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로드 (양장본 Hardcover)

애비로드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봐라, 니 생긴 건 나를 쏙 뺐는데 성깔은 진경일 닮었고,
샐샐 눈웃음칠 때 보면 이쁜 것이 지영이 갸가 배서 났나 싶고,
맴씨 큼직허니 밥하는 거 보면 또 형민가 선영인가 긴가민가허고.
에이 시벌, 알 게 뭐냐!
닌 내 거시기여! 내 씨여, 내 씨!”

엄마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대답이람!
유치하고 엉뚱한 아빠는 똥구멍으로 나를 낳았다고 밤낮 우겨댄다.
어쨌거나 나는 아빠의 화실에서 자랐다.
화실 구석방 아기침대에서 울었고, 학생들 정물화 그리라고 둔 사과도 집어먹고, 첫 키스도 아그리파 석고상과 했다. 아빠도 함께 자랐다. 다락방에서 책과 씨름하던 법관지망생에서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남자로 자랐고 또 덜컥 공무원이 되더니 이젠 집안일엔 손도 까딱 않는 못된 가부장으로 자랐다.

이 세상에 아이가 오려면 두 사람이 필요한데 왜 세상에는 미혼모만 있고 미혼부는 없을까. 무슨 이유에서건 아이를 혼자 기르는 아버지가 분명히 있기는 할 텐데 세상이 그들을 미혼부라고 딱 꼬집어 부르지 않는 것이 얄미워서 최예지는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청년기에 몸을 막 굴리고(!) 방탕하게 놀아난 대가로(!) 개고생하는(!) 남자를 보고 싶다는 다소 못되고 나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소설 속 아버지에게 그만 정이 들어버렸다. 불확실한 세상에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자기한테 주어진 몫을 흔쾌히 끌어안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그것이 행복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이 사랑스러운 소설은 그렇게 태어났다.

2016년 현진건문학상 수상작 「애비로드」 수록

201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같은 해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애비로드』는 최예지의 첫 소설집으로, 모두 7편의 소설이 실렸다. 그리고 네이버 그라폴리오 인기 작가 살구가 모두 열네 컷의 그림을 그렸다. 소설과 일러스트의 컬래버레이션을 추구하는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

최예지

언제나뻔한사람.1989년전북전주에서태어나단국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16년매일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으며같은해현진건문학상을받았다.
인스타그램@yeahman_king

목차

애비로드7
공과영의생존법43
드라이브,드라이브79
이건아마도113
넌항상바깥에있고147
당신을위한스물한번179
딸과여신과아이돌의역사211

작품해설244
작가후기260

출판사 서평

작가는소설에영웅을그려넣지않았을지도모르지만읽는우리는소설에서영웅을본다.아마도우리와가장가까이에있는옆자리의영웅들.부조리한세상한가운데에서도포기하지않고버티는참을성있는영웅들.모두의영웅이아니라어느누구의영웅들.요컨대눈에잘띄지않는한사람의혁명가들.__박혜진(문학평론가)

내가독자로사는동안에생활비가떨어지면귀신같이일을물어다주는보이지않는황새님과이세상의모든갑님들께감사하다.내가선생님,선생님그러면볼썽사납게무슨선생님이냐고촌스럽게굴지말라면서언니라고부르라고말했던모든언니선생님에게감사하다.이세상에는아직오빠선생님같은건없지.오직언니선생님뿐.그렇지만아빠선생님은가능하다.우리아빠는머리가벗어져도멋있으니까.__작가의말중에서(최예지)

오랜시간이지난뒤어느날책장을정리하다가이책을다시발견한다면,그저보자마자여러분의입가에저절로미소가지어졌으면좋겠습니다.그리고축처진어깨와굽은등을말없이토닥토닥두들겨주는손길을문득느낄수있었으면좋겠습니다.__작가의말중에서(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