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의 탄생 (추방된 어머니들의 역사)

미혼모의 탄생 (추방된 어머니들의 역사)

$18.00
Description
그간 우리가 이야기했던 모성사는 단지 절반의 어머니들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임신과 출산 과정을 통해 누구나 어머니가 된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입양 보내고 어머니 되기를 포기한 이들의 모성은 아직 이야기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저자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수많은 여성들이 ‘미혼모’라는 집단으로 분류되고, 자신이 낳은 자녀를 결혼한 부부에게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던 미혼 모성 억압의 경험을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미혼모’라는 용어는 낙인적 용어로서가 아니라 분석적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저자는 우선 우리에게는 생소한 서구의 “베이비 스쿱 시대”를 논한다. 이는 성역할에 기반한 자본주의 중산층 핵가족에 대한 지식과 이상이 만들어지던 이면에서 자행된 미혼모성 억압의 역사이다. 이 시기 서구에서 임신한 미혼 여성은 시설로 소리 소문 없이 보내졌으며 아이를 낳고 다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사회로 돌려보내졌다. 교화와 갱생 교육을 받고 그들이 출산한 아이는 결혼한 중산층 핵가족으로 입양 보냄으로써 미혼모는 다시 결혼에 적합한 여성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서구의 “베이비 스쿱 시대”를 풍미했던 지식과 실천이 어떻게 국내에 유입되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의 미혼모의 지위는 어떻게 ‘어머니’에서 ‘불우 여성’으로 변화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추적한다. 근대 결혼 제도 안에서 희생하는 어머니로서 여성성을 전형화 한 것이 ‘모성화’의 역사였다면, 이 책은 결혼 제도 밖에서 모성을 거세당한 미혼모의 ‘탈모성화’를 다룬 최초의 역사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안토니아스의 첫 책으로 수익금은 미/비혼의 임신과 출산으로 어려움 속에 있는 분들을 위해 전액 기부할 것이다
저자

권희정

문학에심취하여대학에서일문학을전공했다.하지만사회의모순을이해하기위한해답은문학에있지않음을느끼고이후인류학으로전공을바꾼다.가족과젠더문제에관심을갖고이혼에대한연구를하던중2008년한국의미혼모에대한인식을바꾸고그들의양육권을보호할목적으로국내에들어와활동을시작한미국의입양부리차드보아스박사를만난다.그가설립한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의사무국장으로이후약5년간활동했다.그간전혀알지못했던미혼모문제와마주하며문제는미혼모에게있는것이아닌사회에있음을깨닫고그들을둘러싼사회적문제를분석하여2014년박사논문“한국의미혼모성에관한연구:근대이후가족과입양제도의변화및실천을중심으로”를완성한다.오랜강사생활과박사학위후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연구원생활을잠시했으나현재1인출판사안토니아스를설립하고미혼모이야기수집,관련서적번역및출판을통해미혼모에관한관점이두가지양극즉억압또는구원의대상을벗어나온전한개체로서이해할수있는지식과담론생산을위해노력하고있다.

목차

감사의글
글을시작하며

1부/배제,모성의추방
1장침묵의역사
2장역사적장으로서의미혼모성
3장세개의퍼즐맞추기:‘미혼모’,‘가족’,‘입양’

2부/기록,모성의소환
1장근대의전환기:요보호아동의재배치와‘양육할수없는어머니’경계만들기
2장근대국가로의성장기:‘어머니’에서‘불우여성’으로
3장후기근대‘가족’과‘입양’,경합하는담론속의‘미혼모성’

글을마치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탈모성화’라는새로운개념을제시하고
미혼모의모성을역사적관점으로통찰한최초의저작
근대젠더정치의완전체:모성화(motherization)VS탈모성화(demotherization)

