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지 않는 것들 (최영미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 (최영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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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영미

서울에서태어나1992년『창작과비평』으로등단했다.시집『서른,잔치는끝났다』『꿈의페달을밟고』『돼지들에게』『도착하지않은삶』『이미뜨거운것들』,장편소설『흉터와무늬』『청동정원』,산문집『시대의우울:최영미의유럽일기』『우연히내일기를엿보게될사람에게』『화가의우연한시선』『길을잃어야진짜여행이다』,명시를해설한『내가사랑하는시』『시를읽는오후』가있다.『돼지들에게』로이수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꽃들이먼저알아
밥을지으며/꽃들이먼저알아/마지막여름장미/헛되이벽을때린손바닥/오래된/내버려둬/마법의시간/문명의시작/수건을접으며

2부지리멸렬한고통
예정에없던음주/등단소감/괴물/MendelssohnviolinconcertoEminor/지리멸렬한고통/거룩한문학/바위로계란깨기/독이묻은종이/증명하지않아도되는/여성의이름으로/2019년새해소망

3부다시오지않는
봄날/꽃샘추위/너를보내며/죽음은연습할수없다/시골장례식/깊은곳을본사람/지하철유감/비틀쥬스/간병일기/주소록을정리하며/행복,치매환자의/옆침대/뭘해도그생각/낙원

4부심심한날
짧은생각/런던의동쪽/소설,후기/꿈의창문/데이비드호크니/50대/원고청탁/카페가는길/사업자등록/연휴의끝/쓰는인류/오사카성/여행/1월의공원

시인의말
발문:다시대낮의햇살아래-최명자

출판사 서평

추천사

최영미의시는벌거벗은검투사의창처럼위험하다.계산이나사교나속도에길들지않은호흡으로위선이숨을곳을차단한다.예측불허의표현과자유로운사고의좌충우돌속에온몸을던져쓴새시집을펼친다.자신을치열하게드러낸시와외로운삶의우박들이시린상처처럼솟구친다.
-문정희(시인)

다시잔치를시작한시인.“보석처럼빛나지는않지만,너희들은서로의가슴에별이되거라”라는시인의축복이모두에게깃들기를.
-박혜란(번역문학가)

책속으로

아름다움이썩는냄새를맡은적있니?
향기가진할수록서러운거야
-「오래된」부분

위로받고싶을때만
누군가를찾아가,
위로하는척했다
-「예정에없던음주」전문

보석처럼빛나지는않지만,
너희들은서로의가슴에별이되거라
-「여성의이름으로」부분

내가아는똥은더럽지않다
―「간병일기」부분

누구를가슴속에서완전히지우고도
흔적을남기지않는기술을아는우리는
-「쓰는인류」부분


쉬운듯심오하고,애잔하면서통쾌한언어!
슬픔과아이러니가천둥번개처럼지나가는생의찬가

최영미시인의6번째시집『다시오지않는것들』이출간되었다.이번시집에서도그특유의섬세하면서도대담한표현들,지금이곳에서의삶을직시하는신선한리얼리즘이빛을발한다.

내앞에앉은일곱남녀가운데
휴대전화를만지작거리지않는사람이
(하나라도!)있다면,
나는이스마트한문명을용서해줄수있다
-「지하철유감」부분

어머니를간병하는지리한일상에서건져올린시「수건을접으며」는평범한언어가가진잠재력을최대한끌어올리는시인의능력을보여준다.

엉망인세상을내손으로정리할순없지만
수건은내맘대로접을수있지
[……]
내손을거치면어떤모양의옷이든
작은사각형이되지요

세상과맞설
투쟁의지를불태우며수건을접는다
매일아침깨끗한속옷을입을수있다면
누구든상대해주마
-「수건을접으며」부분

찌르고어루만지며깊은곳을건드리는이번시집에는「괴물」을비롯해미투와관련된시가5편정도포함되었다.

내가아끼는원목가구를더럽힌다는게분했지만,
서랍장위에원고와피고5를내려놓고

싸움이시작되었으니
밥부터먹어야겠다.
-「독이묻은종이」부분

인간의조건에대한통찰이풍자로,세련된농담으로혹은서정으로변주되는다채로운세계는독자들에게강렬한정서적반응을일으킨다.

2006년이수문학상심사위원이던유종호교수는“최영미시집은한국사회의위선과허위,안일의급소를예리하게찌르며다시한번시대의양심으로서시인의존재이유를구현한다”라고수상이유를밝힌바있다.

“우리는최영미의시에서관습과예의를따지는체제에정면으로맞서는,위험스런모험을느끼게된다.그녀의스타일은바로그녀의독립성이다”
-제임스킴브렐(JamesKimbrell)

한편시인은생활의기쁨과슬픔이녹아든서정의세계를보여주기도하지만,그의시는단한번도감상만으로끝난적이없다.

유치해지지못해
충분히유치해지지못해
너를잡지못했지
-「마법의시간」부분

그의모던한시풍때문에간과하기쉽지만,한국전통시의운율을현대에되살린노래같은시어들은김소월을연상시킨다.사랑을떠나보내고시인은노래를얻었다.

“가슴을두드렸던그순간은다시오지않았다.다시오지않는것들,되살릴길없는시간들을되살리려는노력에서문자예술이탄생하지않았을까.어느봄날,봉긋올라온목련송이를보며추억이피어나고노래가나를찾아왔다.사랑을떠올릴수있는동안은시를영영잃지않을게다.”
-「시인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