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어쩌면책

아빠의 어쩌면책

$17.27
Description
소설가, 그리고 쉰일곱 살에 첫아이를 본 늦깎이 아빠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작가의 ‘아빠 되기’ 산문
전미도서상, 제임스페니모어쿠퍼상, 데이턴평화문학상, “아마존 평생의 필독서 100권”, “[뉴욕 타임스] 20세기의 책” 등 많은 수식어가 미국 작가 팀 오브라이언을 기리지만 그는 무엇보다 전쟁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작가로 유명하다. 스물두 살이던 1968년, 당시의 많은 미국 젊은이들처럼 그는 원치 않은 징집으로 베트남전쟁에 다녀와야 했고, 그 참혹하고 분한 기억으로 1973년부터 50년 가까이 일곱 권의 장편소설과 두 권의 산문을 출간, 전쟁의 위선을 고발하고 개인들의 트라우마를 어루만져왔다. 반세기 동안 모두 아홉 권, 엄연히 과작이지만 이 사실이 무색할 만큼 그의 소설들은 지금도 미국 중고등학교 교과과정과 대학교 문예창작 수업, 전쟁/역사 다큐멘터리, 숱한 북클럽의 텍스트로 꾸준히 인용되며 사그라지지 않는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

팀오브라이언

TimO’Brien
미국작가.1946년미네소타주오스틴에서태어나열살때가족과함께같은주남부의소도시워딩턴으로이사했고,거기서훗날그의글들에짙게묻어날작가적상상력과정서를키웠다.매컬레스터칼리지에서총학생회장을지내고정치학학사를받은1968년베트남전쟁에징집되었고,그이듬해부터1970년까지제23보병사단제46연대제5대대알파중대제3소대에서복무했다.전역후하버드대학원에서공부를하고〈워싱턴포스트〉에서인턴기자로일하다1973년,베트남전쟁보병의일상을담은산문『내가전장에서죽으면IfIDieinaCombatZone』을발표해세간의찬사를받았다.그뒤소설『북쪽의빛NorthernLights』(1975),『카차토를쫓아서GoingafterCacciato』(1978),『핵무기시대TheNuclearAge』(1985),『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TheThingsTheyCarried』(1990),『숲속의호수IntheLakeoftheWoods』(1994),『사랑에빠진수고양이TomcatinLove』(1998),『줄라이,줄라이July,July』(2002)와산문『아빠의어쩌면책Dad’sMaybeBook』(2019)모두찬사를거르지않았다.이중『카차토를쫓아서』는전미도서상을,『숲속의호수』는제임스페니모어쿠퍼상을받았다.대표작『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은〈시카고트리뷴〉하트랜드상등국내외다수의상을받았다.〈뉴욕타임스〉‘20세기의책’,아마존‘평생의필독서100선’등에도이름을올렸고2012년에는데이턴문학평화상평생공로상을수상했다.
평생자신이겪은전쟁과직간접적으로관련된작품을썼다.현재텍사스주중부에살며텍사스주립대학교샌마르코스캠퍼스에서문예창작을가르친다.

목차

1아들에게쓰는편지
2어쩌면책1
3저어라,저어라
4살
5이야기를믿는다는것
6첫마디
7재택학습
8호시절
9하이볼
10맞춤법수업
11재택학습
12위생
13마술쇼1
14당혹
15초밥
16자부심1
17균형
18식은죽먹기
19꼬리이야기1
20꼬리이야기2
21자부심2
22만약에
23재택학습
24재택학습
25구약성경
26티미와태드와아빠와나1
27사내아이들의언어
28재택학습
29세계칠면조수도
30자부심3
31평화주의
32티미와태드와아빠와나2
33재택학습
34재택학습
35좀더쉬운숙제
36티미의침실문
37입맞춤
38회피대마왕
39티미와태드와아빠와나3
40티미의도박
41감미롭고영예로운것
42자부심4
43전우
44어쩌면책2
45마술쇼2
46유용한마술
47염치없지만매우진지한제안
48황금바이킹
49티미와태드와아빠와나4
50탈락
51재택학습
52재택학습
53토론회
54초밥,초밥,초밥
55티미와태드와아빠와나5
56화산속으로
57그러고스튜냄비속으로
58수업계획안
59태드의문학조언
60마지막추가수업계획안

