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최영미 시집)

공항철도 (최영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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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류의 가장 큰 허영은 양심. 아니, 예술인가”

시력詩歷 30년을 맞은 최영미 시인이 7번째 시집『공항철도』를 출간했다. 사적이면서도 가장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언어, 삶의 핵심을 건드리는 시. 당대의 예민한 관찰자인 그는 이번 시집에서 코로나 시대의 삶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와 선명한 이미지로 표현해냈다. 늦은 첫사랑에 바치는 「너무 늦은 첫눈」, 날씨에서 시작해 시대에 대한 발언으로 이어지는「3월」, 부동산 문제를 다룬 「Truth」, 한강이 거꾸로 흐르는 충격을 보여주는 〈공항철도〉 등을 수록한 이번 시집은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성취를 넘어서는 최영미 시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최영미

서울에서태어나서울대서양사학과를졸업하고홍익대학원미술사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1992년『창작과비평』에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서른,잔치는끝났다』『꿈의페달을밟고』『돼지들에게』『도착하지않은삶』『이미뜨거운것들』『다시오지않는것들』『ThePartyWasOver』(영문시집),장편소설『흉터와무늬』『청동정원』,산문집『시대의우울』『우연히내일기를엿보게될사람에게』『화가의우연한시선』『길을잃어야진짜여행이다』『공은사람을기다리지않는다』『아무도하지못한말』,명시를해설한『내가사랑하는시』『시를읽는오후』를출간했다.
최영미는『그리스신화』(1999시공주니어“D’Aulaires’BookofGreekMyths”)의번역자이며,“FrancisBaconinConversationwithMichelArchimbaud”를한글로번역해『화가의잔인한손:프란시스베이컨과의대화』(1998도서출판강)라는제목으로출간했다.
『돼지들에게』로2006년이수문학상을수상했다.시“괴물”등창작활동을통해문단내성폭력과남성중심권력문제를사회적의제로확산시킨공로로2018년서울시성평등상대상을받았다.2019년이미출판사를설립했다.

목차

1부그래도봄은온다
너무늦은첫눈/3월/안녕/공항철도/새/Truth/벨라차오/먼저/잃어버린너/젊은남자/진실

2부역사는되풀이된다
최영미/원죄/마지막기회/운수좋은날/육십세/사랑의종말/역사는되풀이된다/센티멘탈sentimental/낙서/정치/사랑과분노/새해인사

3부순수한독서
자본주의에서의평등/앨리스/늙은앨리스/산수화/순수한독서/아리송한/문학평론/가면/북스피리언스/MyBed/내청춘의증인/이만큼/폭설주의보

4부최후진술
자기만의방/학습/까칠하지않은대화/우주의조화/코로나평등/면회금지/불면의이유/나의전투/죄와벌/어떤죽음/불빛들이너무많다/그날/최후진술

발문_요조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코로나시대,사랑과죽음에대한뜨거운노래들!삶의핵심을건드리는언어.손끝이아니라온몸으로쓴시.

최영미시인의7번째시집『공항철도』가출간되었다.자유로운사고와예측불허의표현들,지금이곳에서의삶을직시하는예리한시선이코로나시대를만나더단단하고빛나는시들을생산했다.

“최선의정치란훌륭한정치를하고자하는바람을가지고의도적으로일을벌이는것이아니다.최선의정치는순리를따르는데서이루어진다.”_김시습(金時習)

눈을감았다
떠보니
한강이
거꾸로흐른다

뒤로가는열차에
내가탔구나
_「공항철도」전문

스치는생각과감정을모아시를건축하는그만의기술이진화하여「공항철도」에서조용히우리를전율케한다.매월당김시습의“최선의정치”로시작해“뒤로가는열차”로끝나는이시는제목에서부터마지막행까지반전의반전을보여준다.김시습의“순리順理”라는단어에서떠올리는물흐르듯편안한상태가“한강이거꾸로흐른다”라는문장의이미지와묘하게대비되면서인용문과자연스럽게연결되어있다.짧게찌르는풍자시인최영미의면모가뚜렷하게드러나는「공항철도」와달리,「3월」은심심한날씨이야기로시작한다.날씨로시작해날씨로끝나는것처럼보이는시에는,그러나,역사와시대의아픔이숨겨져있다.

