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기념일

서로 다른 기념일

$14.00
Description
청인 아이를 키우는 농인 사진가 부부
감각도 언어도 서로 다른 가족의 이야기
『서로 다른 기념일』은 언어와 감각이 서로 다른 한 가족의 특별한 일상을 담고 있다. 같은 농인이지만 각각 음성언어와 수화언어를 쓰며 다른 세계를 살았던 사진가 부부, 그리고 그들 사이에 태어난 청인 아이. 저자 사이토 하루미치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며 살아온 아내, 서로 다른 감각을 가진 아이와 지내며 겪는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언어, 감각, 몸, 소통, 장애, 다양성, 소수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다른 몸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쓴 에세이인 동시에 나와 다른 존재와 소통하는 것에 대해 농인 당사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사회과학서이기도 하다.

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란 저자 사이토 하루미치는 어릴 때부터 보청기를 끼고 대화를 ‘훈련’하며 성장한다. 상대의 입 모양을 열심히 읽고, 자신의 말을 알아듣게 하려 애쓰는 대화는 긴장과 좌절의 작업일 뿐이었다. 뒤늦게 농학교에 입학해 수화언어를 만나서야 저자는 비로소 편안한 대화와 소통의 기쁨을 깨닫는다. 부모와 다른 언어를 쓰는 아이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는 청인인 자신의 아이에게 적절한 말을 전하기 위해 온몸으로 ‘소리’를 낸다. 아이의 이름을 음절 단위로 끊어 읊조리는 자기만의 자장가를 불러주고, 매일의 날씨를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해 보여주고, 아무거나 집어 입에 넣는 아이를 혼내지 않고 온갖 잡동사니를 함께 오물거려보기도 한다. 아빠의 고민에 대답하듯 아이는 수화언어와 음성언어를 동시에 터득해가며 어른들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수어를 발화해 언어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준다.
이 가족에게 언어와 몸의 ‘서로 다름’은 격차와 경계가 되기도 하지만, 더 깊이 소통하고 더 많이 상상하기 위한 동기가 되기도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진심을 주고받는 가족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와 동시에 이 책은 ‘서로 다른 몸’을 가진 인간들의 공존에 대해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소리 없이도 말할 수 있다. 보이거나 들리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다. 몸이 달라도, 언어가 달라도, 우리는 서로 소통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기념일』은 ‘나와 다른 존재’에 배타적이기 쉬운 우리 사회에 소통과 공존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저자

사이토하루미치

1983년도쿄에서태어났다.선천적난청으로중학생때까지일반학교를다니다고등학교는도립샤쿠지이농학교로진학했다.사진가로활동하며2010년‘사진신세기공모전’에서우수상을수상했고,2013년에는도쿄와타리움미술관에서개인전을열었다.사진집과저서로『감동』『보물상자』『사역봄과수라』『그래도그럼에도그렇지만』『목소리순례』『감동,』등이있다.2017년부터사진프로젝트‘신화神話’를진행하고있으며,2020년2월에는농인으로서줄곧싫어했던노래와마주하는과정을다룬다큐멘터리영화「노래의시작」이일본에서개봉했다.장애인프로레슬링단체‘도그렉스’에도소속되어있다.주특기는마구때리기.

파트너인모리야마마나미는1986년도쿄에서태어났고도립샤쿠지이농학교재학중에사이토하루미치와만났다.데이쿄대학문학부교육학과를졸업한후일본사진예술전문학교에서사진을공부했다.2010년에는‘미오사진공모전’에서장려상을수상했다.

목차

1노래를부르다
2잘보인다
3들리는조짐
4손이보여주는이야기
5생활을보러가자
6욕조에서깨닫다
마나미라는사람
7전화를걸자
8세계는‘말’로되어있다
9가까워지는평행선
10H로잠들다
11좋아해!좋아해!좋아해!
12서로다른기념일

출판사 서평

“이책을만난오늘을기념하고싶다”
박준,이길보라,이랑추천!
언어와소통에대한농인당사자의기록

농인사진가부부가있다.남자사진가는청인부모에게서태어나보청기를끼고음성언어를훈련하며성장했다.여자사진가는농인부모에게서태어나수화언어로소통하며소리가없는세상에서자랐다.두사람이만나결혼했고아이를낳았다.그런데아이는들을수있는,청인이다.
『서로다른기념일』은언어와감각이다른한가족의특별한일상을담고있다.저자는서로다른언어를쓰며살아온아내,서로다른몸을가진아이와지내며겪는크고작은사건을통해언어,감각,몸,소통,장애,다양성,소수자에대해이야기한다.이책은다른몸을가진아이를키우는아빠가쓴에세이인동시에다른언어를가진존재와소통하는것에대해농인당사자의시선으로기록한사회과학서이기도하다.

