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지역정당으로 뿌리가 든든한 직접민주주의 만들어요
지역정당은 우리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과제인 적대적
공생 해소, 지방소멸 대응, 지역주의 완화, 다양성 증진에도 중요한 대안 제시

이 책은 ‘중진국의 함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중진국 상태에 머물거나 후진국으로 퇴보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아르헨티나, 필리핀 등이 대표적인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나라들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선진국 문턱까지 갔지만 추락했고, 필리핀은 70년대까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부유한 국가였지만 지금까지도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 사회의 새로운 혁신에너지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싱가포르, 대만, 한국 정도가 중진국의 함정을 벗어난 케이스라고 말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가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도약을 하느냐, 추락을 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하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선진국형 혁신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정치’의 몫이 가장 크지 않을까 합니다. 아르헨티나도, 필리핀도 결국은 정치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정치를 보면 도약보다는 추락할 가능성이 훨씬 커 보입니다.
반면에 대만은 지난해 아시아에서 가장 우수한 민주주의, 세계민주주의 국가 8위에 오르며 ‘아시아 민주주의의 등대’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대만은 지난 십여 년 전에 기득권 정치에 항의하며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해바라기’ 운동을 일으키며 새로운 민주주의의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형식적, 제도적 민주주의만 있지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입니다. 그래서 청년세대들은 우리 사회를 ‘헬조선’이라 비웃고, 더이상 아이를 낳지 않는 출산 파업을 진행 중입니다. 5년째 출산율 1.0 이하를 기록하는 국가는 지금까지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없을 숫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근본 원인과 대책을 찾는 노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직접민주주의에 기초한 지역정당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역사를 쓰기 위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퇴행에 빠진 것은 대의민주주의라는 ‘그들만의 민주주의’에 맡겨둔 결과로 보입니다.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라는 두 날개를 통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지만, 우리 정치에서 직접민주주의 요소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만의 민주주의가 지난 10년 동안에 급성장한 것은 제대로 된 ‘국민투표법’을 도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대만은 2018년에 국민발안 서명자 숫자를 유권자 5%에서 1.5%로 낮추고, 유권자의 25%가 투표하고 찬성이 더 높으면 통과하는 혁신적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지역정당은 지역과 생활로부터 직접민주주의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를 두고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라고 혹평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여전히 민주주의가 생활 속에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국가보다도 뜨거운 민주주의의 역사가 있지만, 지역과 생활 속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민주주의의 퇴행은 쉽게 일어납니다. 뿌리가 튼튼한 직접민주주의 스위스 모델을 우리 실정에 맞게 만들어 보자는 것이 지역정당의 기대와 소망입니다.
지난 10여 년 전부터 지역정당에 대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지역정당을 허용하지 않는 현재의 정당법이라는 악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활성화되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초에 은평, 영등포, 과천, 진주에서 다시 힘을 모아 지역정당 활동을 시작한다는 소리를 듣고 좀 더 힘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직접민주마을자치전국민회, 지역정당네트워크가 중심이 돼 몇 차례 온라인과 오프라인 좌담회를 가지면서 지역정당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지역정당은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지난해 하반기에 지역정당창당학교 이론과정을 열었습니다. 국내의 경험과 해외의 사례를 보면서 어떻게 지역정당 운동을 만들어가야 할지 모색하고 탐색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책은 지역정당학교의 결과물입니다.
국내에 한 권의 지역정당 단행본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미흡하기는 하지만 지역정당 운동의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강의내용을 묶어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단행본의 발행과 함께 지역정당 운동을 본격화해보자는 생각으로 ‘직접민주주의 지역당 준비위원회’도 올 3월에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삶터에서 지역정당의 씨앗을 뿌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26개의 기초지자체에서 직접민주주의에 기초한 지역 정당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 새로운 정치혁신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

사단법인복지국가소사이어티.지역정당네트워크.직접민주마을자치전국민회기획

(www.welfarestate21.net)
2007년에창립해한국사회를보편적·역동적복지국가로만드는일에노력하고있다.
복지국가북유럽의사례가보여주는것처럼복지국가가곧행복사회로가는지름길이라고보고,
시민들의자유권·정치권을넘어사회권을확보하기위해정책개발및교육연구,시민참여활동등에힘쓰고있다.
『복지국가혁명』,『신자유주의를넘어역동적복지국가로』,『내아이가살아갈행복한사회』,『복지국가는삶이다』,『복지국가정치동맹』,『의료민영화논쟁과한국의료의미래』등10여권의복지국가도서를펴냈다.

목차

펴냄글
추천글

1부
◦한국정치,왜지역정당인가?/조규호(서원대교수)
-분열과대립으로치닫는한국사회
-한국사회위기,어디서온것인가?
-해결책으로의직민제와지역정당

◦헌법과정당법그리고지역정당/윤현식(노동·정치·사람정책위원,법학박사)
-풀뿌리민주주의와지방자치의현실
-1962년체제-지역정치의압살과제도적체계
-해결책으로의직민제와지역정당

◦지방소멸의현황과대안/이창용(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상임대표)
-지역소멸현황
-지역소멸의대안
-지역소멸등당면과제해결과주민정치제도도입

