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팀 오브라이언 장편소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팀 오브라이언 장편소설)

$17.00
Description
베트남전쟁을 직접 겪은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전쟁이 지나간 뒤의 기억과 글쓰기와 위로
문학과 영화 할 것 없이 전쟁은 사랑 못지않게 예술에서 끝없이 되풀이되는 소재지만, 베트남전쟁에 대해서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피해자 담론 외에 손쉬운 접근이 없다. 몇 세기 전의 일처럼 사그라든 냉전의 유산인 데다 처음부터 잘못된 전쟁으로 낙인찍혔고 그만큼 기억할 이유보다 잊을 이유가 더 큰 사건인 탓이다. 그 결과 기억의 짐을 떠안은 건 피해자들 아니면 마지못해 전쟁을 치러야 했던 말단 수행자들이었고, 그들 중에는 1973년 베트남전쟁 보병의 일상을 담은 산문 『내가 전장에서 죽으면』으로 극찬 속에 데뷔해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베트남전쟁에 관여된 작품 쓰기에 매달려야 했던 팀 오브라이언 같은 작가가 있었다. 팀 오브라이언은 베트남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탈영병을 쫓는 한 분대의 이야기를 그린 『카차토를 쫓아서』로 1979년 전미도서상을 받았고 이 책으로 “20세기의 절반을 마감하는 소설로 이보다 훌륭한 작품은 없다고 보았다”(〈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라는 평을 이미 얻었는데, 뒷날 이 예측을 번복하게 만든 건 바로 팀 오브라이언 자신이었다. 그는 자신이 직접 겪은 전쟁에 시달리느라 글로써 기억을 끊임없이 진정시켜야 했고, 결국 1990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어 머지않아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로 그때보다 더한 존경을 얻었다.

“이것은 최상급의 문학작품이다. 이 책은 이런 소재에 대한 완벽한 접근법을 갖추었고 오브라이언은 굉장하고 우아한 솜씨로 그것을 부린다. 절제되었으면서도 격렬하고, 깊으면서 거칠고, 예민한 지각에 기민한 결단을 갖추었다. 이 책을 쓴 남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시카고 선타임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은 책을 중요하게 다루는 거의 모든 매체의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전쟁소설을 이야기할 때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먼 메일러의 작품과 함께 꼭 언급되는 소설이다. 작가 자신의 체험과 기억이 짙게 반영된 자전소설로서 작가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이 화자로 나서, 으레 전쟁소설에 기대하는 거창한 내러티브나 전투 묘사를 따르기보다는 그저 미군 보병의 일상적인 일화들을 이제는 작가가 된 자신의 사색을 더해 신중하고 사려 깊게 그린다. 매일같이 무거운 등짐을 메고 행군하는 일의 고생스러움, 징집을 피해 캐나다로 도망하려던 일, 진실한 전쟁 이야기를 들려주는 법,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와 매일 하릴없이 차를 타고 호수를 도는 남자 등 참전 이전의 두려움부터 참전 이후의 공허함까지 여러 인물, 여러 입장, 여러 에피소드가 이 소설을 얼기설기 이룬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은 각 장이 단편처럼 읽히지만 전체로서는 한 소대의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장들이 서로 연작을 이루는 장편소설이다. 팀 오브라이언은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밝히지 않은 채 삶과 죽음, 기억과 상상, 사실과 진실, 그리고 죽은 이들을 이야기 속에 되살려내 다시 만나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지는 글쓰기에 관해 “날것 같은 고백”(〈월스트리트 저널〉)을 들려준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은 1990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결선, 1991년 퓰리처상 소설 부문 결선, 아마존 에디터가 꼽은 ‘평생의 필독서 100선(100 Books to Read in a Lifetime)’, 〈뉴욕 타임스〉 ‘20세기의 책(Books of the Century)’에 올랐고, 출간 이래 30년 동안 전 세계에서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신중하고 경이로운 스토리텔링. 헤밍웨이식의 선명하고 감상에 빠지지 않는 어조에다 더 다정하고 더 서정적인 묘사를 결합한 산문. (…)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책이다. 베트남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도 중요하다.”
-〈뉴욕 타임스〉
선정 및 수상내역
<뉴욕 타임스> ‘20세기의 책’
아마존 ‘평생의 필독서 100선’
1991년 퓰리처상 결선
1990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결선
1990년 <시카고 트리뷴> 하트랜드상(Heartland Prize)
1990년 프랑스 최우수외국도서상(Prix du Meilleur Livre ?tranger)
저자

팀오브라이언

미국작가.1946년미네소타주오스틴에서태어나열살때가족과함께같은주남부의소도시워딩턴으로이사했고,거기서훗날그의작품들에짙게묻어날작가적상상력과정서를키웠다.매컬레스터칼리지에서총학생회장을지내고정치학학사를받은1968년베트남전쟁에징병되었고,그이듬해부터1970년까지제23보병사단제46연대제5대대알파중대제3소대에서복무했다.전역후하버드대학원에서공부를마치고〈워싱턴포스트〉에서인턴기자로일하다1973년,베트남전쟁보병의일상을담은산문『내가전장에서죽으면IfIDieinaCombatZone』을발표해찬사를받았다.그뒤소설『북쪽의빛NorthernLights』(1975),『카차토를쫓아서GoingafterCacciato』(1978),『핵무기시대TheNuclearAge』(1985),『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TheThingsTheyCarried』(1990),『숲속의호수IntheLakeoftheWoods』(1994),『사랑에빠진수고양이TomcatinLove』(1998),『줄라이,줄라이July,July』(2002)와산문『아빠의어쩌면책Dad'sMaybeBook』(2019)모두찬사를거르지않았다.이중『카차토를쫓아서』는전미도서상,『숲속의호수』는제임스페니모어쿠퍼상을받았다.대표작『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은〈시카고트리뷴〉하트랜드상등국내외다수의상을받았고퓰리처상결선과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결선,〈뉴욕타임스〉‘20세기의책’,아마존‘평생의필독서100선’에올랐다.이책은전쟁문학의범주를넘어상처와글쓰기의전범으로서대학과일반북클럽,나아가중·고등학교필독서로꼽히며끊임없이회자되고있다.
평생자신이겪은전쟁과직간접적으로관련된작품을썼다.현재텍사스주중부에살며텍사스주립대학교샌마르코스캠퍼스에서문예창작을가르친다.