청인아이를키우는농인사진가부부
감각도언어도서로다른가족의이야기

스스로를‘듣지못하는사람’이아니라‘보는사람’이라고생각할정도로소리없는삶에익숙하던여자.수화언어로소통하며비로소안정된언어를찾고사진가로서도자리를잡아가던남자.농인의삶에익숙해진줄알았지만,갓난아이를기르는일은예상보다험난하다.부부는젖먹이에게서한시도눈을떼지못해밤을지새우고,30분마다진동이울리도록설정한휴대전화를속옷속에넣고서야간신히잠든다.아이역시소리가아닌눈빛과몸짓으로부모를불러야한다는걸본능적으로터득하고,배가고파지면맹수처럼신경을곤두세운채부모의시선을끌기위해분투한다.저자는바로뒤에따라오던아내가사고를당한걸뒤늦게알았을때,아이가침대에서떨어져홀로울고있는걸발견했을때처음으로‘듣지못한다’는것의차가운진실을사무치게실감하고만다.그러나‘서로다름’이란그저불편하고쓸쓸한상황일뿐,그들은결코불행하지않다.

서로교차하지않는평행선,그게바로우리의모습같다.
다만끝없이뻗어나가는평행선이라해도그사이의거리를서로손이닿도록좁힐수는있다.‘현실에서도마음속에서도언제든너의손이닿는곳에있자.’다시금결심한다._본문중에서

가족은서로의숨결을알아차리기위해매일밤나란히몸을포갠채잠든다.듣지못하지만서로를더보고더느끼기로한다.저자는아이에게서로가다르다는걸처음알린날을“서로다른기념일”로정하고“우리가달라서기쁘다”고고백한다.

아이에게소리를전하기위해
‘서로다름’의소통과공존을위해

청인부모에게서태어나자란저자사이토하루미치는어릴때부터보청기를끼고대화를‘훈련’하며성장한다.상대의입모양을열심히읽고,자신의말을알아듣게하려애쓰는대화는긴장과좌절의작업일뿐이었다.뒤늦게농학교에입학해수화언어를만나서야저자는비로소편안한대화와소통의기쁨을깨닫는다.부모와다른언어를쓰는아이의고통을누구보다잘아는저자는청인인자신의아이에게적절한말을전하기위해온몸으로‘소리’를낸다.아이의이름을음절단위로끊어읊조리는자기만의자장가를불러주고,매일의날씨를몸짓과표정으로표현해보여주고,아무거나집어입에넣는아이를혼내지않고온갖잡동사니를함께오물거려보기도한다.아빠의고민에대답하듯아이는수화언어와음성언어를동시에터득해가며어른들은생각지못한방법으로수어를발화해언어의무한한확장성을보여준다.
이가족에게언어와몸의‘서로다름’은격차와경계가되기도하지만,더깊이소통하고더많이상상하기위한동기가되기도한다.

사회적소수자로서항상느낄수밖에없는차디찬‘다름’에대해그저비관하거나분노할게아니라,그럼에도불구하고비할바없는기쁨이어딘가에있으리라고믿자.“달라서즐겁다.”무슨일이든일단이렇게단언해버리고시작하자._본문중에서

서로다름을인정하고진심을주고받는가족의모습은잔잔한감동을준다.그와동시에이책은‘서로다른몸’을가진인간들의공존에대해화두를던지기도한다.소리없이도말할수있다.보이거나들리지않아도대화할수있다.몸이달라도,언어가달라도,우리는서로소통할수있다.『서로다른기념일』은‘나와다른존재’에배타적이기쉬운우리사회에소통과공존의또다른가능성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