재인정부가같은실패를되풀이해서는안된다는염원에는그러한희비극이의미없이반복되어서는안된다는절박함이깃들어있는것이다.적폐청산과남북한평화체제이행에도불구하고인간적삶의곤궁이나아질기미가없을때그지점을파고드는것은다름아닌경제우선주의를내세운우익포퓰리즘이기때문이다.

‘민주주의는죽었는가?’라는다급한물음은물론한국에서먼저등장한것이아니다.이른바신자유주의적세계질서가확고해진이래민주주의는인간적삶의현실을변화시킬수있는정치의형식이아니라체제의불의와불평등을숨기는알리바이가되었다는비판이저민주주의의선진국가들에서먼저제기된지도오래다.대의제민주주의안에깃든독재의가능성을일찍이간파하고히틀러독재의필연성과정당성을주장했던칼슈미트,그보다앞서프랑스혁명과반동의역사를지켜본칼맑스가『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에서간파했던대의제민주주의의‘구멍’.이구멍을직시하지않고서민주주의자체를물신화해버릴때,“민주주의란인민들이스스로에대해권력을갖는것으로간주된실존”이라는말은명목일뿐이고,민주주의에대한모든토론을종국에는쓸모없는탁상공론으로만들어버리는공허한희비극의반복은계속되풀이될것이다.

그렇다면우리는어디에서부터다시시작해야하는가?그것은촛불을이룬대중의역능이일상으로이어지면서인간의조건을변화시키는정치적행위능력으로유지되고강화되는길을여는것이며,그것은정치와민주주의에대한우리자신의사유의토대를전면적으로성찰해보는것에서부터시작될것이다.그러기위해서도,한국민주주의의한계를직시하기위해서도우리는오늘의정치를세계사적좌표위에서조망하고20세기와21세기의오늘로이어지는정치에대해깊이사유해온철학적사유의성과를통해인식의기반을확보하지않으면안된다.이과제는우선이땅에서정치철학을업으로삼은사람들이시작해야한다.그러나동시에이철학적사유의담지자는삶의위기와고단함속에서도미래의보다나은삶에대한희망을포기하지않고있는대중(민중)들이지않으면안된다.

『현대정치철학의네가지흐름』이바로이러한문제의식으로기획되고씌어진책이다.책은근대이후오늘날의정치와민주주의적상황을포착해온정치철학의흐름을네가지주제로나누고,이주제영역을개척하거나새롭게발명한주요사상가들의사유의핵심내용들을정리한것이다.민주주의속의독재의가능성을포착했던(그를통해나치체제를옹호하는이론가가되었던)칼슈미트로부터시작하여,세속화된근대사회에서물신이되어버린민주주의를타개하려는오늘의급진적정치철학자들에이르기까지,특히는지금까지의체제변혁적인사유가안고있던근본적인한계를날카롭고찢으며차이와평등의정치를결합하려는페미니즘정치철학까지,지금까지분리된채논의되어온주제들을오늘날의정치와민주주의의한계와가능성을입체적으로조망하고우리자신의정치적사유의토대를마련하려는문제의식아래재구성해낸것이다.

또한,무엇보다『현대정치철학의네가지흐름』은독자들이쉽게접근함으로써자신의사유와성찰을발전시킬수있도록돕기위한분명한목적으로작성된본격적인대중적정치철학서이다.한마디로이책의가장큰의미는촛불의대중에서무기력한정치적객체로머무는대중에게정치적사유와언어를건네주려는시도라는데있다.무엇인가를할수있는능력,공통의관심사를실현할행동양식을발견할수있는능력,이역능을가진대중만이오늘의민주주의를그한계너머로더멀리나아가게할수있고,반복되어온희비극을중단시키고인간의시간을거기서시작할수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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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구성과내용을간략히소개하면다음과같다.

1부는‘전체주의에대한철학적반성’이다.여기서는나치세력의집권전후로현대전체주의와파시즘에관해서성찰했던철학자들이다뤄진다.이책의첫장에등장하는칼슈미트는한때나치의협력자였고,총통의지배를정당화하기도했던인물이다.그러나그의정치이론은오늘날우리가민주주의내에서독재의출현가능성,그리고전체주의적지배의위험을사고하고자할때반드시다뤄져야할것이기도하다.바로이지점이슈미트와논쟁을벌인발터벤야민의개입이필요한이유이기도한데벤야민의정치·역사철학적고찰들을다룬다음장은그의고유한맑스주의적관심과의관계속에서논의된다.이어지는아도르노,아렌트또한전체주의에대한비판을자신의철학적사변의주된관심으로삼은철학자들이다.전통철학의개념적동일성에대한강박적사고에주목하면서,철학적동일성원칙에대한비판에서출발하여이를맑스주의,정신분석학,합리화이론등과접목시켜전체주의적지배의원리를밝히는전략을택한아도르노와,정치의근본개념들을규정하면서,‘정치적인것’과‘사회적인것’의개념적구분속에서전체주의적지배로전락한현대정치의한계를비판한아렌트를대비해보는기회도된다.이러한20세기현대철학의전체주의비판들을통해우리는오늘날반지성주의의흐름속에서전세계적으로급부상하고있는우익포퓰리즘정치와(이주민,난민,무슬림,성소수자등에대한)혐오선동의빠른확산속에서어떠한대항적의제를만들어갈것인가를고민해볼수있을것이다.

