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야민 연구

벤야민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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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시대 유대계 지식인, 비평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은 생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다. 그는 일찍이 아도르노가 특징지었듯이 비범한 사변의 능력과 고도의 문학적 특질이 결합된 문체를 구사하는 글들을 썼고 그 대상은 문학과 예술, 사진과 영화와 건축뿐만 아니라 특히 『파사주』 프로젝트(국역: 『아케이드 프로젝트』, 새물결)의 경우 19세기의 역사와 사회 전체를 아우른다. 글의 형식은 고전적 작품과 작가 또는 사조에 대한 문헌학적 해석(주해)을 시도한 논문을 위시하여 그 자신이 ‘사유이미지’라고 칭한 단상들, 언어나 역사와 같은 철학적 주제에 대한 성찰을 펼친 트락타트와 에세이, 신간에 대한 서평, 작가의 초상을 그린 에세이 등 실로 다양하다. 1920년대 중반 ‘정치적인 것으로의 전환’을 이룬 이래 그는 스스로 ‘문학투쟁의 전략가’라고 칭한 비평가의 임무를 수행하는 글쓰기를 전 방위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한다. 이때 초기부터 견지해온 유대신학적-형이상학적 사유는 새로 전유한 역사적 유물론과 혼융되어 독특한 사상지평을 이루게 된다.

68학생운동 당시 프랑크푸르트학파, 신좌파 등이 부상할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발굴되어 주목받기 시작한 벤야민은 1970년대 초 독일 주어캄프(Suhrkamp) 출판사에서 『전집』이 출간되면서 서구에서 이른바 “벤야민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활발한 수용의 역사를 몰고 왔다. 그는 오늘날에도 전 세계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 담론에서 뜨겁게 논의되고 인용되는 작가이다.

국내에 1970년대 중·후반부터 단행본으로 저작과 전기가 소개되기 시작한 벤야민은 2007년 도서출판 길에서 15권으로 기획된 『선집』(처음에는 김영옥, 윤미애, 최성만, 나중에 임석원, 김남시 합류)이, 그리고 2009년 한길사에서 『독일 비애극의 원천』(김유동, 최성만 옮김)이 출간되면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수용되어 왔다.

황호덕 성균관대 교수(국문학)가 『상허학보』 35호(상허학회, 2012)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국문학자들이 논문에 가장 많이 인용한 외국 학자로 1991년에서 2002년까지는 게오르그 루카치, 2003년에서 2007년까지는 가라타니 고진이 꼽혔다, 그리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발터 벤야민이 꼽혔으며 가라타니 고진, 미셸 푸코, 피에르 부르디외, 조르조 아감벤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책은 국내에 벤야민을 번역하고 연구한 대표적인 전공자로 알려진 최성만 교수(이화여대 명예교수)가 그간 학술지에 발표한 벤야민 관련 주요 논문 10여 편을 모아놓은 논문 모음집이다. 저자는 2007년 『벤야민 선집』 출간을 도서출판 길과 함께 처음 기획한 이래 서너 명의 전공자들과 함께 벤야민의 주요 저작들을 번역해왔다. 선집은 2024년 5월 현재까지 총 15권 가운데 12권이 나왔다. 또한 저자는 벤야민의 생애와 저작들을 소개한 『발터 벤야민: 기억의 정치학』(길, 2014년)도 출간했는데, 오래전에 절판된 그 책이 향후 중쇄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 책이 그 틈을 어느 정도 메워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벤야민 연구』에 실린 논문들을 선별할 때 저자는 『벤야민 선집』에 실린 ‘해제’들과 가급적 중복되지 않도록 신경을 썼고 아울러 각각의 논문을 오늘날의 수준에 맞게 용어를 수정하고 보완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밖에 ‘발터 벤야민의 생애와 사상’과 ‘한국에서 벤야민 사상의 수용에 대하여’를 실었다. 그리고 최근 저자가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는 동학·천도교와 벤야민을 연결해서 쓴 강연문 「정신이 깨어 있는 ‘침잠’과 동학(東學)에서 ‘수심정기(守心正氣)」, 망명기에 벤야민의 생계를 적극 지원하고 그 자신도 여러 에세이를 발표했던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중심기관인 「사회연구소」를 소개한 글 「자유로운 연구를 수행하는 한 독일 연구소」(1938), 1916년 무렵 숄렘과 교류하면서 ‘정의’(正義)에 관해 적어둔 메모 「정의 범주에 대한 연구를 위한 노트」와 그에 대한 해설을 ‘보유’로 실었다. 특히 이 ‘정의론’은 벤야민의 사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의’ 개념의 독특한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가 벤야민을 처음 접하고 연구하게 된 계기를 간략하게 소개한 글에 따르면 벤야민은 저자에게 단지 학문적으로만이 아니라 삶에서도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저자는 2020년 가을에 출범한 ‘유럽인문아카데미’에서 아도르노와 벤야민을 강의하면서 젊은 독자들과 흥미로운 소통과 토론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논문모음집이 그 부산물로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

