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놀이의 시작 : 엠미 피클러 보육학 시리즈 5

자유놀이의 시작 : 엠미 피클러 보육학 시리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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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이의 능력을 키우는 조건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가능한 한 많은 사물을 직접 발견하는 것이다. 독자적인 실험을 통해 무언가에 도달한 아이는 완성된 해법을 제공받는 아이와는 완전히 다른 지식을 얻게 된다.”
- 엠미 피클러(Emmi Pikler)

〈자유놀이의 시작〉은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가 발간하는 ‘엠미 피클러 보육학 시리즈’의 〈아기는 놀이에서 배운다〉를 잇는 놀이 중심 교육론의 결정판이다. 아기가 자신의 손을 처음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사물 만지기와 실험하기를 거쳐 모으기, 쌓기에 이르는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 분석하고 시각적인 기록을 더했다. 어른이 여러 활동을 고안하여 아기들을 놀이와 학습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종래 보육학의 기조가 아이의 본질적인 발달 과정과 얼마나 어긋나는 것인지 밝히고, ‘간단한 놀이 도구’로 ‘자유롭게 하는 놀이’야말로 아기가 일상의 현상들을 이해하여 자신의 능력을 키워가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 책은 오랜 기간에 걸친 피클러 연구소의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발달의 본질에 적합한 놀이란 어떤 것인지를 신뢰할 수 있는 현장 기록과 함께 제시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 세상을 탐구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법을 배우는 경로가 결국은 자유놀이이며, 자발성의 부족도 어른들의 조급한 개입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하면서, 아이에게 자유놀이의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주기 위해 어른이 해야 할 일을 월령별로 구체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저자

에바칼로

저자:에바칼로,지요르기벌로그
헝가리출신.대학및대학원졸업후헝가리부다페스트소재피클러연구소("로치")에서일해온보육교사들로,1970년대이래그연구소에서쌓은영아보육경험을바탕으로엠미피클러의보육학구상의합리성을정리한다수의논문을발표했다.

역자:박성원
이화여자대학교독어독문학과,한국외국어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졸업."외국인을위한독일어디플롬(KDS,GDS)"을받고,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한국의책100>번역자로선정되었다.현재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

목차

발행인의말

머리말

서론에바칼로
제1장만1세이하아이의전형적인손놀림형태및적합한놀이도구
제2장모으기
제3장놀이상황의관찰
제4장쌓기의시작,쌓기에적합한놀이도구

주석

참고문헌

베를린엠미피클러협회총서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p.21
내면적으로억압된아이들은무언가를시험해보고발견하고알아가고자하는마음이닫힌듯사물에대한관심이적은반면,내면적으로안정된아이들은여러가지새로운생각을해낸다.내면적인안정을이루지못한아이는놀이에몰입하지않고피상적으로만놀이를하는모습을보이는경우가많다.

p.23
아이는하나의사물을가지고할수있는모든것을자유롭게시험해보면서그사물의특성을발견해나간다.아이는이세상을알아낼수있다는사실을경험하며,자신이무언가를알아내는능력을가지고있음을알게된다.주체적인행위를통해서아이가모든발달단계에서뭔가를해냈다는느낌을얻으려면어떻게행동해야하는지를배운다.그러면자신의능력을체험할수많은행동기회가아이에게열린다.이런경험을한영아는자신감이커지며,보육원에서때때로일어나는어려운상황에대해다른아이들과구별되는방식으로대처한다.
결국아이를둘러싸고있는세상에대한아이의원천적인관심을유지시키는일,독립적이며자유놀이를펼쳐나가는데필요한조건들을지속적으로만드는일은대부분어른들의손에달려있는것이다

p.11
괄약근조절을둘러싸고생긴문제는단순히아이가괄약근을조절하지못하거나조절에서투르다는것이상을의미한다.이것은심리상태와긴밀하게연결된관계형성과사회적인행동에심각한문제를야기할수도있다(참고문헌2).피클러연구소의경험에따르면,괄약근조절과관련한어른과아이사이의갈등은충분히방지할수있다.육아를담당하는어른과의관계가원만한아이는전혀훈련을받지않아도이런발달과정을무리없이이행한다.

