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휴식 (우천용 에세이)

어쩌다 휴식 (우천용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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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가 어렸을 때 칠십의 나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질풍처럼 달려온 세월이 벌써 거기까지 와 있다. 몇 해 전 큰 병치레를 하고 보니 더욱 그러하다. 처음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운명에 좌절하고 탄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온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기회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휴식이 나를 자연스레 여기까지 이끌었다. 언젠가는 오겠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좀 더 ‘달콤한 휴식’을 상상하며 살아왔다. 내 생활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모든 초점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켰다. 그 과정에서 불안과 초조, 분노는 어느새 평화와 여유로 바뀌고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때론 비탈길을 오르기도 했고, 내리막길에서 넘어지기도 했다. 평탄한 길도 있었지만, 막다른 길에서 방황을 하기도 했다. 그 지난한 족적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이제는 웬만한 일은 웃어넘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 욕심도 성냄도 벗어놓고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라”는 구절이 내 마음 한 켠에 자리잡았다.

심심해서 하나씩 적어본 글들이 100여 편 가량 모아졌다. 나의 열혈 팬인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잘 썼다”며 칭찬을 하기에 어깨가 들썩였다. 재미있다고 더 쓰라며 자꾸 재촉을 하기도 했다. 그냥 소일거리로 시작한 글쓰기가 어느새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쓰다 보니 옛 추억들이 끊임없이 떠올라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 속에서 용서와 감사와 사랑의 의미를 더욱 되새기게 됐다.

넋두리 같은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이 조심스럽고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기로 했다. 평생 나의 동반자로 함께 해준 아내의 "잘 썼어요. 좋아요. 감동 먹었어요"라는 얘기를 더 듣고 싶어서다. 거기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사랑과 연민의 씨앗을 틔울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저자

우천용

1952년충남청양출생
현주)나마트대표이사

목차

프롤로그

〈제1부〉가족울타리

1장아버지와국화
울밑노란병아리
한발의실수
가여운코스모스
잉꼬한쌍이가져다준행복
웅변대회변천사
나비부인
추석전야
국향을방안에가두었다

2장사랑의협주곡
침대에서내려오다
큰형님과의이별
큰형님을보내고
뺑소니운전자로몰린아내
십년쯤은더살아야지?
하늘나라울타리
양구이사랑
마눌님은바쁘다
선택은‘아내맘’
결혼41주년
둘이라서정말좋다
원래하루가이렇게길었던가?
‘교통약자역’을지나다

3장생사의경계에서
주저앉고싶은공포
신체부품중한개가고장났다
절망속에서싹트는희망
3호차8C8B
1년후'두번째수술'
'세번째수술'물러설곳이없다
신문사절
지금까진좋았다
시간낭비는'유죄'
칼날위에서서맞는태풍
연명치료포기
3학년으로진학했다
최후의글
혼자가아니었으니
3년간고난의행군‘합격’
막걸리한병
쓸모가점점사라진다
기적을기다리며
3학년졸업과사골국물

4장아인이에대한그리움
만나고헤어질때마다정은깊어지고
아인이와공감주제가생겼다
기차역‘1분10초’
너무행복한5시간
내생애최고의생일
이별이아쉬워시무룩하다

〈제2부〉인생순례길

1장꽃보다아름다운
인형처럼예쁜레바논약사
멋있게사는친구
주식일장춘몽
Shootmewithbullet
참행복한2박3일
보고싶은얼굴
은퇴를선언하고
비사이로막쳐
비거리는포기못해
4일연속로또당첨
세상에서제일멋진아우님들
박인비와함께날린샷

2장오늘도걷는다
폭설속'도솔산조난기'
'아말교신도'와점심을먹다
춘양목기둥'봉화고택'에서
샹그릴라를찾아서
‘카미노데산티아고’라는말
6박7일가을구름여행
설악산운해
해맑은히말라야소녀들
대장정의첫발을딛다
꽃잎이떨어지니꽃길이되다
당신은나의동반자
독일마을이옛기억을소환하다
남도의정과이별
소의운명
남파랑길종착점에서
동해안해파랑길750km
고난의시간도사랑한다
칠순여행
잠자리처럼가벼운마음
생명이꿈틀거리는'뻘평선'
효녀심청의눈물

3장오래된미래
또한해를보내며
아이들은모두예쁘다
일본의선술집
휴일아침엔게을러지고싶다
노래방이그리워지는계절
세월아쫌천천히가자
설날아침하얀눈이소복이쌓여
휴대폰의하루일과
듣는것이더좋다
연탄재라도차보고싶다
보내고맞이함이새털같다
유달산의추억

4장삶의단상들
가식없는가르침
주정차수난
인과응보
가을소리에가슴이철렁
낙엽들에게도꿈이있다
화들짝놀란내모습
낙엽장례식
잉꼬는죽은모습도우아했다
평생고생한오른팔을위하여
다음생애를'찜'당하다
분노의쇼핑
옹고집들의뒷모습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어쩌다휴식’은칠순의나이에처음글을써본초보작가우천용의인생이담긴에세이다.칠십세를앞두고갑자기찾아온병마로인한고통과그로인한시력상실은그로하여금펜을들게만들었다.

처음에는가족밴드에심심풀이로올리다가반응이좋아거의날마다글을올렸다.지체할수록앞이안보인다는불안감이있었지만,시간이흐를수록글을쓰면서자신이정화되는느낌을받았다고한다.

100여편이넘는산문속에는어린시절꿈과가족이야기,아내에대한사랑과손녀에대한애틋함이절절하게담겨있다.특히3년간투병생활을하면서겪은불안과고통,그리고그것을이겨냈을때의환희는같이막걸리잔을부딪히고싶게만든다.

특히국내외여행속에서만난사람들과의애틋한정을나누는모습과그속에서발견한삶의단상들은작가가걷기여행을포기하지못하는이유이기도하다.자연과교감하면서써내려간수필은‘진솔한기교’로독자로하여금감탄사를쏟아내게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