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데제르의 일요일 (양장본 Hardcover)

장 데제르의 일요일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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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독한 몽상가의 일상에 관한 시적 연대기
「…… 그에게 삶이란 삼등칸 승객들을 위한 대기실과도 같다. 표를 받고 나서는,
더 움직일 필요 없이 승강장을 오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다.
기차가 떠날 때가 되면 직원이 그에게 알려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느 역으로 향하는지 모른다. ……」
-본문 中-



시대를 초월한 모던함을 지닌 소설 『장 데제르의 일요일』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프랑수아 모리악의 절친한 친구이자 보르도 출신의 작가 ‘장 드 라 빌드 미르몽’이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전선에서 산화하기 전 생전에 출판한 유일한 작품이며 당시 소수의 독자를 위해 초판 305부 한정 인쇄되었으나 작가의 사후 입소문을 통해 열렬 독자층을 만들면서 세기를 거듭해 재출간되고 있는 명작이다.

이 소설은 작중의 주인공 ‘장 데제르’와 같이 파리의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저자의 경험이 투영된 이야기로, 삶의 일상과 단조로움을 부드럽고 쓴맛 나는 아이러니로 탐구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장 데제르는 기다림으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으며, 일요일은 그의 전부이자 관료적인 일상에서의 유일한 탈출구다. 그는 오로지 일요일을 통해 환상과 자유를 즐기며, 평소의 단조롭고 지루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주의 평온 속에서 불멸의 권태"로 특징지어지는 장 데제르의 삶은 내부의 열망과 외부 현실 사이의 대조를 통해 방향 없이 표류하며 인생의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독자는 이 한 편의 블랙코미디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열망과 기대 그리고 생애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저자

장드라빌드미르몽

(JeandeLaVilledeMirmont)

20세기초프랑스의소설가이자시인이다.1886년12월2일생으로,프랑스남서부보
르도의한유복한개신교가정에서태어나엄격한교육을받으며성장했다.1904년보르도
대학에입학해문학을공부했고,1908년파리로올라와공무원시험을준비했다.22세되
던1909년훗날노벨문학상을받게되는작가프랑수아모리악과재회하며파리에서우정
을키웠다.
한편드미르몽은파리에서노인지원을담당하는공무원으로일했는데,이시기의경
험이소설『장데제르의일요일』을창작하는데영감을주었다.
제1차세계대전중프랑스57연대에소집되었으며,1914년11월28일베르뇌유앙상파
뉴의슈맹데담고원에서포탄폭발로전사했다.『장데제르의일요일』은그가사망하기몇
달전에그자신과소수의사람을위해출판한책으로,오늘날에도끊임없이읽히는고전
이며드미르몽을프랑스‘잃어버린세대’의주역으로만든작품이다.
이외에도사후에출판된여덟편의콩트와매우얇은시집『공상의지평선(L'horizon
chimerique)』이있으며특히이시집에실린4편의시가가브리엘포레의음악에사용되어
유명해졌다.

목차

사례연구:장데제르-7
일과-17
모험-59
그후-107

내친구장드라빌드미르몽을기억하며-121
옮긴이의말-135

출판사 서평

산책문학의전형,장데제르파리(Paris)를누비다.

『장데제르의일요일』은전통적인서사기법과형식을탈피한모더니즘문학의여러경향을담고있는데,일부다다이즘의플롯처럼이야기가논리적인인과관계보다는무작위한에피소드로전개되며등장인물들의대화도비논리적이거나비일관적으로보인다.
단적인예가책속에서주인공‘장데제르’가거리의노인이나눠주는광고지를통해파리를활보하는구성은매우임의적이다.
또,이소설은실험성도띄고있는데,예를들어유일한친구인‘레옹뒤보르잘’이설명하는"단하나의o도,단하나의u도,어떤종류의이중모음도없는"축약된속기매뉴얼에관한예시는1960년대등장,수학적구조와제약을사용해문학작품을창작하는것을목표로했던‘조르주페렉’과‘레몽크노’,‘자크루’등의울리포(Oulipo)작가들의작품을떠올리게한다.이책은이들작품보다무려반세기나앞서있다.
하지만현재에이르기까지전혀촌스럽지않은이작품의진짜매력은무엇보다산책문학의전형을보여준다는데있다.
장데제르는그토록기다리던일요일이오면마치순례하듯역사적인도시파리이곳저곳을누비는데예를들어몽주가(街)에서스파를즐기고포부르몽마르트르가(街)에있는이발관에들려머리를손질하는한편점심으로룩셈부르크궁전근처의베지테리언레스토랑에들려건강식을챙기는식이다.또세바스토폴대로와레오뮈르거리모퉁이에있는유명한점술가를찾아운세를본다.그리고개테가(街)에서영화를관람하는가하면마지막으로북역근처의약국에들려(성생활에관한약을판매하는것이목적인듯한)성위생에관한강의를듣는다.
이쯤되면,한국문학에서도언뜻닮아있는작품하나가연상된다.바로서울을정처없이방황하다친구를만난후전차를타고돌아오는이야기를다룬박태원의1934년작『소설가구보씨의일일』이다.방황과사색을통해당시도시인의고독과불안을다루고자신만의행복을어디에서찾을수있을지에대한답을갈구하고있다는데서『장데제르의일요일』과『소설가구보씨의일일』은어느정도일맥상통한다.
다만,1910년대당시파리의도시외관이현재에도그다지이질적으로보이지않는데비해서울은과거의모습에서많이비켜있는듯하다.
『장데제르의일요일』은표면상으로는일상의무미건조함과개인의내면사이의대비를묘사하면서삶의의미를찾는인간본성을탐구하지만,‘장데제르’라는산책자의발자국을따라프랑스파리의숨겨진명소들을보여준다.


장데제르의일요일
LesdimanchesdeJeanDézert
일요일이삶의전부였던어떤남자의이야기
「……그의머릿속은사무실밖에있는시간,주로일요일에대한
것으로채워져있다.매주일요일은장데제르삶의전부이다.……」
-본문中-

파리의공무원인장데제르의아파트는천장이낮고,그의존재도마찬가지다.
일상은그의자연스러운삶의방식이다.
그는매일저녁같은장소에서유일한친구레옹뒤보르잘을만나식사한다.
그에게유일한낙이있다면그것은바로일요일이있다는것이다.
일주일내내사무실에서혹은그의아파트에서그는파리시내를돌아다니는멋진날을기다린다.
그리고그날이오면장데제르는합승마차의이층에올라거리에내걸린광고판을읽거나거리의노인이나눠주는전단에이끌려사우나,채식레스토랑,이발관,극장등을찾는다.
어느날,아니더정확하게는일요일,무의미한일상을살아가는장데제르는파리식물원에서어린소녀엘비르와마주친다.
이만남이후장데제르의평범한삶과습관이흔들리기시작한다.
하지만그에게찾아온삶의조그만파장은예상대로오래가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