서구여성운동사에있어서제2의물결이라기록되는1970년대를전후해서구의많은여성학자들은섹슈얼리티/가족/재생산권에대한문제를제기하기시작했다.이들은성적으로수동적인여성/희생하는모성은여성과어머니가갖는본질이아니라가부장적담론이만들어낸결과이며,젠더는사회/문화적맥락에의해구성된것임을밝히는주요한업적들을남겼다.또한결혼을독신보다나은일로여기게된것은남편과아내그리고부모와자녀들의친밀하고다정한관계의발전을요구하는핵가족이출현한16세기경무렵이었으며,자애롭고희생하고헌신하는모성은남성중심의근대국가형성과관련된이데올로기적구조물이었음을밝힌다.나아가성역할에기초한‘핵가족’을정상가족으로전형화하고조건없이희생하는어머니상만들기는단지‘모성신화’이며여성을‘모성화(motherization)’하는근대가부장성에기초한젠더정치의결과임을이론화하였다.
한국에서도1990년대이후희생하는/무성적어머니상에균열은내는이론적작업이활발하게이루어지기시작한다.이에따라다양한욕구를가진어머니들의모습이근대가만들어낸전형적어머니상에균열을내며대중문화텍스트를통해빈번히재현되기시작한다.아버지의병상에서자신의미적욕구를위해머리에마요네즈를바르는어머니,사회가기대하는어머니상으로살지만그안에서오히려자신을파괴하는삶을살고있는어머니,그리고우리가전혀그러리라생각하지않은어머니들의이미지와그간말해지지않던어머니들에대한이야기가쏟아져나왔다.그러나그‘다양’함속에여전히소외된어머니들이있다.바로아이를잉태하고출산하였으나‘어머니’가될자격이없는비윤리적‘여성’으로범주화되고,자신이낳은아이를결혼제도안에‘가족’을이룬중산층/이성애가족으로입양보내고재활과훈육을통해결혼하기적합한‘정상여성’으로돌아가기를종용받았던어머니들의이야기이다.근대의모성사는바로이들의역사를이해하는것으로서완성될것이다.또한결혼제도안으로여성을포획하고그안에서한없이희생하고헌신하는어머니로‘모성화(motherization)’하는동시에결혼제도밖에서어머니가된여성의모성을부정하고그들의어머니됨의자격을박탈하고자녀를입양으로분리해내는‘탈모성화(demotherization)’의역사가말해질때바로근대젠더정치의양가성이드러날것이다.이것이바로성/재생산/가족을둘러싸고벌어진근대젠더정치의완전체이다.

서구의‘베이비스쿱시대’,‘미혼모’로부터모성을거세한차별의기원

최근미혼모의양육권이과거에비해활발하게이야기되고있다.미혼모가아이를포기하지않고스스로기를수있도록제도를바꾸고인식을개선하기위한노력들도이루어지고있다.그리고가끔우리는이런이야기를듣는다.‘서구는미혼모에대한차별이없는데한국사회는아직후진적’이라는식의이야기이다.이말은반은맞지만반은틀리다.현재의관점에서보면그렇다고할수있지만과거역사를거슬러올라가면그렇지않기때문이다.미혼모라는낙인을찍어이들을집단적으로시설에수용하고아이를입양보내고결혼하기적합한‘여성’으로교화시켜다시아무일없었다는듯사회로복귀시키는일은바로서구에서시작되었다.그시기를서구의역사는“베이비스쿱시대”로기록하고있다.미국,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에서단지결혼을하지않고임신했다는이유에서수많은‘미혼모’들이“체계적이고폭력적인방식에의해아이를입양보내야했던시기”를경험했다.나라에따라다소차이가있지만대체로제2차세계대전이후부터1970년대까지이다.이기간동안미국에서는6백만에서1천만명에이르는미혼모가,캐나다에서는약35만명의미혼모가친권을포기하고아이를떠나보낸것으로추정된다.혹은나라에따라1980년대초까지이러한일이지속되었다.근대법률혼주의에입각한핵가족만들기라는국가적프로젝트는제도밖에서임신하고출산한여성들의모성을거세했으며,근대학문으로등장한정신분석학과사회복지학이과학의언어로이들어머니의모성을거세해내는정교한이론적작업을했다.그리고근대새로운직업군으로등장한사회사업가들(socialworker)이입양이란제도를통해미혼모로부터그들자녀를분리해냈다.이때부터미혼모의자녀는어머니가있으나‘고아’로명명되기시작하였다.하지만1970년대후반입양으로아이를포기해야했던어머니들스스로가자신의잃어버린모성권에대해말하기시작하며서구의몇몇국가에서는이러한역사적만행에대해정부로부터사죄를받기까지하였다.