목차

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
사랑
회전
레이니강에서

친구
진실한전쟁이야기를들려주는법
치과의
뜨라봉강의연인
스타킹
교회
내가죽인남자
매복
스타일
용기에관해말하기
뒷이야기
들판에서
좋은형식
견학
유령군인
밤일
죽은이들의삶

감사
옮긴이의말
이책에쏟아진찬사

출판사 서평

전투없는전쟁소설
그들이짊어지고견디고기억하는것들

“기억을지탱하는건,흔히,시작도끝도없는작고기이한파편들이다.”
-53쪽

베트남전쟁이끝난지20년,마흔세살에이제는작가가되어있는화자(팀오브라이언)는파편처럼맥락없이찾아드는그때의일들을과장없이,자기연민없이적어나간다.그때나지금이나그의머릿속을차지하는건승리나패배따위의거창하고정치적인일이아니라개인단위로벌어진일이다.매일같이짊어지고걷고짓궂은농담을하고긴장하고,그러다어느순간총알이나포탄이나지뢰가터져바로전까지웃고떠들던동료가증발해버리는일.거기다군인들이겪는비탄,공포,사랑,갈망같은무형의짐뿐아니라때로는트라우마를자아낼만큼마음을짓누르는죄책감이담백하되마음을어지럽히는어조로써,관념이아니라체험을안기는글쓰기로써그려진다.
『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의각장은,기억의속성이그런것처럼,서로독립된듯하지만알게모르게연관된여러에피소드로이루어져있고,이에피소드들이누적되어삶의경이로움과덧없음과소중함을끝내장편다운감동으로일깨운다.명백한인과관계를따르지도,드라마처럼극적이지도않은이야기가“전쟁에대한최종적인이해가아니라인간적인이해”(〈엔터테인먼트위클리〉)를자극하고,또내밀한고백이자허구인동시에일종의르포같은관찰로서극한상황속의개인혹은무리를차분하고진실하게보여준다.

“그들은땅개또는보졸로불렸다.무언가를가지고다닌다는것은이를테면지미크로스중위가마사에대한사랑을구부정하게지고서언덕을오르고진창을건너던것처럼그걸짊어진다는뜻이었다.자동사로쓸때짊어진다는말은걷거나행군한다는뜻이었지만거기에는자동사적인것을한참넘어선부담이내포돼있었다.거의모두가사진을짊어졌다.크로스중위는지갑에마사의사진을두장가지고다녔다.첫번째사진은믿음은안가지만사랑으로,라고서명된,코다컬러필름으로찍은스냅사진이었다.그녀는벽돌담에기대어있었다.회색의모호한눈에입술은살짝벌린채카메라를똑바로쳐다보고있었다.가끔씩밤이면크로스중위는그녀에게남자친구가많았기때문에,자기가그녀를매우사랑했기때문에,사진을찍어준사람의그림자가벽돌담까지뻗어있는게보였기때문에누가사진을찍었는지궁금했다.”
-18쪽

전쟁후20년,마흔세살의작가
기억을달래는스토리텔링

“하지만이또한진실이다.이야기는우리를구원할수있다.나는마흔세살이고이제는작가고지금도,바로여기서,린다가살아있는꿈을계속꾼다.테드라벤더도마찬가지고카이오와도,커트레몬도,내가죽인야윈청년도,돼지우리옆에대자로뻗어있던어느노인도,그리고내가한때시신을들어트럭에털썩던져넣은다른여러사람도.그들은모두죽었다.하지만이야기,이를테면꿈결속에서는죽은이들이웃음을지으며일어앉아세상으로돌아온다.”
-259쪽

『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은전쟁소설인한편이야기하기에관한소설이다.팀오브라이언에게이야기하기,즉글쓰기는죽은이들에대한추모이자불가항력으로궤도를이탈해야했던세월에대한위로이기도하다.그는오래전죽은이들을이야기속에불러냄으로써끊임없이재회하고,죽음이이별만은아님을말하고,그렇게스스로를달랜다.『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은베트남에서함께한동료들뿐아니라전쟁중자기가죽인사람,어린시절뇌종양으로죽은여자아이등여러죽음이교차하는데,전쟁뿐아니라삶에서마주하게되는느닷없는헤어짐과그에대한수용을전쟁의경험에빗대어,소설이라는이야기형식을통해들려준다.이야기는허구일지언정진실할수있고,왜곡되어알아볼수없는것들을기억하게해주며,죽음과삶이라는큰문제를좀더감당할만하게바꾸어준다고팀오브라이언은사실과허구의경계를오가며이야기한다.

“마흔세살,전쟁은반평생전의일이되었으나기억하는일은아직도그것을현재로만든다.그리고기억하는일은가끔씩이야기로이어져그것을영원하게만들것이다.그래서이야기가존재한다.이야기는지난날을미래와이어주려고존재한다.이야기는당신이있었던자리에서당신이있는자리로어떻게다다랐는지기억나지않는이슥한시간을위해존재한다.이야기는기억이지워진,이야기말고는기억할게없는영원의시간을위해존재한다.”
-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