최성만

저자:최성만
1995년독일베를린자유대학에서『벤야민의미메시스론』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그뒤27년간이화여자대학교독어독문학과교수로재직하고2022년2월에정년퇴직했다.
저서로는『발터벤야민:기억의정치학』(길,2014),역서로는『예술의사회학』(아놀드하우저,공역|한길사),『윤이상의음악세계』(공역|한길사),『한우정의역사:발터벤야민을추억하며』(게르숌숄렘,한길사,2002),『아방가르드의이론』(페터뷔르거,지만지,2009),『독일비애극의원천』(공역|한길사,2009),『미메시스:사회적행동-의례와놀이-미적생산』,(크리스토프불프/군터게바우어,글항아리,2016),『삶은계속된다』(루트클뤼거,문학동네,2018),『미메시스와타자성』(마이클타우시크,공역|길,2019)이있고,기타벤야민,아도르노,미메시스,해체론관련논문들이다수있다.2007년부터『발터벤야민선집』(길,총15권)기획과번역을주도하고있으며2024년3월현재까지총12권이출간되었다.
2020년가을유럽인문아카데미창립멤버로참여한이래그곳에서벤야민과아도르노등을다루는강의를해오고있다.더불어천도교종학대학원에서서양인문학과동학-천도교의가르침을종합하는연구도병행하고있다.앞으로남은벤야민선집과『파사주』프로젝트(도서출판길)의번역과출간,그리고동학의경전인『동경대전』과『용담유사』를독일어로번역및소개하는일에주력할계획이다.

목차


들어가는말
발터벤야민의생애와사상
한국에서벤야민사상의수용에대하여
벤야민의개념들
발터벤야민의인간학적유물론
미메시스란무엇인가
미메시스와미메톨로지
벤야민의프루스트와카프카해석에나타난경험이론
벤야민에서중단의미학과정치학
기억의정치학:벤야민에서꿈/깨어나기,망각/기억의변증법
발터벤야민의‘비평’개념
발터벤야민의몇가지신학적모티프에관하여
발터벤야민의사유에서‘가족’의모티프
[보유1]『1900년경베를린의유년시절』에서
[보유2]정신이깨어있는‘침잠’과동학(東學)에서‘수심정기(守心正氣)’
[보유3]발터벤야민:자유로운연구를수행하는한독일연구소(1938)
[보유4]발터벤야민:정의범주에대한연구를위한노트

출판사 서평


독일바이마르공화국시대유대계지식인,비평가발터벤야민(WalterBenjamin,1892~1940)은생전에는거의알려지지않은작가였다.그는일찍이아도르노가특징지었듯이비범한사변의능력과고도의문학적특질이결합된문체를구사하는글들을썼고그대상은문학과예술,사진과영화와건축뿐만아니라특히『파사주』프로젝트(국역:『아케이드프로젝트』,새물결)의경우19세기의역사와사회전체를아우른다.글의형식은고전적작품과작가또는사조에대한문헌학적해석(주해)을시도한논문을위시하여그자신이‘사유이미지’라고칭한단상들,언어나역사와같은철학적주제에대한성찰을펼친트락타트와에세이,신간에대한서평,작가의초상을그린에세이등실로다양하다.1920년대중반‘정치적인것으로의전환’을이룬이래그는스스로‘문학투쟁의전략가’라고칭한비평가의임무를수행하는글쓰기를전방위적으로실천하기시작한다.이때초기부터견지해온유대신학적-형이상학적사유는새로전유한역사적유물론과혼융되어독특한사상지평을이루게된다.

