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정본 데모쓰테네쓰

비판정본 데모쓰테네쓰

$22.00
Description
■ 독도讀道 시리즈 다섯 번째 비판정본
독도도서관친구들은 앞서 독도(讀道: 길을 읽다) 시리즈의 첫 시작으로 2019년 안중근 의사의 평화 구상이 담긴 책 《동양평화론》과 2020년 안중근 의사의 옥중 자서전 《안응칠 역사》를 출간했다. 이어서 2023년에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전기 《화성돈전》을, 2024년에는 애국계몽기 연설의 이론과 사례를 모은 연설교재《연설법방·금슈회의록》를 세상에 공개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하는 《데모쓰테네쓰》는 고대 그리스의 저명한 연설가이자, 외세의 압제에 맞서 그리스의 자유와 독립을 외쳤
던 투사 데모스테네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독도 시리즈의 책들은 모두 서양고전문헌학의 원칙에 입각하여 엄밀한 문헌 판독과 대조의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비판정본critical edition이다. 본문에는 비판정본 원문과 한글대역을 서로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함께 배치했으며, 원문에 비판장치critical apparatus를, 대역에 주해를 달아풍성한 읽기를 돕고자 하였다.

■ 『데모쓰테네쓰』에 대하여
『데모쓰테네쓰』는 1921년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출판되었다. 저본은 일본의 교육자이자 저술가인 토도키 와타루十時弥가 1901년에 출간한 『デモスセネス』이며, 이를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번안하여 발행하였다. 판권지 ‘저작자’ 란에는 한성도서주식회사
와 그 대표자인 장도빈의 이름이 기재되어있으나, 여러 외적 증거들을 통해 실질적인번역가는 당시 한성도서의 주요 번역자였던 김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책은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 필리포스 2세의 부상으로 인해 국내외 정세가 혼란해진 그리스의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면서 시작된다. 이어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태어난 데모스테네스의 활동사를 출생 시점으로부터 시간순으로 충실하게 따라가며 진행된다. 데모스테네스의 삶은 마케도니아라는 강력한 외세의 출현 앞에서 자유와 주권을 지키려했던 그리스의 마지막 분투의 역사를 그대로 반영한다. 말 그대로, “그의 생애는 그리스 정신의 발현이며, 그의 행동은 당시 형세의 반영(제1장 12)”이었다. 책은 필리포스 2세의 남진 과정, 아테네와 올린토스의 동맹, 카이로네이아 전투, 크란논 전투와 같은 지중해 세계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생생하게 서술한다. 가장눈에 띄는 점은, 사건들 사이사이에 〈필리포스 반대 연설〉이나 〈올린토스 연설〉, 〈화관에 대하여〉와 같은 데모스테네스의 대표 연설들을 직접 인용의 형태로 재구성하여 삽입했다는 것이다. 이 연설들은 그리스어 원문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당시 독자들의 눈높이와 상황에 맞게 설득력있는 한국어 연설체로 번안되었다.
저자

김억

1895년평안북도정주에서태어났다.1907년(13세)오산학교에입학해6년간수학했다.1914년(20세)일본게이오의숙에진학해영문학을전공했으며,조선유학생학우회기관지『학지광』에시「이별」을발표하며등단했다.1916년(22세)귀국해오산학교교사로재직했고,1918년(24세)부터프랑스상징주의시를중심으로번역을발표하며본격적인활동을시작했다.1919년(25세)『창조』,이듬해(26세)『폐허』동인으로활동했으며,세계어학회를조직해에스페란토보급운동을이끌었다.1921년(27세)한국최초의현대번역시집『오뇌의무도』를간행했고,이후여러창작시집도출판했다.이시기부터한성도서주식회사의번역작업에깊이관여해문학작품과다수의위인전기번역에참여하며근대번역문학형성에중요한역할을했다.1950년(55세)한국전쟁중납북된이후의행적은알려져있지않다.

출판사 서평

■왜『데모쓰테네쓰』인가?:한국의데모스테네스
《데모쓰테네쓰》의주인공데모스테네스는이미전작《연설법방》에등장하여독자들에게는익숙하기도할인물이다.《연설법방》의저자안국선은유명한웅변가들의처음이어떠했는지를살피면서처음으로데모스니스(데모스테네스)에대해언급했다.
데모스테네스는선천적으로말이어눌하고혀가짧아연설에불리한조건을가지고있었다고한다.그러나그는혀아래에돌을물고발음을교정했으며,바닷가에나가파도소리보다더크게외치면서목소리를단련했다.세기의연설가데모스테네스는,
“이러한공부를축적하여그리스제일의웅변가가되었을뿐아니라,천년을지나오늘에이르도록이사람에견줄만한자가없게되었다.”ㆍ《연설법방》최초2이이야기는연설이라는새로운세계앞에선조선사람들에게,공부와연습을통하면누구나연설가가될수있다고전하는격려였다.실제로,안국선은같은책에서데모스테네스의제1차〈필리포스반대연설〉을발췌하여독자들이따라연습할만한사례로제시하기도했다.
김억의《데모쓰테네쓰》는이처럼안국선이래로이어져오던‘연설가’데모스테네스에대한관심의연장선에놓여있다.그러나동시에이책은기존에조명되지않았던,그리스의국권회복을외쳤던‘독립투사’데모스테네스에대한새로운시각을담고있
다.《데모쓰테네쓰》가그리는데모스테네스는유교적모범으로서의의로운군자이자,좌절하고실패했지만불굴의의지로뜻을포기하지않은독립운동가이다.이것은기존의서양수용사에서는찾아보기어려운새로운모습의데모스테네스,바로한국의데모스테네스DemosthenesCoreanus다.

■왜‘데모스테네스’인가?:데모스테네스의재발굴과근대국가의형성
데모스테네스수용사를살펴볼때,근대국가를설립하는과정에서데모스테네스가재발굴되는것은전세계적인현상이었다.18-19세기서구에서는제국주의에반대하는민족주의자와문화강국주의자들에의해데모스테네스가다시역사의무대로소환되었다.19세기그리스에서는오스만제국에맞서는독립투사로,독일에서는나폴레옹에대항하는애국자로,20세기영국에서는히틀러에맞서는민주주의자로데모스테네스를내세웠다.민족자결주의를주장했던미국의28대대통령우드로윌슨Woodrow
Wilson은모든연설가와정치가의모범으로데모스테네스를추종했다.이처럼데모스테네스의재발굴은근대각국의정치적상황과조건의영향을받으며이루어졌다.한편,20세기동아시아의격변하는역사적상황역시데모스테네스를요구했다.『デモスセネス』의저자인토도키와타루에게데모스테네스는러시아니콜라이2세의남진을경고해주는예언가이자일본의구원자였다.그러나한국의상황은일본과는사뭇달랐다.러·일전쟁이일본의승리로끝나자,이제는일본이아시아의마케도니아가되어본격적으로한국을병합하려했기때문이다.이러한상황에서한국의독자들은데모스테네스로부터이미멸망한국가에대한희망을포기하지않도록끊임없이자극과영감을주는독립운동지도자의모습을읽어냈다.일본제국주의에맞서민중의권리를보호하고국가의권익을지키는것이야말로한국인들이가장간절히동의하고열망했던일이기때문이다.왕정과제국주의적지배에서민주공화국으로이동하는과정에서,연설가이자독립운동가의모범으로받아들여졌던데모스테네스는한국의정치와사상사에중요한한획을그은인물로평가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