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 사유의 모티브들

아도르노, 사유의 모티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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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테어도어 아도르노의 철학은 난해하기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신칸트주의에서 출발하여, 후설 현상학의 완성을 거쳐 한편으론 루카치, 블로흐 그리고 벤야민과 같은 철학적 아방가르드주의자들의 영향을 받고, 다른 한편으로 프로이트와 키르케고르로 이어지고 무엇보다 헤겔, 맑스 그리고 니체를 향해 갔던, 그리고 하이데거에 대한 비판에서 정점에 올랐던 아도르노 사유의 방대하고 복잡한 철학사적 짜임은 그러한 철학들에 대한 사전 이해가 빈곤한 우리로서는 접근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난해한 ‘고전’으로만 여겨지던 아도르노 사유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신뢰할 만한 철학적 입문서가 출간된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게르하르트 슈베펜호이저의 『아도르노, 사유의 모티브들(원제: Theodor W. Adorno zur Einf?hrung)』는 20세기 독일의 비판이론 철학을 이끌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그것의 극복을 위해 철학과 사회학, 예술과 문화, 음악과 문학 미학에서 전방위적으로 예리한 사유를 펼쳤던 아도르노 철학을, 『미니마 모랄리아』와 『부정변증법』, 『계몽의 변증법』을 포함하여 그의 주요 텍스트들을 종횡무진 오가며 그의 복잡하고 세분화된 사유의 건축물의 구조를 이루는 핵심적 모티브들을 중심으로 규명해 낸다.
저자

게르하르트슈베펜호이저

1960년프랑크푸르트출생.함부르크대학교에서철학,독문학,교육학을공부했고철학석사학위를받았으며,카셀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고교수자격논문을제출했다.2002년부터뷔르츠부르크실용학문대학조형학부의디자인,커뮤니케이션,미디어이론학과교수이며,2018년부터카셀대학교철학과객원강사로활동하고있다.대표작으로는박사학위논문인『아우슈비츠이후의윤리:아도르노의부정적도덕철학EthiknachAuschwitz.AdornosnegativeMoralphilosophie』(1993),교수자격논문인『보편주의의이율배반:현대성의도덕철학적담론DieAntinomiedesUniversalismus.ZummoralphilosophischenDiskursderModerne』(2005),『미학:철학적기본개념들과핵심개념들?sthetik.PhilosophischeGrundlagenundSchl?sselbegriffe』(2007)등이있다.그의부친인헤르만슈베펜호이저HermannSchweppenh?user는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아도르노의조교이자제자로수학했으며뤼네부르크대학철학과교수를역임한바있다.

목차

여는글

1.유년기를새로이붙잡으려는시도
2.비판
3.이성의자기비판
4.희망을상실한것들의구원
5.총체적으로사회화된사회
6.해방된사회의목표
7.아름다움의무기력한유토피아
8.문화의실패

미주
아도르노연보

출판사 서평

아도르노는언제까지난해한“고전”으로남을것인가?

최근몇년사이,테오도어아도르노의저작들이활발히번역되어출간되고있다.20세기현대철학의커다란흐름을대변하는독일비판철학을이끌며현대자본주의사회의모순과그것의극복을위해철학과사회학,예술과문화,음악과문학미학에서전방위적으로예리한사유를펼쳤던아도르노철학의전체상이드러나고있다는점에서이는뒤늦게나마환영할일이다.그러나이러한텍스트의축적이우리사회의빈곤한철학과사회이론의개선과연결될수있는가는별개의문제로남아있다.원전의출간못지않게이러한원전에의접근이가능할수있도록하는신뢰할만한2차저작물들의번역과출간이요구되는까닭이다.

특히아도르노의비판철학은난해하기로이미정평이나있다.신칸트주의에서출발하여,후설현상학의완성을거쳐한편으론루카치,블로흐그리고벤야민과같은철학적아방가르드주의자들의영향을받고,다른한편으로프로이트와키르케고르로이어지고무엇보다헤겔,맑스그리고니체를향해갔던,그리고하이데거에대한비판에서정점에올랐던아도르노사유의방대하고복잡한철학사적짜임은그러한철학들에대한사전이해가빈곤한우리로서는접근이쉽지않았던것이사실이다.여기에“번역의곤경”이라는문제까지더해지면서일각에서는“아도르노는아직한국에도착하지않았다”라는자조적인이야기까지나오는것이현실이었다.

