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나무 (양장본 Hardcover)

기억의 나무 (양장본 Hardcover)

$13.38
Description
도심 속 생태공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기억의 나무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여덟 그루의 나무들은 사라지는 자연의 형상을 몸통에 그려내며 세상에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이런 기이한 능력을 알아보신 숲의 주인 할아버지는 이 나무들을 보존하고자 기억의 숲을 사회에 기부하게 되었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생태공원 안으로 들어와도 화려한 분수 쇼에만 눈길을 줄 뿐 다가가지 않습니다.
얼마 후 서쪽 바다에서 미세먼지가 몰려왔습니다. 오랜 시간 이곳의 식물들은 숨을 쉴 수도 햇빛을 볼 수도 없었습니다. 기억의 나무들은 햇빛을 찾아 욕심껏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습니다. 기억의 형상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만이 가득했습니다. 키가 커져 버린 기억의 나무들 때문에 함께 살았던 키 작은 나무와 풀, 새들은 그곳을 떠나버렸습니다.
어느 날, 네 그루의 기억의 나무 위로 덩굴손이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기억의 나무 머리 위까지 올랐을 때 그들은 가시박의 실체를 보여주며 숨통을 조였습니다. 기억의 나무 네 그루가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태풍이 불어왔습니다. 길게만 뻗어 올라간 기억의 나무들은 힘없이 흔들리다가 세 그루의 나무들이 뽑혔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기억의 나무는 단 한 그루. 갑자기 가시박이 나무의 머리끝을 붙잡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기억의 나무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지만 사라지는 아름다운 형상을 세상에 알려주었던 과거의 소중했던 추억을 기억합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생태공원 안, 인부들이 마지막 남은 기억의 나무를 도끼로 잘라냈습니다. 밑동만 남은 기억의 나무는 슬픔에 사로잡힙니다. 얼마 후면 자신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픈 기억조차 소중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숲의 친구들을 맞이하자 볼품없이 밑동만 남은 자신의 몸에 가지가 뻗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습니다. 그 순간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이 기억의 나무를 카메라에 담습니다.
저자

박영란

대학에서문예창작과를전공하고,유아문학상대상,오늘의동시문학상신인상,경기도독서문화글짓기최우수상,미래창조부주관미래상상시나리오우수상등을수상하였습니다.〈잔소리교향곡〉〈봄의십자수〉〈투명망토〉〈웃음예보〉등다수의어린이·청소년시집을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