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일지

호수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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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호수 일지』는 문서진 미술작가가 미국 메인 주의 작은 마을에 한 달간 머무르면서 진행한 작업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작가는 꽁꽁 얼어붙은 겨울 호수 위에 매일 삽으로 눈을 쌓아올려, 봄이면 사라질 일시적 섬을 만들기 시작한다. 영하의 기온 속에 섬의 면적이 점점 불어날수록 그 무게로 인해 호수의 표면이 깨져 물에 빠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커진다. 하지만 작가는 삽질을 계속한다. 자신이 이 작업을 왜 수행하는지 모르는 채로, 호수가 들려줄 대답을 기다리면서. 그 느리고 고요한 시간이 쌓여 무용하고도 아름다운 삽질의 기록이 되었다.
저자

문서진

등산과산책을좋아하고몸을쓰는일을하는미술작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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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호수위에홀로선사람
매일삽으로눈을쌓아올려
봄이되면사라질섬을만들다

무용하고아름다운삽질의기록,
호수일지

돛과닻의첫번째총서로선보이는‘작업의기록’은예술가의글에대한관심으로부터출발한다.시간과품이드는수행적작업을할때적지않은예술가들이진행과정에서,혹은전후에,꼼꼼한텍스트로기록을남긴다.그러나그기록은영상이나사진과같이시간과공간을시각적으로담아내는매체에밀려부수적인자료로여겨지곤한다.사람과함께어떤시간을통과한글은그자체로힘을지닌다는믿음으로,창작의주체가작업과정에서성실하게직조해낸언어를잘보듬어독자에게건네보려한다.

시리즈의첫책으로『호수일지』를펴낸다.『호수일지』는문서진미술작가가미국메인주의작은마을에한달간머무르면서진행한작업의과정을담은책이다.저자는꽁꽁얼어붙은겨울호수위에매일삽으로눈을쌓아올려,봄이면사라질일시적섬을만들기시작한다.영하의기온속에섬의면적이점점불어날수록그무게로인해호수의표면이깨져물에빠질지모른다는두려움도커진다.하지만작가는삽질을계속한다.자신이이작업을왜수행하는지모르는채로,호수가들려줄대답을기다리면서.그느리고고요한시간이쌓여무용하고도아름다운삽질의기록이되었다.

저자는매일삽질을마치고숙소로돌아오면일지를기록했다.일지의첫줄에는최고온도와최저온도,바람의세기와눈의유무등그날의기상정보를꼼꼼히적는다.그리고일지의마지막줄은대부분같은문장으로끝난다.이호수가내일도무사하기를빈다는말로.작업과정의대부분이영하를오가는추운날들을배경으로하고있지만그내부에는따뜻한온기가느껴진다.호수의안녕을비는마음이호수를비롯해그것을잠시터전삼은나의안녕과세상의안녕을기원하는마음으로까지확장되어읽히기때문일것이다.

우리는흔히헛된일을일컬어‘삽질’이라부르곤한다.삽으로땅을힘들게팠는데거기서별소득을얻지못한경우로부터유래한표현이다.통속적인의미에서라면삽질중의삽질로예술을꼽지않을수없다.대개는들이는노력에비해금전적보상을얻을수없어생활의안정적인조건을갖추기어렵고,세상에보편적으로통용될만한이해와성취를얻어내기란더욱쉽지않다.그럼에도불구하고지속한다는것은어떤의미일까?저자의삽질은호수를벗어나예술의의미를되묻는자리로우리를이끈다.가만히귀를기울여보자.몸과마음을부지런히움직여이세상의안녕에대한감각을매순간복원하려애쓰는사람의의지가독자들에게전해질것이다.

시리즈소개
작업의기록
‘작업의기록’은수행적인작업의과정을기록한창작자의글을소개하는작은총서입니다.때로는손가락사이로빠져나가는모래알같고때로는견고히쌓아올린돌탑같은예술의시간을담습니다.언어의몸에새긴기록이다른매체의부속물이아니라온전한작품으로서독자와만나,예술의존재의미를묻는또다른시간의문을열어주기를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