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톨스토이는 인간 본성의 다층성을 형상화하는 것이 『하지 무라트』를 창작한 의도라 밝히고 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은 같은 시기에 집필했던 『부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강물에 비유하면서, “한 줄기 강물이라고 할지라도 여기서는 물살이 빠르다가도 저기서는 물살이 느려지고, 또 여기서는 맑고 따뜻하다가도 저기서는 혼탁하고 차갑기도 한 것처럼” 카튜샤 안에 중첩된 인간 본성에 주목하여 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 무라트』 역시 마찬가지이다. 톨스토이는 감자트에게 겁을 먹고 도주하는 하지 무라트와 50m나 되는 절벽을 두려움 없이 뛰어내리는 하지 무라트를 병치시키고, 볼모로 잡혀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불카에게 순수한 미소를 짓는 하지 무라트와 탈주하는 과정에서 아들뻘밖에 안 되는 나자로프를 무참히 살해하는 하지 무라트를 병치시킴으로써 한 존재에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본성이 내재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하루에 다섯 번 신실하게 기도를 올리다가도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율법에 어긋난 살인을 감행하는 모습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톨스토이는 이치에 밝은 하지 무라트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묘사하였는데, 보론초프가 선물한 값비싼 브레게 시계를 흔쾌히 받는 장면과 원수였던 아흐메트 칸이 사망하자 망자의 미망인을 납치하여 몸값을 챙겼던 것, 러시아 참사관에게 당당하게 금화를 요구하는 장면 역시 아바르족 영웅이 지닌 이미지와는 동떨어진다. 마찬가지로 독살에 대한 걱정으로 커피도 마시지 않고 음식마저도 마리야가 퍼서 담은 바로 그 자리만 퍼담아 먹는 소심함은 용맹한 전사의 이미지와 상충한다.
이처럼 톨스토이는 하지 무라트가 지닌 본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였다.
-최인선, 「역자의 말」에서
『하지 무라트』 역시 마찬가지이다. 톨스토이는 감자트에게 겁을 먹고 도주하는 하지 무라트와 50m나 되는 절벽을 두려움 없이 뛰어내리는 하지 무라트를 병치시키고, 볼모로 잡혀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불카에게 순수한 미소를 짓는 하지 무라트와 탈주하는 과정에서 아들뻘밖에 안 되는 나자로프를 무참히 살해하는 하지 무라트를 병치시킴으로써 한 존재에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본성이 내재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하루에 다섯 번 신실하게 기도를 올리다가도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율법에 어긋난 살인을 감행하는 모습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톨스토이는 이치에 밝은 하지 무라트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묘사하였는데, 보론초프가 선물한 값비싼 브레게 시계를 흔쾌히 받는 장면과 원수였던 아흐메트 칸이 사망하자 망자의 미망인을 납치하여 몸값을 챙겼던 것, 러시아 참사관에게 당당하게 금화를 요구하는 장면 역시 아바르족 영웅이 지닌 이미지와는 동떨어진다. 마찬가지로 독살에 대한 걱정으로 커피도 마시지 않고 음식마저도 마리야가 퍼서 담은 바로 그 자리만 퍼담아 먹는 소심함은 용맹한 전사의 이미지와 상충한다.
이처럼 톨스토이는 하지 무라트가 지닌 본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였다.
-최인선, 「역자의 말」에서
하지 무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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