◦서울의마을·자치·협치10년의경험·성과·한계그리고대안
유창복(前서울시협치자문관,성공회대교수)
-혁신과협치의서울시정
-시민이시장이다
-시민의등장과연결
-협치,‘참여와권한으로’
-지역사회형성과지역협치의제도화
-협치제도급진화,서울민주주의위원회
-시민이니셔티브와주민자치회
-기후위기와지역회복력

2부
◦유럽지역정당사례연구-스페인의포데모스와바엔코/황보영조(경북대교수)
-포데모스와시민플랫폼정당들의돌풍
-이중의위기와15M운동
-포데모스의주요정책과조직원리
-바엔코의주요정책과조직원리
-온라인공론장과숙의민주주의

◦일본지역정당사례연구/강내영(지역퍼실리테이터).
-지역정당의정의
-지역정당의역사
-일본에서지역정당이가능한요인
-지역정당현황
-지역정당의효과
-시사점
◦국내지역정당창당과활동사례/이용희(직접행동영등포당대표)
-왜지역정당을창당했나?
-직접행동영등포당분투기
-[참조]직접행동영등포당강령,은평민들레당강령,과천시민정치당강령

3부
◦‘지역’을통한청(소)년정치와사회혁신/
임진철(직접민주마을자치전국민회상임의장,문화인류학박사)
-왜지역이부상하며지역화로나아가는가?
-생태위기와불평등에맞서는마을공화국지구연방의건설절실
-청(소)년민주주의와지역정당그리고지역혁신

◦디지털시대의직접민주주의와정치/이지헌(디스커스온대표)
-정치의디지털전환
-디지털민주주의
-온라인정치플랫폼

◦지역정당과직접민주주의를통한복지국가·행복사회/윤호창(복지국가소사이어티상임이사)
-부탄,세계최초로국민총행복권정책도입
-북유럽복지국가와행복지표
-스위스의행복과직접민주주의
-행복정치를위한세계의노력
-행복실현을위한국내의노력
-행복정치의모델이주는시사점은?
-행복정치,지역에서시작하는직접민주주의

◦지역정당이만드는유쾌한상상/임형택(Like익산포럼대표)
-지역정당을꿈꾸며
-민주주의학교로서의지역정당
-시민주권이대폭강화되는시민의시대
-지역문제에목소리있는정당

출판사 서평

민주주의쇠퇴와빈약한민주주의의폐해
‘강한민주주의’혁신이필요하다‘

강한민주주의」(1984)의저자벤저민R.바버는“우리는우리시대의온갖위기에직면해너무많은민주주의때문이아니라너무적은민주주의때문에고통받고”있다고진단하고,이위기를극복하기위해빈약한민주주의를강한민주주의로전환할것을역설했다.빈약한민주주의를강한민주주의로전환하여팔짱을끼고정치를구경하는대중을주인의식을가지고공동체의문제를해결하는데헌신하는주권자-시민으로만들기위해서는
대의민주주의를시민의직접참여기회를확대한대의직접민주주의(representative-directdemocracy)로전환해야한다.이를위해정치를직업정치인이전유하는공간으로이해하는막스베버의관점에서벗어나야한다.
베버는「소명으로서의정치」(1919)에서정치를공직쟁탈을위한엘리트들간의권력투쟁으로보고,민주주의에서대중의역할은엘리트를선출하는일에한정된다고생각했다.베버의빈약한민주주의관점은자신의신념을관철하고그결과에책임지는카리스마적지도자에대한대중의숭배로이어졌다.이런관점의확산은강한민주주의헌법개혁을가로막아왔다.공화국질서에서정치는엘리트의권력투쟁의공간이아니라시민의자유정신이발현되고경험되는행위의공간이다.한나아렌트(1958)는“정치의존재이유는자유”이며,“정치적자유는
오직공화국에서만실현”된다고생각했다.시민은강한민주주의헌법질서에서더온전한정치적자유를행사하며빈약한민주주의에서상실한공적행복을회복한다.

빈약한민주주의를현실민주주의의최대치로인정하는사람들은정치를곧중앙정치로규정하고,지방정치또는지방자치를단지중앙정치에딸린부수적현상으로간주한다.그러나모든정치적자유는토크빌이뉴잉글랜드에서확인했듯이먼저지방의작은자치공동체에서체험되고자란다.토크빌은「미국의민주주의」(1836)에서“자유로운국가의강함은타운십에있다.타운제도와자유의관계는초등학교와지식의관계와같다.타운제도는자유를인민의손이닿는데로가져와인민에게자유를평화적목적으로활용하는즐거움과습관을선사”한다고강조했다.
빈약한민주주의에서강한민주주의로전환하기위해서는전면적헌법개혁이필요하다.하지만과거9차례개헌에서6차례집권자의권력욕을채우는비민주적개헌의트라우마를경험한사람들은모든개헌주장에반사적으로거부감을드러낸다.개헌이아니라헌법을운용하는정치인이문제라고주장하는사람들도많다.그러나‘87년개헌이후30여년동안대통령을7명이나바꿨고,4년마다거의절반씩국회의원을교체했지만저급한이전투구정글정치는개선되지않았다.정치의품질을높이고,시민역량을고도화하기위해서는정치의게임규칙을바꾸는강한민주주의헌법개혁이필요하다.강한민주주의헌법개혁은집권자의권력욕을채우고정치적곤경을모면하려던비민주적개헌과는근본적으로다르다.강한민주주의헌법개혁은오히려유력한정치계급의‘기득권내려놓기’를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