2부는‘1968전후의프랑스정치철학’이다.20세기의가장결정적인사건중하나였던68혁명은사회적실재를분석하는새로운분석틀을요구했고,이혁명을전후로터져나온프랑스의급진적정치철학들은흔히구조주의/후기구조주의라는타이틀속에서논의된다.첫글에서소개되는알튀세르의‘최종심급’개념은바로이러한구조주의와후기구조주의의교차점을형성하면서,전통맑스주의의토대/상부구조도식을넘어서사회적구성체를새로운방식으로이해하기위한시도였다.알튀세르의이데올로기론과밀접한연관속에서자신의권력이론을전개한푸코는고고학과계보학의방법을통해권력의작동방식을분석하며,이를생명권력과통치성에관한고찰들로이어나갔다.이어서다뤄지는들뢰즈의차이의존재론은차이와강도(强度),생성의역량을강조하면서,68혁명과같은(체계성에고정되지않는)혁명적투쟁의분출과같은사건을개념화하고자했다.한편이러한투쟁의분출과정을랑시에르는민주주의라는기표가갖는의미속에서고찰하면서,정치와치안의이중운동이내는불화속에서해방적정치의가능성을찾는다.이렇듯68혁명을전후로프랑스지성사에서전개된철학적사유의계보들이보여주는지평들은오늘날촛불‘이후’의정치를고민해야하는우리에게분명큰시사점을제공해줄것이다.

3부는‘페미니즘과차이의정치’다.한국은물론전세계적으로열풍을일으킨미투운동이후,페미니즘은오늘날시대적정의를상징하는흐름이되었다.한쪽성이배제된채논의되는민주주의와정의,진보는반쪽짜리일뿐만아니라,한쪽성을배제한다는점에서그자체로반(反)민주적이며불공정하고,사회의퇴보에불과하다는것이사회적으로공감대를얻기시작한반면,페미니즘의물결에대한기존남성중심사회의백래시현상도곳곳에나타나고있는현실에서페미니즘운동이다른사회적운동들,예컨대계급적불평등에대항하는운동이나생태주의운동과어떤관계를맺어야하는지,또페미니즘운동은‘여성’을어떻게규정하며,다른성소수자들(LGBT)과어떠한관계를맺어야하는지를둘러싸고다양한논쟁들이벌어지고있다.이책의논의들은이러한논쟁에적지않은기여를할수있을것으로기대된다.우선첫번째로다뤄지는낸시프레이저는이러한정의의여러차원들을경제적재분배/문화적인정/정치적대의사이의관계로규정하면서,페미니즘과지구적정의의문제에관한정교한틀을제시하고있다.성적대상화,혐오등페미니즘이론의기본을이루는개념들을규정한마사누스바움은각개인의역량이종합적으로발전할수있는정의로운공동체가필요하다고역설한다.배제를넘어서는역량의증대로서의정의에대한고민은아이리스매리언영에게서도이어진다.영은현대정의론의고전인존롤즈의정의의원칙이갖는한계를비판하면서,재분배의문제설정을넘어서특정한사회집단의지위와관련된영역에서차이의민주주의에기반을둔사회적정의가실현되어야한다고주장한다.주디스버틀러에게서차이의문제는고정된젠더역할의수행을거부하는횡단적해체의움직임에대한강조로이어진다.버틀러는페미니즘에퀴어와해체라는키워드를도입하여,실체화된여성성과젠더이분법을넘어모든억압적젠더역할로부터해방되는주체의자기긍정적관계를선언한다.이러한다양한각도의페미니즘철학의논의들이오늘날한국사회의‘페미니즘리부트’속에서제기되는여러화두들에의미있는준거를제공해줄수있을것이다.

끝으로4부는‘민주주의와세속화된근대’에서는근대민주주의담론전반에대한양극적인논의들이다뤄진다.따라서이4부는일관적이지않은구성으로보일수도있는데,먼저위르겐하버마스와찰스테일러는세속화된질서로서근대입헌민주주의체제를인정하면서그내부에서민주주의가제대로안착하기위한규범적틀을제시하고있다면,아감벤과지젝은근대민주주의론자체의근본적한계를제시하면서세속화된현대사회질서내에서또다른우상과물신이등장한다고주장한다.이들은서구기독교전통이현대정치에서차지하는역할에대한분석을통해현대성을사유하며이를넘어서고자한다.이를테면하버마스에게생활세계에서의의사소통합리성에서비롯하는토의민주주의가체계적합리성의자립화와생활세계식민화를견제함으로써민주주의를지키는힘으로작동할수있다면,테일러는근대이후자유주의의확산이갖는한계를지적하면서,세속화된근대성이불안정으로이어지는메커니즘을조명하고,이를극복하기위한공동체주의적,정치적자유의관점을제시한다.반면아감벤은세속화된근대사회가또다른의미에서세속화된기독교신학의구조를재생산하고있다고보면서,근대주권론이갖는생명정치적한계를드러낸다.그에따르면전체주의와민주주의사이의근본적차이란없으며,근대주권의구조가벌거벗은생명을초래한다는점에서는동일한귀결로이어진다는것이다.마지막으로지젝은위기의징후를드러내는이러한자유주의적민주주의를넘어서,세속화된근대의역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