이러한현실에서난해한‘고전’으로만여겨지던아도르노사유에대한간결하면서도신뢰할만한철학적입문서가출간되었다.게르하르트슈베펜호이저의『아도르노,사유의모티브들(원제:TheodorW.AdornozurEinf?hrung)』가바로그것이다.두껍지않은분량의책에서아도르노철학의중심적인내용들을설명해내는그의솜씨는그간시도된아도르노해설서와는차별성을갖는탁월한것이다.저자는비록이콤팩트한해설서에서아도르노철학의사상사적짜임전체를그려내는것을목표로하지않았다고밝히지만,그것을관통하는지적기반이없이는가능하지않은일별능력을통해아도르노사유의복잡하고세분화된사유의건축물의구조를이루는핵심적모티브들을추려내고,『미니마모랄리아』와『부정변증법』,『계몽의변증법』,『신음악의철학』등아도르노텍스트들을종횡무진오가며그것들의의미를규명해낼뿐아니라아도르노철학이가진동시대적의미를현재화한다.

[책의구성에대하여]

슈베펜호이저는8개장의주제를설정하고,각각의장에서아도르노사유의모티브들이어떻게작동하고있는지를해설(해석)한다.

짧은전기적형식을취한1장“유년기를새로이붙잡으려는시도”에서는토마스만의‘증언’을빌어아도르노의정신적특징과그를둘러싼시대적조건,정신적교류들을스케치한다.여기서중요하게언급되는것은망명생활의경험을통해강화된아도르노사유의자기성찰이다.민주주의가게임의규칙으로도작동하지않게된독일과미국의일상적/실용적민주주의의대비,또한대중문화산업의선구자역할을담당한미국문화산업에대한비판,그리고1950년미국에서출간된획기적인저작『권위주의적성격연구』를통해아도르노는민주주의사회자체의양가성을통찰한다.그에게문화의내적모순이란그것이비인간적인,억압적인사회구성체의토대위에서인간성을약속한다는사실,그리고결국문화산업으로서상품생산의규칙에완전히종속되어버릴때자신을스스로부인한다는사실에있었다.아도르노는자신의구체적인삶과역사의경험이발생했던장소에서비판적인이론적노동이이어져야하고,자신의경험이그핵심을이루는바로그곳에서무언가를바꾸고자시도하는것이좋다는판단아래귀국한다.

아도르노에게특히중요한것은망각에대항하는투쟁이었다.망각의시도는“과거의극복”이라는미명하에서,“틀을갖춘사회”라는모토아래의사회재건과경제기적을가로막는방해물들을제거해버리려는것이었다.아도르노의“비판”철학이더첨예화되는것은이러한상황에서였다.2장“비판”과3장“이성의자기비판”은바로이러한현실에서아도르노철학의핵심개념이라할수있는“비판”의성격과본질에대한적극적인해석을칸트의비판철학과헤겔변증법의긴장속에서,그리고맑스의급진적역사철학의계승과극복이라는관점에서전개한다.이와함께슈베펜호이저는이러한아도르노의비판철학의전개가68학생운동의‘실천숭배’와의첨예한갈등과도연관이있음을알려준다.‘비판의억압’뿐아니라‘비판의기능화’가양립하는현실에서사유자체의본질적측면으로서의비판을구제하려는아도르노의말년의노력은“비판에대한독일적선입견”과위험스러운“권력과의동일시”로이어지는동일성에맞선,‘현존하는부정성에대한규정적부정’을현재화하는투쟁이었다.

