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 씨앗 창고 :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이야기

세계의 끝 씨앗 창고 :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이야기

$26.49
Description
2016년 노틸러스 북어워드 생태·환경 부문 금상 수상
인간이 거주하는 곳 중 북극점에 가장 가까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이곳의 영구동토층 암반에 130미터 터널을 뚫고 지은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가 있다. 기후위기, 자연재해, (핵)전쟁, 테러 등으로 인한 식물 멸종에 대비해 인류의 먹거리와 작물다양성을 보호하는 ‘씨앗 방주’이다. 2020년 기준 세계 각국에서 맡긴 100만 종 이상 5억 개가 넘는 종자 샘플을 보관하고 있다.

마법처럼 아름답지만 뼈가 시리도록 춥고 황량한 곳에 왜 거대한 씨앗 창고가 지어졌을까? 종자를 보존하는 게 왜 중요하며, 이곳은 무엇을 성취할까? 아이디어 단계부터 건립과 운영까지 저장고의 모든 과정을 이끈 캐리 파울러가 이런 질문들을 탐색하는 책이다. 첫 삽을 뜬 순간부터 완공까지, 녹색 판유리들이 반짝이는 입구에서 냉각장치가 가동되는 보관실까지, 그리고 운영 방식과 재정 구조 등 저장고의 구석구석과 그 안팎에서 분투해온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빙하의 절경 한가운데 자리한 씨앗 창고 이야기는 궁극적으로 ‘작물다양성 보전’을 향하고 있다. 종자 획일화와 기후변화가 불러온 식량 위기, 생태계 위기 앞에서 이 책은 농업의 토대이자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인 작물다양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호소한다. 소실되고 있는 작물다양성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으며,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인류의 절박한 현실에 대한 우아하고 실용적인 대응이다.
저자

캐리파울러

저자:캐리파울러
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설립전과정을이끈주인공이다.저장고건립을제안하고계획안을작성해실제프로젝트로발전시켰으며,타당성조사위원회의장을지냈다.지금은스발바르종자저장고운영을총괄하는국제자문위원회의장을맡고있다.1990년대에는유엔이최초로실시한세계작물다양성실태조사를총괄했다.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주관한‘식량과농업을위한식물유전자원보전및지속가능한이용을위한지구행동계획’의초안을마련하고국가간협상을조율했는데,150개국이이안을채택했다.스웨덴웁살라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노르웨이생명과학대학교수,세계작물다양성재단대표,국제식량농업발전위원회위원,국제생물다양성연구소소장등을지냈다.현재스탠퍼드대학객원연구원,로즈대학이사회부의장,러시아농업과학원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대안노벨상으로불리는바른생활상RightLivelihoodAward,하인츠상,바빌로프훈장을받았다.

사진:마리테프레
노르웨이볼다유니버시티칼리지에서미디어와저널리즘을공부했다.방송연출로경력을시작했으며,북극지역사진으로명성을얻었다.2000년대초반에스발바르를방문했다가장엄한야생풍광과북극광에마음을빼앗겨이곳을삶의터전으로삼았다.2007년세계작물다양성재단과인연을맺고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설립과정을사진으로기록했다.덕분에건축단계에서부터가동단계까지저장고건물에자유롭게접근할수있었고,내부시설과주변풍경을수천장의사진으로남겼다.배우,방송및영화프로듀서로도활동하고있다.

역자:허형은
대학에서한국사를전공한후좋아하는일을찾아번역의길에들어섰다.옮긴책으로《두렵고황홀한역사:죽음의심판,천국과지옥은어떻게만들어졌나》,《미친사랑의서》,《디어가브리엘》,《토베얀손,일과사랑》,《생추어리농장》,《빅스톤갭의작은책방》등이있다.

목차

추천의말|서문

1장스발바르,세계의지붕을여행하다

2장종자와식량
수집과보전|소실과위험|작물다양성의중요성과활용

3장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
계획|건설

4장저장고안으로
운영정책과관행|관리체계와재정|첫종자반출

5장우리모두의일

부록1참고자료
부록2스발바르국제종자저장고설립및운영에관여한기관과개인

감사의말|사진과지도출처|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스발바르,문명의가장자리에일군작은공동체
“이차가운환경에서인간은더따뜻해진다.”

책을펼치면100여장의사진이먼저눈을사로잡는다.저장고설립과정기록을담당했던마리테프레와《내셔널지오그래픽》사진작가짐리처드슨이스발바르와저장고의면면을섬세하게포착했다.얼어붙은땅에마음을빼앗긴두예술가의시선은숨이멎도록아름다운바다와산과빙하의파노라마를생생하게전해주고,그장엄한아름다움이무수히많은이야기를들려준다.
스발바르의주거주지인롱위에아르뷔엔에는2,200여명이살고있다.세계최북단병원,최북단유치원,최북단술집,최북단신문,최북단밴드가있는곳.악천후가계속되면신선한과일이나우유가떨어지는일이다반사인곳.유모차를끌고산책할때도북극곰을쫓아버릴총이나조명탄을들고나서는곳.주민들은그냥적응하고살아간다.북극에대한사랑으로문명의가장자리에일군작은공동체는“서로잘협조한다.격의없이군다.규칙을엄수하느라뭘못하는일은거의없다.어떻게든일이되게한다.그래야만하니까”.이들은종자저장고에조금이라도이상한낌새가보이면알려주려고경계를늦추지않는감시자들이기도하다.

생각의씨앗을현실로만든사람들,뭐라도해본다는것의위대함
“이책은종자저장고의설립과운영에관여한모든이에게바치는러브레터다.”