더따뜻하고더푸른세상이왔다고
초록세상을선포한공화국의휴일(…)
커다란휘장을두르고액자속에들어간4월
한번싸워보지도않은
4월과5월에찬사가쏟아지고
아픔을모르는5월이봄을대표해상을받는다
_「3월」부분

봄을열었으나봄에잊혀진3월의슬픔이보일듯보이지않는핏방울처럼스며나온다.풍자시인최영미를가장은밀하게가장성공적으로보여주는시는「3월」이아닐까.1992년등단이후좌충우돌하며30년,독립적인여성시인의삶은쉽지않았지만,그에게일어난그모든일에도불구하고생을사랑하는그의시에는젊음의발랄함과번뜩이는우수가살아있다.코로나시대의일상,비누로손을씻으며그는문득오래된실연을,그날카로운감각을떠올린다.

“뜬구름같은비누거품만아름다웠지
비온다음날,뺨에닿은아침공기
차갑고상쾌한
실연의맛
-「잃어버린너」부분

이나라를괴롭히는부동산문제를정면으로다룬영시(영어와한글을병치했다),「Truth」의깨달음은명시의반열에들만하다.

집이아무리커도자는방은하나.침실이많아도잘때는한방,한침대에서자지.시골에우아한별장이있고이도시저도시옮겨가며사는당신.동서남북에집이널려있어도잘때는한집에서자지않나?그러니자랑하지마.
-「Truth」부분

2부에는두번째서른을맞은최영미가최영미에게바치는시,그리고세태를풍자한시들을배치했다.

두터운겨울코트를벗는것만으로도
행복한나이가되었다
_「사랑의종말」부분

마스크를쓴사람들은바보가아니지
하얘보이지만속은검고(…)
자기먹고살궁리만하는것같지만
컴퓨터앞에서나라걱정도하지
_「사랑과분노」부분

2006년이수문학상심사위원인유종호교수는“최영미시집은한국사회의위선과허위,안일의급소를예리하게찌르며다시한번시대의양심으로서시인의존재이유를구현한다”라고수상이유를밝힌바있다.그특유의톡쏘는듯한언어로깊은곳을건드리며시인은쉽게위로하거나희망을말하지않는다.3부에는코로나시대,문학과예술에대한사색이두드러진다.

인류의가장큰허영은양심.
아니,예술인가
_「아리송한」전문

제가흘린눈물을마시며연명하다
잠에서깨어났다네
_「늙은앨리스」부분

어떤경지에오른사람만이이처럼간결하게인생과예술을꿰뚫을수있다.4부에는어머니를간병하며떠올린삶과죽음이화장기없는언어들에담겨있다.“인생,혼자왔다혼자가는거다”(「면회금지」)“요양병원의어머니에게도시락을,나의죄의식을전달하고”(「나의전투」)난장판이된부엌,아무데나널브러진포크를집어식탁밑에떨어진음식찌꺼기를찍어올리는일상이잔잔하게펼쳐진다.

연약하면서강한자아,시대를포착하는예리한렌즈,흩어지는상념을또렷한이미지로고정시키는능력.하나로전부를말하는촌철살인.가벼우면서도무겁고진지하면서도유머러스한그의시들은전염병의공포를한쾌에날려버리며책읽기의즐거움을선사할것이다.

“시속에서는모든게허용되어앞뒤가맞지않는말들도숨을쉬고,주소와번지가다른감정들이서로어울리고,나도모르는먼지들이스며들어노래가되었지요.시를버릴까,버려야지,버리고싶은순간들도있었지만어이하여지금까지붙잡고있는지.”_「시인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