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교 시선집 (정석교 시집)

정석교 시선집 (정석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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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업과 시업을 견디어낸 한 시인의 역정 조명
정석교 시인의 ≪정석교 시선집≫이 ‘예서의시015’로 출간되었다. 이 선집은 시인의 생전의 시집 ≪겨울 강 푸른 뜻≫(2020) 등 일곱 권에서 뽑아 엮은 것이다. 이 선집을 통해 강원도 삼척이라는 특정 지역에 뿌리를 두고 생업과 시업(詩業)을 견디어낸 한 시인의 역정(歷程)을 비춰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문학에 대해 초지일관 흔들리지 않고 일목요연하게 투철하게 가꾸어나간 시인의 시정(詩情)과 열정과 순정(純情)을 선집 곳곳에서 목도하게 될 것이다. 비록 시인이 이 땅에 두고 간 시의 전편(全篇)을 음미하고 통독하진 못한다 해도 이렇게나마 시인의 육성(肉聲)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그의 몸으로 감당했던 그 당면 문제들과 함께 그는 그곳에 있었고 또 그는 그곳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그의 시는 이곳에서 이렇게 동시에 함께 부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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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석교

1962년강원도삼척출생.1997년≪문예사조≫시,2016년≪시에티카≫수필등단.≪동안≫,≪두타문학≫,≪어화≫동인.시집≪산속에서니나도산이고싶다≫(2001),≪꽃비오시는날가슴에꽃잎띄우고≫(2011),≪딸셋애인넷≫(2013),≪바다의길은곡선이다≫(2015),≪빈몸을허락합니다≫(2017),≪곡비≫(2019),≪겨울강푸른뜻≫(2020)등출간.강원작가회의회원,두타문학회회원,강원공무원문학회회원.2020년4월15일별세.

목차

하늘문

산속에서니나도산이고싶다(2001)
오불진사람들/자화상/들꽃/산속에서니나도산이고싶다/정라진어부천씨(千氏)/아버지의바다/죽서루(竹西樓)에서/삼척역

꽃비오시는날가슴에꽃잎띄우고(2011)
이팝꽃/감꽃일기/파꽃같은어머니말씀/감자꽃/치자꽃/수선화/꽃비오시는날가슴에꽃잎띄우고/수로부인,꽃꺾어바치오며/능소화에게묻다/밤느정이/석부작,돌에물을주다/담쟁이꽃/들길에피는뭇꽃처럼살리/고흐는해바라기를키우지않았다

딸셋애인넷(2013)
에필렙시/딸셋애인넷/월계이발관/자화상/낙조

바다의길은곡선이다(2015)
오불진사람들/서울의바다/꽃숭어피네/오징어채낚기/출어/아침을낚다/숨비소리/누이의노래/실러갠스/등/20140416-0848-2-325(476)/벚꽃이눈물처럼날리던날/흉어기는선술집이어판장입니다/한사리/어물전,바다를장전하다/바다의길은곡선이다/바다,봄빛슬어놓고/낯선포구에서/가난한시인의안주

빈몸을허락합니다(2017)
2월화암사/간월암/어산불영/홍련암/꽃살문을보며/배알문/심우도/윤장대를돌리다/연등다는아침/늙으신탑/무두불/비천도를품다/빈몸/물의혜안/면벽을풀다/푸른몸/침/다비/설법이끝날무렵/베율로가는길/아하,고불매/법당이작다고부처가없으랴/울어라울어/휴(休)

곡비(哭婢)(2019)
모란공원/고요하고거룩한밤에/사월의비/워낭소리/불가촉시인/개마무사를보다/다정한폐허/곡비/소금꽃/프로크루테스침대/낙타의등/아침마다우화하는남자/검은전사

겨울강푸른뜻(2020)
공복의들녘/바람의지문/동지/겨울강/눈꽃,피다/무화과/서리/능소화지다/햇밤

[해설]빈몸으로그린자화상_남기택(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시인의영전에술한잔바치듯,일곱권의시집가지런히엮어...

이선집은첫시집≪산속에서니나도산이고싶다≫(2001)로부터≪겨울강푸른뜻≫(2020)까지일곱권의시집에서누군가아무리애써서고르고누군가아무리애써서엮었다해도시인의전집(全集)은결코될수없을것이다.그러나조심스럽게이선집제일앞의열린시〈하늘문〉을마치시인의영전에술한잔바치듯이권두에가지런히놓는다.그리고천천히기(旣)시집제목으로부를나누면서형식상으로는7부로나누었으며아쉽지만총92편을수록할수밖에없었음을미리밝혀둔다.