기획단계에서논의된장소는스발바르의폐광갱도였다.파울러가이구상을밝혔을때탄광노동자크리스토페르센은턱도없는소리라고일축했다.“탄층에서좀떨어진단단한바위에터널을뚫어요.거긴가스도없고,불도안나고,무너질일도없어요.영구히버텨줄견고한구조물을만들라는겁니다.”아이디어가진행궤도에오르는순간이었다.
타당성조사가끝나자파울러는노르웨이외무부로가서결과를브리핑했다.“이종자들이지구상에서가장중요한자연자원이라는말씀이시죠?스발바르가최적의장소고요?”“그렇습니다.”“그런제안을저희가어떻게거절하겠습니까?”파울러는순간전류가몸을관통하는것같았다고회상한다.노르웨이정부는900만달러에이르는건설비용전액을부담하고세계작물다양성재단,북유럽유전자원센터와함께종자저장고설립,운영주체가되었다.
설계를맡은핀란드건축가쇠데르만은건물외형이특별한감정을불러일으키기를바랐다.“비밀은비밀인데모두를위한비밀”처럼느껴지는건물을짓고싶었다.그러나그는기술적문제에더집중했다.이프로젝트에서는그게더중요하니까.
“여기서일하는거어때요?”건설현장의스웨덴청년은숭고한대답을기대한파울러의질문에무심히답했다.“어,다른현장에서일하는거랑똑같아요.”그러고는평생한번올까말까한일이기도하다고덧붙였다.여러국가가힘을합쳐이런일을해낼때도됐다는것이었다.파울러는현장에있는모든사람들에게서이런조용한자부심을보았다.
얼어붙은산속에씨앗을보관하는방을짓는다는건SF에가까운발상이었을것이다.아이디어를현실로만든것은“누구라도해야하는일이있다면내가해야한다”고나선이들의열정이었다.현재만이아니라미래세대의삶을생각하는사람들말이다.파울러는선의와신뢰,연대와끈기로지구적문제를풀어나가는데힘을모은수많은사람들의노고와헌신을생생한현장의이야기로증언한다.그리고저장고설립,운영에관여한모든개인과기관의이름을부록에밝혀놓았다.

전세계종자은행의백업드라이브를만들다
“종자저장고의서비스는은행안전금고서비스와비슷하다.”

2008년2월완공된스발바르종자저장고는전세계에존재하는1,750개종자은행들의백업시스템이다.유전자침식,즉각국의농경지와종자은행에서일어나고있는작물다양성소실에대비해고유품종의‘중복표본’을위탁받아보관한다.2020년기준100만종이상5억개가넘는종자를보관하고있다.(우리나라도스발바르저장고에44작물23,185자원의토종종자를위탁했다.)
전세계작물유전자의다양성을보전하는시설인만큼완벽한보안을추구한다.저장실은입구에서수평으로130미터,수직으로는산정상에서60미터이상내려간지점에있다.냉각장치가고장나도외부기온이영하5도를유지하는영구동토층,핵폭발과소행성충돌등을고려한설계,이중삼중의보안시스템,이곳에서의군사행동을금지한스발바르조약등최적의조건을갖추었다.
스발바르저장고에는수돗물이안나오고,상주하는직원도없다.안전과지속성을위해인간의개입을최소화한방식으로운영된다.그러나“밀봉된채잊힌타임캡슐”은결코아니다.모든것을단순화하고비용과위험을줄이되,주기적인점검과원격시스템으로치밀하게관리한다.이곳에서밀폐된상자속포일봉투에냉동상태로들어있는씨앗들은노르웨이정부소유가아니다.소유권은종자를위탁한유전자은행들에있으며,종자가반출되는경우는원래의소유주에게돌아갈때뿐이다.
첫종자반출의계기는시리아내전이었다.시리아알레포의국제건조지역농업연구센터ICARDA는주요작물들의최대규모종자컬렉션을보유한기관인데,반군이이곳을장악하면서종자공급기능이마비되었다.ICARDA는스발바르에보관해둔종자표본을인출해모로코와레바논에유전자은행을재건했다.최초의종자반출은국제종자저장고의존재이유를증명한셈이지만,파울러는씁쓸한사건이기도하다고말한다.“이번이스발바르종자저장고를애초의건립목적에따라이용하는마지막사례이기를모두가바란다.하지만그렇지않으리라는걸나는알고있다.”

작물다양성이사라지면미래도사라진다
“스발바르종자저장고의사명은우리농작물의다양성을영구히보호하는것이다.”

오늘날인류는세계어느곳에서나같은작물을재배하고같은품종을먹는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20세기이후육종법개발과농업의세계화,기업화가작물다양성소실로이어졌기때문이다.FAO에따르면20세기동안세계작물품종의75%가사라졌다.일부핵심작물,단일품종의지배력이커지고유전자기반이점점더협소해지고있다.
다양성이사라지면위기에취약해진다.더욱이기후변화는농업생산시스템을위태롭게하고있다.불확실성과위험이커지는상황에서금세기중반90억에도달할세계인구를먹여살릴수있을까?파울러는작물의진화,환경에대한적응은작물다양성에달려있다고강조한다.즉더온난해진기후에적응하고끊임없이진화하는병충해에맞설새품종을만들기위해활용할수있는종자표본,그안에함유된유전자형질에달려있다.씨앗은문명의토대이며,작물다양성은농업의토대이자인류의지속가능한미래를위한가장중요한자원이다.미래를예측할수없기에최대한많은작물다양성을보전해야한다.그러므로“스발바르종자저장고를통해다양성을지속적으로보전하는일은작물과식량안보그리고이세기와다음세기에지구에서살아갈인류모두에게필수적인과업”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