감사
자료에관하여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소설가,그리고쉰일곱살에첫아이를본늦깎이아빠
『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작가의‘아빠되기’산문

전미도서상,제임스페니모어쿠퍼상,데이턴평화문학상,“아마존평생의필독서100권”,“[뉴욕타임스]20세기의책”등많은수식어가미국작가팀오브라이언을기리지만그는무엇보다전쟁의기억을안고살아가는작가로유명하다.스물두살이던1968년,당시의많은미국젊은이들처럼그는원치않은징집으로베트남전쟁에다녀와야했고,그참혹하고분한기억으로1973년부터50년가까이일곱권의장편소설과두권의산문을출간,전쟁의위선을고발하고개인들의트라우마를어루만져왔다.반세기동안모두아홉권,엄연히과작이지만이사실이무색할만큼그의소설들은지금도미국중고등학교교과과정과대학교문예창작수업,전쟁/역사다큐멘터리,숱한북클럽의텍스트로꾸준히인용되며사그라지지않는생명력을이어가고있다.
전쟁만을천착한건아니지만늘전쟁작가라는수식어가따라붙던그에게새로운꼬리표가주어진건2003년6월이었다.아빠라는꼬리표.아이를갖지않겠다는오랜고집끝에첫아이가찾아왔을때그의나이는쉰일곱살,아빠가되기엔너무늦은나이였다.하지만그것은전쟁의기억과글쓰기에시달리던그에게그밖의삶이있음을알려주는,인생의구원과도같은전환점이었다.다만새삶을시작하기에는쉰일곱살도모르는게많은나이였다.늦깎이로아이를키우면서그는많은인내와많은불침번과많은걱정과많은짜증을견뎌야했고,그러면서거대한사랑을깨달았다.
『아빠의어쩌면책』은소설가팀오브라이언의드문산문이자어쩌면마지막이될지모르는책으로,첫아이가태어난2003년부터작가자신이70대중반의나이에다가선2019년까지16년에걸쳐서쓴느리고깊고유머러스한육아기요,사색이요,일기요,가족드라마다.소설가를업으로삼아온늙은아빠가더늦기전에두아들에게전해주고픈아빠의모든것이이책에담겼다.전쟁,기억,추억,글쓰기,독서,소설,문학,역사,가족,사랑,인생,기타등등.총60개의꼭지로구성된이책은때로는아빠의한스러운기억을돌아보고,때로는두아들의어린시절을그리워하며,때로는두아들에게글쓰기와역사와도덕에대해“재택학습”을실시하고,때로는소설에평생몸담아온사람답게문학에관한깊은상념을펼친다.팀오브라이언은“어쩌면”이라는,삶도죽음도그것으로끝이아니라는가능성의말로써현재의만남을기리고사후의재회를기약하며더없이소설가다운‘아빠되기’를실천한다.

“아버지의주요임무는교육이나훈육을하는게아니야.아버지의주요임무는곁에있어주는거야.”
-20쪽

어쩌면,어쩌면,어쩌면
과거도미래도희망으로끌어안는가족드라마

“‘어쩌면’이라는단어에부도덕한건없어.이어쩌면책은우리인생처럼처음부터끝까지어쩌면으로꽉차있어─발견되지않은모든진실,잊혀버린모든진실,알수없는모든진실로말이야─그러니자명하고철석같고기적같고영원한진리에접근한다는믿음이들때조차‘어쩌면’이라고말해도괜찮아.”
-61쪽