먼저제1부에해당하는〈산속에서니나도산이고싶다〉에서시인의심성을엿볼수있는순간이많다.삼척‘오분리’마을사람들의입담과정감을적나라하게형상화하면서도더중요한것은그들의한과아픔을외면하지않는것이다.그러한그의섬세한심성은자갈길,비탈길에아무렇게피어있는들꽃하나도그냥지나치지못한다.그리고이선집은물론이거니와그가남긴많은시에등장하는혈육들에대한애정도그의성품일것이다.그의품성은그의상상력과더불어산에가면산이되고정라진어부를만나면어부가되고바다에이르면‘아버지의바다’가된다.
〈꽃비오시는날가슴에꽃잎띄우고〉에서는‘이팝꽃’에서고흐의‘해바라기‘까지활짝피어있다.이를테면’꽃의시편‘이라고할수있다.꽃의생명과꽃의고요와꽃의평화가다큐처럼펼쳐져있다.그러나그꽃의행렬은풍경화나정물화가아니다.이팝꽃에도할머니의설움이서려있고감꽃에는누이가말하던눈물의설화가스며있다.시인의심성을피해갈수없고시인의심성을만난꽃은시인과같은시가되었다.또꽃이눈물이되었고시가눈물이되었다.이쯤해서그를수로부인에게꽃을바치는꽃의시인이라불러야할것같고’는질는질바람타고희롱하‘듯꽃을희롱하는시인이라불러야할것같다.차라리뭇꽃같은시인이라불러야할것같다.그대여그대있는곳에서혹시시인처럼외롭고가난했던해바라기의시인반고흐씨를만나보았는가?
〈딸셋애인넷〉은자식을둔이땅의애비들이어떻게시를더읽을수있을까?마음이아픈시는더읽지않아도이미시가되었다.‘거울정면펼쳐지는’이‘낙조’같고낙화같은시앞에서어떻게또시를읽어야할것인가?시도시인도마음아픈시를만나면허공을잠시응시할수밖에없으리라.
〈바다의길은곡선이다〉는‘저릿저릿한’바다와‘동무같은’바다와검푸른바다와아버지의바다와함께바다의시라고할수있다.가령,물질가는사람들,노량진에자리잡은서울의바다,뱃전에서오징어채낚기를하고누이의목소리가부서지는바다의연애사를증언할’명자집‘이줄지어서있다.그리고무엇보다눈물과슬픔의바다라고불러야할’여린꿈‘이무너진그’세월‘의시가실려있다.시인을곡비(哭婢)라하는비유는평범한비유가아니라어떤상징이고어떤은유일것이다.
〈빈몸을허락합니다〉는그가빈몸을이끌고다녔던탁발승(托鉢僧)의떠돌이시편들같다.그는많은곳을떠돌며시를위해탁발승이되었고탁발승이되기위해또많은곳을고행하듯떠돌아다녔다.이시편들에선그의행적과그의시가유난히성실하고근면하게보인다.그는시인을무슨훈장이나깃발처럼들고다니지않는다.그저저차마고도수행자들처럼삼보일배하듯순례하고시앞에서고해성사하는심정이었을것이다.
〈곡비(哭婢)〉는여린곡비가아니라냉철하고통렬한곡비다.특히현실적이고비판적인안목이돋보인다.그러나비판적이고현실적이다해도예의그의시의특장(特長)인인간적인면모와사유(思惟)가두드러지게나타난다.사회나세상이나시대를향한연민(憐憫)과분노도그의인간적인성정과만나반듯한시편으로완성된다.하여그의시편은거칠지않고언짢지않고불쾌하지않고오히려숙연해질수있고성찰할수있는계기가된다.그가그곳에서는곡비알바같은것하지말고‘오분리’어디쪼그만편의점사징님이라도했으면좋겠다.
〈겨울강푸른뜻〉에서그는들녘을지나가는서러운기러기가되었는가?아니면겨울강앞에서무엇을속죄하고있는가?그리고그의시가능소화처럼툭!떨어졌다!그의시가햇밤처럼쩍!펼쳐졌다!이선집을비롯해서그의많은시는이제독자의것이되었다.그를증언할수있는것은그의외로운시밖에없을것이다.이것또한시인의운명이며숙명일것이다.운명이나숙명앞에선또숙연(肅然)할수밖에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