68학생운동당시프랑크푸르트학파,신좌파등이부상할무렵부터본격적으로발굴되어주목받기시작한벤야민은1970년대초독일주어캄프(Suhrkamp)출판사에서『전집』이출간되면서서구에서이른바“벤야민르네상스”라고불리는활발한수용의역사를몰고왔다.그는오늘날에도전세계인문학과사회과학분야담론에서뜨겁게논의되고인용되는작가이다.

국내에1970년대중·후반부터단행본으로저작과전기가소개되기시작한벤야민은2007년도서출판길에서15권으로기획된『선집』(처음에는김영옥,윤미애,최성만,나중에임석원,김남시합류)이,그리고2009년한길사에서『독일비애극의원천』(김유동,최성만옮김)이출간되면서활발하게연구되고수용되어왔다.

황호덕성균관대교수(국문학)가『상허학보』35호(상허학회,2012)에발표한논문에따르면국내국문학자들이논문에가장많이인용한외국학자로1991년에서2002년까지는게오르그루카치,2003년에서2007년까지는가라타니고진이꼽혔다,그리고2008년부터2011년까지는발터벤야민이꼽혔으며가라타니고진,미셸푸코,피에르부르디외,조르조아감벤이그뒤를이었다.

이책은국내에벤야민을번역하고연구한대표적인전공자로알려진최성만교수(이화여대명예교수)가그간학술지에발표한벤야민관련주요논문10여편을모아놓은논문모음집이다.저자는2007년『벤야민선집』출간을도서출판길과함께처음기획한이래서너명의전공자들과함께벤야민의주요저작들을번역해왔다.선집은2024년5월현재까지총15권가운데12권이나왔다.또한저자는벤야민의생애와저작들을소개한『발터벤야민:기억의정치학』(길,2014년)도출간했는데,오래전에절판된그책이향후중쇄될지는현재로서는불투명한상태이다.따라서이책이그틈을어느정도메워주는역할을할것으로기대된다.

이『벤야민연구』에실린논문들을선별할때저자는『벤야민선집』에실린‘해제’들과가급적중복되지않도록신경을썼고아울러각각의논문을오늘날의수준에맞게용어를수정하고보완했다고밝히고있다.그밖에‘발터벤야민의생애와사상’과‘한국에서벤야민사상의수용에대하여’를실었다.그리고최근저자가관심을두고공부하고있는동학·천도교와벤야민을연결해서쓴강연문「정신이깨어있는‘침잠’과동학(東學)에서‘수심정기(守心正氣)」,망명기에벤야민의생계를적극지원하고그자신도여러에세이를발표했던프랑크푸르트학파의중심기관인「사회연구소」를소개한글「자유로운연구를수행하는한독일연구소」(1938),1916년무렵숄렘과교류하면서‘정의’(正義)에관해적어둔메모「정의범주에대한연구를위한노트」와그에대한해설을‘보유’로실었다.특히이‘정의론’은벤야민의사상에서중요한역할을하는‘정의’개념의독특한면모를엿볼수있게해준다.

저자가벤야민을처음접하고연구하게된계기를간략하게소개한글에따르면벤야민은저자에게단지학문적으로만이아니라삶에서도중요한길잡이역할을해왔다고한다.저자는2020년가을에출범한‘유럽인문아카데미’에서아도르노와벤야민을강의하면서젊은독자들과흥미로운소통과토론을이어가고있는데,이논문모음집이그부산물로나왔다고밝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