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자 (배수아 장편소설 | 개정판)

독학자 (배수아 장편소설 | 개정판)

$16.00
Description
“나는 세계로부터 격리당하고, 그리고 동시에 어느 한 세계에서 다시 태어났다.”
나는 그곳에서 새로운 이름을 받는다. 그 이름은 책 속에서 나를 향해 스스로 걸어나왔다. 그 책은 내 상상과 사유의 결과물이며 나를 영원한 그 도시의 시민으로 기록한다. 나는 배에서 내려 안개 속에서 희미한 빛의 섬으로 떠 있는 도시의 광장을 향해 똑바로 걸어간다. 나는 후회하지 않고 뒤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리하여 내가 떠나온 세계의 사람들은 아무도 나를 다시 볼 수 없으리라. _131~132p
저자

배수아

소설가이자번역가.1993년『소설과사상』에「천구백팔십팔년의어두운방」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푸른사과가있는국도』『밀레나,밀레나,황홀한』『올빼미의없음』『뱀과물』『멀리있다우루는늦을것이다』『작별들순간들』『속삭임우묵한정원』등이있고,옮긴책으로페르난두페소아『불안의서』,프란츠카프카『꿈』,W.G.제발트『현기증.감정들』『자연을따라.기초시』,클라리시리스펙토르『달걀과닭』『G.H.에따른수난』,아글라야페터라니『아이는왜폴렌타속에서끓는가』등이있다.2024년김유정문학상,2018년오늘의작가상,2004년동서문학상,2003년한국일보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독학자 _9

작가의말 _215

출판사 서평

모든얽매임으로부터의자유와자신만의언어를찾아떠나는멀고먼산책

『독학자』안에서이즈음의배수아는그어느때보다단호해보인다.에세이와소설의경계를지우며자신만의글쓰기를선보였던작가는,‘대학교’로상징되는제도와권위,부조리,이상적진리와영혼의자유를향한주인공의내적투쟁을거침없이드러내보인다.1980년대후반의한국사회를향한배수아의독자적목소리와비판적인시각이매우신랄하게드러나있으나정작작가는“내가애정을기울여서쓰고자했던것은섬세한영혼을가진한고독한젊은이의내면세계였을뿐,마치펜을칼처럼휘두르면서남을야단치는식의글쓰기는할생각이없었”다고말한다.하여,『독학자』는영혼의자유를위한한인간의고독한정신적인투쟁을찬미하는매혹적인소설일뿐더러,이십여년의시간을건너뛰어,기존의질서에순응하지않고자신만의세계를만들어나가려는오늘의모든청년들의이야기이기도하다.

마흔살까지는생계를위해필요한돈을버는이외의시간은오직혼자서책을읽으며공부할것이다.그때까지는세상에서무슨일이일어나는지한눈팔지않고공부할것이다.나는오직공부에만미칠것이다.마흔살까지의내삶은언제나내가꿈꾸던교통수단이없는도시에서살아가는것과같으리라.구술언어가없는세상에서살아가는것과같으리라.스무살,이제그곳으로나는배를타고떠난다.저녁의광장에희미한불이켜지는시간이면나는내방으로돌아와책을펼칠것이다._175p

『독학자』가출간된2004년으로부터우리는꼬박이십년을더건너와있다.작품속화자가건넜을그시간의끝에작가배수아가와있는것처럼읽힌다면,지나친해석일까.작가는수년전부터베를린인근한시골마을의정원딸린오두막에서읽고쓰며여전히자신만의세계를만들어나가고있다.그시작부터낯설고새롭고독창적이었던그의세계는여전히,더욱더단단한성을쌓아가고있는듯보인다.

나를기다리고있는미래가어떤모습인지나는모른다.그러나두려워하지는않을것이다.시간은더디게흐르겠지만초조해하지도않으리라.분명히고독하고틀림없이두렵기도하겠지만흔들리지않으리라.그러다이윽고마흔살이되면,그때나는스스로만든대학을졸업할것이다.그때나는지금보다훨씬더자유롭고분명한어떤존재가되어있을것임을,나는의심하지않겠다._176p

무려이십년전의작품을다시읽으며,작가의새로운미래를기대하게되는것은동시대독자에게도큰축복이아닐까.어떤시간이흐른후,그가“지금보다훨씬더자유롭고분명한어떤존재가되어있을것임을,의심하지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