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친구님들 혹, 바람결에라도 제 서툰 노랫소리가
실려 오거든 한번 돌아보아 주세요.
실려 오거든 한번 돌아보아 주세요.
글은 세상에 남기는 빚일지도 모릅니다. 지우고 지워도 모자랄 판에 엄연한 업장을 새로이 쌓는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어차피 이내 사라져버릴 시간의 흐린 그림자에 불과한 인생에 뭘 남기겠다는 욕심이라면 그것처럼 부질없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수긍이 갑니다. 어느 환경운동가의 말처럼 펄프만 낭비함으로써 자연을 훼손하고 세상에 공해를 남기는 죄업을 짓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낙선에 낙선을 거듭할 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수백 매의 원고가 노래 한 토막만도 못하다고….
그러나 삶에는 스스로 안고 가야 할 것과, 반드시 해소해 주어야 할 여한 내지는 풀고 가야 할 매듭이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통과의례라고 부르고 그 통로가 문학과 예술이라고 믿습니다. 그다지 변변치 않은 것이었지만 내 삶을 통해서 겪었던 갈등과 고통, 애착과 증오, 육친의 죽음과 관계의 소멸 등등…. 현실에서 미처 씻어내지 못하고 풀어내지 못한 그것들을 가상의 세계에서나마 씻어내고 풀어내서 세상 떠날 때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통과 의례, 그것이 내게는 문학이었기를 바랍니다.
어느 고운 날, 정갈하게 차려입고 당신께 가고 싶어요.
이제, 얼룩도 흔적도 다 떨쳐버리고
청결 재계, 세상에서 가장 단정한 모습으로
당신을 만나러 가고 싶어요.
웃고 있는 당신을 만나면 단지 나도 맑은 웃음 하나로만
그 너른 품에 안기고 싶어요.
- 自序 중에서
그러나 삶에는 스스로 안고 가야 할 것과, 반드시 해소해 주어야 할 여한 내지는 풀고 가야 할 매듭이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통과의례라고 부르고 그 통로가 문학과 예술이라고 믿습니다. 그다지 변변치 않은 것이었지만 내 삶을 통해서 겪었던 갈등과 고통, 애착과 증오, 육친의 죽음과 관계의 소멸 등등…. 현실에서 미처 씻어내지 못하고 풀어내지 못한 그것들을 가상의 세계에서나마 씻어내고 풀어내서 세상 떠날 때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통과 의례, 그것이 내게는 문학이었기를 바랍니다.
어느 고운 날, 정갈하게 차려입고 당신께 가고 싶어요.
이제, 얼룩도 흔적도 다 떨쳐버리고
청결 재계, 세상에서 가장 단정한 모습으로
당신을 만나러 가고 싶어요.
웃고 있는 당신을 만나면 단지 나도 맑은 웃음 하나로만
그 너른 품에 안기고 싶어요.
- 自序 중에서
백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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