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무엇이 나를 자급하지 못하게 하는가?'
'나와 내 둘레를 돌보는 일이 고귀하지 않다면, 대체 무엇이 고귀한 일일까?'
'나만 성차별에서 벗어나고, 내 자리를 누군가가 대체한 것뿐이라면?'
'우리는 언제부터 자기 생산수단을 잃어버리고 허공에 떠도는 몸이 되었을까?‘
'이 거대한 기후위기 앞에서 우리가 정말로 벗어나야 하는 게 무엇일까?'

〈벗자편지〉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전문가주의와 물질만능주의를 당연하게 여긴 까닭에 몸도 맘도 쉼 없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안합니다. 이 거대한 생명 착취 구조에서 벗어나자고요. 내 몸과 둘레 생명들을 귀하게 여기는 에코페미니스트 농부들의 삶 결에서 전환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 보자고요.

착취 계급과 같아지기를 거부하고 싶은 분,
기업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내 생산수단으로 하루를 고귀하게 가꾸고 싶은 분,
생명을 살리는 탈코르셋에 함께하고 싶은 분,
기후위기를 불러온 허울을 벗어던지고 내 존재를 생산하는 일상적 변혁을 꿈꾸는 분이라면,
기후위기와 가부장제, 생태위기와 페미니즘의 관련성을 몸으로 부딪쳐 온 에코페미니스트 소농들이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여덟 편 〈벗자편지〉를 받아 주세요.

벗자, 나를 옥죄는 허울을!

자급하기에 불편하게 만들어지는 옷, 내 본래 모습을 깎아내리면서 강요되는 불필요한 꾸밈 노동, 돌봄과 살림의 가치를 업신여기는 문화, 자급할 생각조차 못 하게 하는 전문가주의, 내가 가진 생산도구를 빼앗는 사회 구조, 생명 연결 고리보다 돈을 따르게 하는 헛소리 같은 것들이 우리가 벗어던져야 할 허울들입니다.

이런 빈 껍데기에서 벗어나지 않고서 나만 성 평등한 의자에 앉을 수는 없잖아요. 탈코르셋은 성 역할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벗어나는 것뿐 아니라 약자를 쥐어짜는 모든 틀을 부수는 것이어야 해요. 〈벗자편지〉는 이런 생각 흐름에서 탄생한 책이에요.

〈벗자편지〉 지은이들은 사라지려는 감각을 깨우고, 일상을 고귀하게 가꾸고, 삶을 생산하는 노동에서 힘을 얻자고 말합니다. 또 화석 에너지보다 근육을 쓰고, 자기 빛깔과 냄새를 찾고, 비인간 동물들과 연결되는 삶을 들려줍니다. 착취 구조에 맞서 목소리를 내자고, 내가 발 딛고 선 땅과 둘레 생명을 향해 더듬이를 세워 나가는 길을 만들자고 손을 내밉니다.
저자

김혜련,칩코,똥폼,문홍현경,풀,상이,아랑,김정희

백년된집을고치고텃밭을일구며삶의근원이되어주는것들의소중함과아름다움을배웠다.『결혼이라는이데올로기』(공저),『학교붕괴』(공저),『밥하는시간』,『고귀한일상』등을썼다.

목차

들어가며:무가할말있대

몸을잃어허공에서떠도는젊은벗들에게
“일상을고귀하게,몸을풍요롭게”◌김혜련◌

말이글이되게해주는이들에게
“삶이신비가되려면”◌칩코◌

똥폼이월간정상순에게
“함께살자는그말,아주힘이센그말”◌똥폼◌

변화를갈망하며파동을느끼는친구들에게
“겨드랑이가입을열기시작하면”◌문홍현경◌

자급하며살고싶지만아직은때가아니라고생각하는너에게
“완벽하지는않지만충분한시작일거야”◌풀◌
작은자유를꿈꾸는당신에게
“변화가시작되는공간을함께만드는일”◌상이◌

지구에해롭지않으면서도,하고픈걸하며살고싶은청년에게
“주저하는마음이들고,두려워도괜찮아요.우리같이해볼래요?”◌아랑◌

바라는삶을살고싶은해바라기벗들에게
“담대한결론에도달하는일은이미우리안에서시작되었을지도모른다”◌김정희◌

나가며:작은농부들이띄운두번째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