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린 만큼 너른 바다 (전대호 시집)

내가 열린 만큼 너른 바다 (전대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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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대호 시인의 제4시집
〈내가 열린 만큼 너른 바다〉를 발간한다.
〈글방과 책방〉에서는 제3시집에 이어 두 번째이다.
시집 제목을 보며 묘한 긴장감이 생겼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의 ‘과학 하는 시인’ 등
그를 수식하던 문구와는 분위기가 확 달랐다.

네가 누구건 무엇이건, / 너는 내가 열린 만큼 너른 바다.
-〈바다〉 마지막 부분

난 뭐랄까, 치과 치료받는 호랑이? / 피부과 치료받는 구렁이?
아하, 안과 치료받는 매!
-〈안과 치료받는 매〉 일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다.
시인의 표현처럼 ‘울컥’ 하기까지 하다.
과거를 돌아보는 6편의 연작 〈나의 메피스토펠레스〉와
〈막둥이 찬가〉 등 여섯 살 늦둥이에 대한 사랑,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긴 〈흑염소로 해줘요〉,
와병 중인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이 담긴 〈아버지의 패전처리〉,
모두가 가족의 사랑 이야기며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시인의 일기장을 훔쳐본 기분이다.
여기서 시인의 변신과 내공을 느낀다.
고급 단어로 휴머니즘이라고 해야 하나….
시집 머리에 있는 “시인으로 종신(終身)하겠다는 약속
꼭 지키고 싶다.”는 ‘시인의 말’에 박수를 보낸다.
저자

전대호

1993년조선일보신춘문예시로당선,등단했다.
서울대학교물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받은후,독일학술교류처장학금으로
라인강가의쾰른에서주로헤겔철학을공부했다.
독일로떠나기전첫시집〈가끔중세를꿈꾼다〉
(민음사1995)와둘째시집〈성찰〉(민음사1997)을냈다.
이후사반세기만에세번째시집
〈지천명의시간〉(글방과책방2022)을출간했다.
귀국후과학및철학전문번역가로정착해〈위대한설계〉,
〈로지코믹스〉,〈생각이란무엇인가〉,〈물은H2O인가?〉를
비롯해100권이넘는번역서를냈다.
철학저서로〈철학은뿔이다〉와〈정신현상학강독1〉,
〈정신현상학강독2〉도냈다.
여전히고향수원에서번역과저술을이어가고있다

목차

시인의말3

01_
바다12
가을풀벌레13
가을빛14
감사기도15
겨울마중16
겨울잠17
꽃18
다보여주지않는19
매미허물20
바이칼21
봄비22
비오는풍경23
뿌리사이로흐르는물24
삼월배추밭에서25
식물의시간26
온흙과물의나라에27
입동28
지하철안에검은벽29
차라리폭풍우30
한강의앞물결31
흙속으로스미는봄비32

02_
그때그돌멩이가34
그라시아스아라비다36
나의메피스토펠레스1-매스게임38
나의메피스토펠레스2-음악41
나의메피스토펠레스3-교회43
나의메피스토펠레스4-과학고등학교50
나의메피스토펠레스5-신춘문예53
나의메피스토펠레스6-젖과꿀56
마우스58
어떤고마움63
매발톱64
처음찼던기저귀67
아버지의패전처리68
그때그기러기는71
짚라인72
추운냄새73
십이년을먹였더니74
막둥이찬가75
흑염소로해줘요76

03_
나의시간과나란히78
나의시를받으시는분79
내역할바꿔도80
내가놀면거기가놀이터다82
내안에하얀뼈84
내가풀려나물이되더라도85
내가작아졌어86
내는한개도안억울해88
니는억쑤로억울한기라90
돌멩이아지랑이91
두루마리가촤라락92
목소리의배신94
반짝이는모래알갱이95
시월말이태원96
아이에겐저풍경을보이지마라97
안과치료받는매98
안나푸르나아파트99
엘리베이터문이100
원숭이도없는약장수101
입산102