『아빠의어쩌면책』은첫아이가태어난2003년,자식에게아빠를알려줄짧은메시지로기획되었다.하지만그때에도저자는이미나이가많았고그의인생에는수수께끼와딜레마가여전히어지럽게널려있었다.술주정뱅이였으나문학을사랑했던아버지에대한거리감과지독한그리움,인생에커다란한을남긴베트남전쟁,그런경험들과늦은나이탓에좋은아빠가못될수도있다는불안.요컨대인생은짧은메시지로요약될수가없었고,이때문에『아빠의어쩌면책』은16년만에야두꺼운원고로마감을맞게되었다.그사이저자는쉰일곱살에서일흔세살이되었다.전선을물어뜯고흙먼지를디저트로즐기던두아기는말수는줄고반항은는,앵그리버드와마인크래프트를사랑하는열일곱살과열다섯살사춘기소년이되었다.70대소설가아빠와두10대아들사이에는소소한의견다툼과짜증이오가고,몸에맞지않는성급한문학담론이오가고,헤밍웨이와플래너리오코너와포크너등이오가고,재택수업과숙제가오가고,때로는웃음,때로는지루함이오가지만,그모든건함께할세월이많지않다는불안과두려움속에서끝내사랑으로승화한다.돌고돌아끝이뻔한가족드라마.하지만베트남전쟁을겪은후평범한삶의소중함을누구보다잘알게된저자는,클리셰와스테레오타입을평생토록경계해온소설가답지않게,이뻔한드라마가되도록오래이어지길고대하고있다.
『아빠의어쩌면책』은허구를지어내는,거짓말에능숙한소설가의글답게체념과희망이동시에깃든“어쩌면”이라는말로현실을열어둔다.지나간일들과가능했을미래를열심히떠올리는한죽음은어쩌면끝이아니며육체가없어도존재는생생히살아있을수있다는믿음이이책곳곳에배어있다.

“티미는이제두달남짓,정확히는9주가되었는데울음을그치려들질않는다.녀석은제아기침대와딸랑이와제어머니와나를포함해완전신상품인세상과그안의모든걸싫어하는것같다.배앓이예요,의사들은말했지만이아이는먹는것도싫어하고안먹는것도싫어한다.녀석은자는것도싫어하고안자는것도싫어한다.녀석은빛도싫어하고어둠도싫어한다.녀석은뜨거운것도싫어하고차가운것도싫어하고그사이의모든온도도싫어한다.녀석은분노로차있다.나는잭더리퍼의아버지가되었다.”
-26쪽

말년의소설가가문학을대하는법
소설을쓰고믿는다는것

“소설가는있는그대로의세상만그리는게아니라그비슷한세상혹은있을법한세상혹은있어야할세상도그린다.아버지가세상을뜨기얼마전나는샌안토니오의병원까지형편없는70마일길을차로달릴수있었고마땅히달려야했다.나는아버지를품에안을수있었고마땅히안아야했다.나는이렇게말할수있었고마땅히말해야했다.‘아빠,너무너무사랑해요.’나는그러지않았다.하지만이야기속에서는기적이일어날수있다.이야기속에서는우리아버지가죽었다가일어앉아그품으로나를안아줄수있다.이야기속에서는그가이렇게말할수있다.‘괜찮아,네가아빠사랑하는거아빠도알아.’”
-222-223쪽

『아빠의어쩌면책』은소설가아빠가처음부터자신의죽음을상정하고자식에게남기는글이다.세월이지나면잊힐아이들의순수함과기발함,가족의따뜻함이전면에부각되지만그래도그밑에깔린정서는이별을앞둔긴장과슬픔이다.이미자신의아버지와아쉬움뿐인헤어짐을겪은팀오브라이언에게이야기,즉소설이란단순히고상한오락물이나생계수단이아니었다.그것은어쩌면다른현실이가능했음을떠올림으로써당장의불완전한현실을견뎌내는방법이었다.어린나이에많은죽음을봐야했던베트남전쟁때가그랬고끝내친해지지못한아버지와이별했을때가그랬다.그에게소설은일종의마술이었고,이것이있으면죽음도마냥끝은아니어서견딜만했다.그래서그는『아빠의어쩌면책』곳곳에서이야기를하고이야기를믿는다는것의의의를반복적으로들려준다.그배경에는언젠가자식들이견뎌야할것을미리내다보고일러주는훗날의팀오브라이언,죽어서도자식을챙기는아빠가있다.『아빠의어쩌면책』은평생소설을쓰고믿으면서어느덧말년에다다른한소설가의문학적마음가짐을고백한책이기도하다.이책은삶과사람과소설에대한사랑으로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