p.26
우리는영아가되풀이해서자기손을쳐다보고손을가지고놀기시작하거나자기주변에관심을갖는모습을보일때비로소장난감을건네준다.아기가주변에관심을갖는다는것은주위를둘러보거나자신의침대곁을오가는보육교사를계속쳐다보는행동,침대의격자난간을살펴보고몇차례건드리는행동,침구에달린끈을잡아들고보는행동등을가리킨다.생후3개월이지나면영아는그런능력을갖게된다.
아기침대의격자사이에줄을묶어달아둔딸랑이처럼영아의시야에놓여있는장난감은영아가자기손을발견하는것을방해하고,영아의시선이손에서자꾸만다른곳을향하도록주의를분산시킨다.게다가손으로가지고놀수없고눈으로바라볼수만있는장난감은영아에게필요하지않다.

p.34
우리는장난감으로이런행동을하는영아의손가락움직임이점점섬세해지는것을관찰할수있다.이시기의영아는손가락으로물건을건드리고,만지고,쓰다듬는다.또한갈라진틈이나튀어나와있는부분처럼물건의표면을흥미롭게만드는것들을발견하고는긁어보고,그틈새나구멍에손가락을집어넣는등,손가락으로할수있는모든행동을시험해본다.엄지와검지를사용하여바닥에떨어져있는작은부스러기를줍기도하며,자신이신고있는실내화나다른곳에붙어있는실을떼어내오랫동안가지고놀기도한다.영아가이런손놀림을반복적으로시험해볼수있도록표면의모양이각기다른장난감을주는것이좋다.(아이들이삼키거나눈이나귓속에넣을수있는작은물건은놀이울타리안에놓아두지말아야한다.)

p.41
생후6개월정도가되면영아는다양한방법으로물건을다루기때문에익숙해진몇가지물건이외에새로운놀이도구를필요로한다.커다란놀이울타리나방에여러명의아이들이멀리떨어져있는경우,우리는각아이에게6개내지8개의놀이도구를준다.놀이공간이좁아서옆으로몸을돌리거나뒤집거나몸을쭉펴서자신의장난감뿐만아니라다른아이들의장난감까지쉽게손이닿는다면이보다적은수의장난감을주어도된다.따라서생후6개월이상12개월이하의아이들이점점더다양한놀이를하는경우에는이전시기보다훨씬많은장난감을줄필요는없다.이시기의아이들은자신이원하는물건이방의다른쪽구석에놓여있어도보통몸을뒤집고배밀이를하거나기어서원하는물건을손에넣을수있다.

p.46
아이들이독립적인놀이를할수있도록해주는전제조건중하나는놀이울타리이다.영아가아직옆이나위를보고누워있거나엎드려있는시기에는필요하다고여겨지면격자모양의나무울타리를설치해보호한다.이런울타리는이미기어다니거나일어설수있는아이들로부터그영아를분리하여,영아가그들의방해를받지않고자신의놀이도구를마음껏탐색할수있게해준다.또한울타리를사용하여하나의공간을분리하면,배밀이를하거나기어다니는영아들이이미걸어다니기시작한18개월에서24개월의아이들에게깔리는일이없게된다.

p.51
만1세정도,즉여러가지사물을한꺼번에다룰수있는시기가되면아이는무언가를모으기시작한다.이시기에아이는주위에있는물건들을가지고여러가지방식으로놀다가그것들가운데모양이같은물건이있다는사실에주목한다.처음에는드물지만,시간이지나면때때로아이는이따금씩구슬체인몇개나컵몇개를나란히놓아둔다.그러고는마치그것이우연히일어난일인것처럼이전의방식대로계속놀기시작한다.하지만얼마지나지않아아이는의도적으로모양이같은물건을찾아한곳에모은다.아이는방금전에자신이바구니속에집어넣은것과모양이같은놀이도구를방바닥에서발견하고는집어든다.그렇게모양이같은놀이도구를서너개모아놓은뒤,거기에다른것들을가져다놓거나새로운놀이활동을시작한다.