04_
공간의깊이104
그대온몸으로불쑥105
국체라는말을들었다106
국립생태원108
국화와나비와데이터110
근본적인악112
문득샅에서살랑거리는113
나,살아남을놈114
마침봄비가예언되었으니116
때아닌겨울비오는이유118
모란의모란을위하여120
물속꼬리치는미물되어122
배움124
부활절꽃집126
스크린앞석고대죄128
연잎위물방울속에129
인공지능의참담한매혹130
안개비오는가을숲132
화들짝깨어난부활절이134
휘저은달걀노른자처럼136

05_
부겐빌레아138
안녕,클라우스140
빠짐없이차곡차곡147
오늘의정답148
연노랑금붕어존자150
이상한여자들153
연료가바닥나는별처럼154
청각과평형감각의근친성에대한연구156
콩콩사이클로이드를그으며160
새벽,첫마음162

출판사 서평

하는수없이/한면만보여주고보며살지만,//
다알았다는말,/여기까지가다라는말,//
영영미루기로하자.//
아무리달콤하더라도,/아무리쓰라리더라도,//
네가누구건무엇이건,/너는내가열린만큼너른바다.
-〈바다〉전문

시인의살아온이야기,앞으로살아야할날들에대한이야기인듯싶다.
넓게보면사람사는세상,사람사는이야기이다.
그냥사는이야기지만넓어지고,깊어지고싶은절절함이보인다.

자신의과거를돌아보는연작6편〈나의메피스토펠레스〉와
〈막둥이찬가〉등여섯살늦둥이에대한사랑,
어머니에대한감사의마음을전하는〈흑염소로해줘요〉,
그리고와병중인아버지에대한애틋함이담긴〈아버지의패전처리〉,
모두가자신의이야기며가족에대한사랑이야기이다.

1993년서울대학교물리학과를졸업한전대호시인은
그해조선일보신춘문예에당선하며등단해유망주로평가받으며
‘과학하는시인’으로유명세를타고2권의시집을냈다.

학사를마친시인은전공을바꿔모교철학과로대학원에진학,
석사를마치고독일로유학,‘헤겔철학’을공부하고돌아왔다.
2022년25년만에제3시집을내며다시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

이한편을썼으니죽어도좋은시를/더는바라지않게된이후,/
난뭐랄까,치과치료받는호랑이?/피부과치료받는구렁이?/아하,안과치료받는매!//
눈깜박이지마시고그대로,좋아요,좋아,/됐습니다.별문제없고요,/
육십넘으시면안경안쓰시겠어요.//
깃털가지런히모으고/무표정으로눈깜박,깜박./공손히인사하고돌아서는데,//
와,울컥하네./칭찬이여,조롱이여?/젠장,이게뭐여!
-〈안과치료받는매〉전문

치열하게사는이야기가독백처럼들리지만일기장을훔쳐본느낌이다.
시인의표현처럼‘울컥’하기까지하다.여기서시인의변신과내공이전해진다.
‘과학하는시인’에서‘철학하는시인’으로새롭게자리매김하는순간이다.

‘치과치료받는호랑이?’‘피부과치료받는구렁이?’‘안과치료받는매!’등
동물들에서자신을발견한다.〈부겐빌레아〉에서는아파트베란다화분에서자라고있는
남미가원산지인‘길게만자라는부겐빌레아’의생태를보며
강화인산리출신의호리호리한아버지의모습을떠올린다.

시인은사람사는세상을관조하며가족의소중함을느끼고동식물의생태에도
사람사는세상만큼이나치열한규칙이있음을발견한다.
휴머니즘을바탕으로한‘철학하는시인’으로의변신은현재진행형이다.

가족에대한사랑이야기와사람사는끈끈한이야기가담긴이번제4시집은
5월‘가정의달’을맞아더큰의미가있다.
시집머리에있는“시인으로종신(終身)하겠다는약속꼭지키고싶다.”는
‘시인의말’에큰박수를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