‘미혼모’는없었다!:만들어지는모성의범주,‘미혼모’용어의등장은1970년대전후의일

‘미혼모’를일탈적개인또는불우한여성들로서가아니라하나의사회적집단으로보고그들의사회적지위그리고성/출산/결혼그리고입양을둘러싼담론과제도가어떻게변화하여왔는지를역사적관점을가지고세밀하게들여다보는작업은매우중요하다.이렇게함으로써비로소당대정치이데올로기에부합하지않은개인들이을어떻게하나의사회적범주가되었는지,그리고이들집단에어떠한정치적개입이이루어지고그결과는어떠했는지도출할수있기때문이다.필자는언제어떻게우리사회에서‘미혼모’라는사회적범주가만들어지게되었는지역사의조각들을맞추며1950년대까지거슬러올라간다.그리고1970년대이전우리사회에‘미혼모’라는개념은물론용어자체도없었음을발견한다.
역사적으로언제나‘모성’은규정되어왔다.‘어머니’의양육역시언제나당연시되었던것은아니다.어떤어머니들은자신의삶을포기하고아이를기르는것이,어떤어머니들은아이를부계혈연가족에입적시키는것이자연스러운일로기대되었다.또한어떤어머니들은아이를입양보낸뒤다시‘여성’으로돌아가는것이모두의행복을위한일이라믿도록훈육되었다.그렇기때문에‘모성’의범주는항상문제적이고이데올로기적이다.저자에따르면,1970년대이전아이를키울수없는‘모성’은혼혈아동을출산한어머니였다.당시서구에서들어온근대적학문인사회복지학에서는근대의가족질서에맞지않는혼외출산여성들을‘unwedmothers’라개념화했고이용어가그대로국내에유입되어혼혈아동을출산한어머니를규정하는데사용되었다.이후자본주의경제가발전하고근대국가로서의면모를더욱갖추어나가는1970년대어머니가될수없는모성의범주에변화가일어난다.드디어‘미혼모’라는용어가등장하고핵가족이이상화되는가운데결혼제도밖에서출산을한모든여성들이이‘미혼모’의범주안에포섭되었다.해외입양을전담하던입양기관들은이때부터‘미혼모상담’을본격적으로도입하고,해외로부터친권포기상담전문가를초빙하여국내사회복지사들을대상으로미혼모들이보다효과적으로아이를포기할수있는방법을훈련시키는한편‘미혼모’에대한이해가없던정부를설득하고미혼모의‘갱생’과아동의입양을위한정부의지원과사회적지지를이끌어낸다.

근대모성사의복원,그위험속에서미혼모성의미래를전망하다

모성은천부적인것일수도있고아닐수도있다.이는한아이를임신하고출산하는과정에서느낄수있는감정이기쁨과희열만이아니라죄책감,우울,슬픔까지매우다양하게발현되기때문이다.하지만결혼한여성에게는기쁨과희열만이자연스러운것으로언설화되며양육의모든책임을떠안기는한편,미/비혼상태에서임신한여성에게서는죄책감과우울,슬픔만이자연스러운것으로본질화하며양육권을박탈하고그들자녀의입양을정당화했다는측면에서모성은관념적이며사회구성적이며정치적이다.즉에이드리언리치가지적한것처럼우리사회에는경험적모성과제도적모성사이의커다란괴리가있다.
이제어머니로서그들의삶과이야기는새롭게조망될필요가있다.그리고그들의경험은모성사의한축으로기록되어야한다.하지만이러한과정속에그들이다시희생하는‘어머니’로서전형화되는오류는범하지않도록해야할것이다.그러한점에서미혼모성을역사화하는작업은조심스럽고위험하다.왜냐하면어머니가되거나어머니가되지않는다는선택의기회를박탈당하고한쪽방향으로만내몰린여성들이그안에서경험하게되는어려움을개인의문제로온전히떠안고감내하는것을강요받았던근대젠더체제가그뿌리에있기때문이다.이에대한명확한인식을가지고미혼의모성사는다시쓰여야한다.
이책은1부“배제,모성의추방”과2부“기록,모성의소환”으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저자는우선‘미혼모’를사회적이고역사적사건으로접근해야함을깨닫는데결정적계기가되었던서구의‘베이비스쿱시대’와그시대를관통한서구미혼모들의경험에대해이야기한다.이어국내혼외출생아통계및입양에있어서미혼모자녀가차지하는비율로부터우리가얻을수있는통찰은무엇인지서술한다.그리고이통계들과서구의‘베이비스쿱시대’가결코무관할수없다는합리적의심을제기하며,‘아이를버린미혼모’라는언설은당대의가족과젠더정치의긴밀한연관속에구성된것임을논한다.2부에서는대한민국건국이래부터2010년대중후반까지성,사랑,결혼,가족에대한담론과제도가어떻게변화하였는지,그리고이와맞물려미혼모에대한인식과담론은어떻게변화하고그들의사회적지위는어떻게변화하였는지추적하고있다.다소방대한시기를다루고있어자칫개괄적으로흐르지않도록저자는결혼/가족,입양,그리고미혼모당사자의인식과행위성을세개의층위로나누어분석한다.근대이후정비된가족제도와입양제도그리고가정에관한담론들과입양실천이시대에따라미혼모성을어떻게위치짓고의미화했는지,또한행위자로서의미혼모는자신의모성을어떻게의미화하고재해석하며제도와담론에도전해왔는지의분석을통해‘어머니’라는경계에서경합하고있는미혼모성의역사성을탐구하고있다.저자는당대의인식과제도가미혼모라는사회적집단을만들고그들의행위성을구성했던것처럼향후우리사회미혼모를한명의어머니로,미혼모와자녀로구성된가족을하나의가족으로받아들이기위해서는바로우리가살고있는이시대의담론과제도가변화하여야함을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