p.55
여러물건가운데원하는것을찾고선택하는과정에서아이는사물에는여러종류가있음을발견하며,그것들의특징을관찰한다.아이는그것들을비교하면서다양한물건의공통점과차이점을인식하고,서로일치하는특성에따라물건을분류하여한곳에모은다.관찰하고,비교하고,어떤특징에는주목하면서다른특징은무시하고,일정한특징을근거로여러그룹으로분류하는것,이모든것은분명아이들이무언가를모을때인식및행동과연결되어끊임없이등장하는사고과정이다.
아이는이곳저곳에서찾아모은알록달록한천이나블록의바구니를바라보면서,“내가저걸해낸거야!”라는만족감과기쁨을느낀다.이런점에서물건모으기는다른놀이와마찬가지로아이로하여금독자적으로행동했다는경험,스스로무언가를성취할수있다는체험을제공한다.
모은물건을보존하거나자기것으로만들려고시도하는아이는그과정에서“내것”,“네것”,“우리것”같은개념을접하며,이와연결된행동방식을배우게된다.물건모으기는독립적인놀이로서의의미를점차잃어버리지만,무언가를모으고보존하려는소망과욕구의형태로아이의내면에서이어진다.그욕구는산책길에주운나뭇가지나조약돌을상자나서랍속에고이모아두고기뻐하는모습에서잘나타난다.

p.57
아이들이가지고놀장난감이양도충분하고아이들의관심에부합한다고해도,여러명이함께놀다보면,특히특정한물건을모으는놀이를하다보면때때로서로무언가를빼앗는일이생겨난다.이경우대부분은아이중한명이다른장난감을통해만족함으로써갈등이해결된다.하지만여전히이아이는자신이선호한장난감이너무마음에들기때문에다른아이에게빼앗긴것을모욕적으로느끼고,그것을손에넣지못한것을실패라고느낄수도있다.

장난감을두고갈등을겪는아이중한명이그장난감을그다지중요하지않게여겨기꺼이친구에게양보하는경우도있다.하지만아이들이합의하지못해서서로싸우는일도지속적으로생겨난다.이는보육교사에게쉽지않은상황이다.보육교사는공동으로사용하는장난감은항상가지고놀고있는아이에게우선권이있다는규칙을명백하게전달하고,그렇기때문에그것을돌려주어야한다고말해야한다.하지만다른한편장난감을빼앗아간아이의마음을이해한다는것도전달해야한다.갖고싶은것을포기하는것이갖고있는것을빼앗기는것보다더쉬운일은아니다.보육교사가그런마음을이해한다는것을아이에게표현하려면,아이가갖고싶어한장난감과똑같은것이어디에있는지알려주거나,사정이허락하는대로똑같은장난감을찾는것을도와주겠다고약속한다.
이런말이아무런소용이없거나잠시틈을낼상황이라면,아이가갖고싶어한장난감이어디에있는지보여주거나가져다줄수도있다.하지만이런모든것이아무런소용이없어서아무도양보하지않고한아이가울거나두아이가모두울음을터뜨리는경우도있다.이럴때는장난감을빼앗겨마음의상처를입은아이뿐만아니라있는힘을다했지만갖고싶었던장난감을얻지못한아이도다정한말과위로와이해가필요하다.후자에게는아무리갖고싶은장난감이있더라도친구가가지고노는것을빼앗아서는안된다고말해주어야한다.어느누구도힘을사용하여갖고싶은것을손에넣어서는안된다는것이규칙이다.그러므로보육교사도아이가빼앗아간장난감을아무말도하지않고빼앗는것은바람직하지않다.

p.73
최근들어영아를‘지나치게오랫동안’혼자서자유롭게놀도록놔두는것은영아의발달을저해하는결과를초래할수도있다는주장이늘고있다.반면우리는보육교사의지도가없는가운데(가정에서는옆에서지켜보는어른이없는가운데)아이가자유롭게독립적으로노는것이아이의발달에중요한토대가된다고생각한다.우리는이를‘영아발달대학’이라고부르고싶다.물론이에필요한외적조건이지속적으로충족되고,아이가어른의개입없이도적극적으로활발하게놀이를하는경우에그렇다는것이다.이를위해서는아이를돌보는어른과아이사이에원만한관계가형성되어있어야하며,어른이지켜보지않더라도아이가안정감을느낀다는전제조건이충족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