이어지는4장에서슈베펜호이저는이러한아도르노의부정성의철학이지향하는것은“희망을상실한것들의구원”이라는사실을환기시키며그것의가능성/불가능성을아도르노가어떻게사유했는지를해명해나간다.그것은“상처받은”,소외된,전적으로허위적인삶속에서더나은삶에대한윤곽을부정을통해exnegativo규정하는작업이었다.그러나아도르노는“구원”을사유할때,벤야민과달리,피안의구원을초래할메시아주의적초월성의개입을신뢰하지않는다.그는다만자신의해결책을하나의아포리아(난점)로정식화한다.이러한고유한난점을그자신의자기반성속으로함께받아들이는그러한사유가요구된다는것이다.여기에서출발하는아도르노의『부정변증법』기획이관념론적변증법에대한규정적부정에다름아니며,에드문트후설EdmundHusserl현상학의완수라는그의철학적출발점을형성하는모티브들과『계몽의변증법』에서나타난합리성의자기비판이여기에포함된다는것을설명해나간다.

『부정변증법』과『계몽의변증법』이전개한동일시를강요하는합리성에대한자기비판은“총체적으로사회화된사회”에서의“개인의소멸”이라는문제로나아간다.[5장]철학이“동일성에포섭되지않는것을-맑스의용어로는사용가치를요구한다”는것을보여주어야한다면,철학은자신의표현방식을변경해야하며이로부터철학은그스스로사회이론으로이행하려는경향을지닌다.이것은이도르노의비판철학이사회이론과정치철학으로읽히는이유이기도하다.아도르노는개인Individuum에관한자신의이론을비판이자구원으로파악한다.즉,그것은자본주의가강요하는개별화Individuation원칙의실체화에대한비판이자,이원칙에보존되어있는참된인간적인내용의구원이다.『미니마모랄리아』에서아도르노에게중요했던것은개별성Individualit?t의저항적잠재력을,이범주가그실체성을상실하고있는바로그순간에포착하는일이었다.이를위해아도르노는프로이트의성과를적극적으로받아들이면서도“치료술로서의정신분석학”을가차없이비판하기도한다.어울러개별화원칙의발생에관한아도르노의이데올로기비판적인분석은인간의내적자연에대한폭력적형태의규율화에관한담론분석적재구성(미셸푸코)이곁에자리잡고있지만,이러한이론이개인의종말을불가역적과정의결과로이해되어서는안된다고생각한다.지금여기에존재하는것,행위자로서의우리에게가능한것이최종적결정권을가져서는안되며,그것이모든것이어서는안된다.오히려규범적으로올바른행위에대한우리의기대는실천의반反사실적척도로사유하는것이필요하다.이것이아도르노의부정적도덕철학의규범적이원론이다.

아도르노에게는선명히그려진유토피아는존재하지않는다.그는더나은상태의이미지를공언하는것을거부했다.언제나반복해서그는구약성경의‘우상금지원칙Bilderverbot’이다소간의변형된의미속에서철학적으로그리고사회이론적으로결합될수있다고강조했다.이러한입장에서아도르노가개별화원칙이“올바르게”지양된자유로운사회를어떻게사유했는지가5장의내용을이룬다.유토피아에대한헛된희망을배제한다하더라도,그것이자연에대한신중함,그리고자연을황폐화하는경제적메커니즘에대한통제라는이중적인의미에서의제약에서벗어나생명에대한중요성을획득하는사회이고,더이상궁핍을알지못하는인류에게궁핍에서벗어나기위해이제까지충족되었던,그리고부를통해궁핍을확대재생산해왔던모든기획이가진광기와덧없음에대한희미한깨달음이미치는순간사유될수있을것이라는사실은말할수있을것이다.

끝으로책의후반부인7장“아름다움의무기력함”과8장“문화의실패‘는아도르노사유의현재성을가늠해볼수있는,아도르노의예술철학과대중문화(혹은문화산업)에대한비판이전개되는장들이다.아도르노가미학이론에기울인사유의깊이와가치를역동적으로설명해내며그것이어쩔수없이지닌상황인식의한계까지넘어서는방향을제시하는저자의해석적능력이돋보이는대목이다.

위기와구원을함께사유하는철학의가능성은아직남아있는가?

슈베펜호이저의목적은어디까지나아도로노에대한단순한해설이아니라,아도르노철학의“현재화”에있음을강조해둘필요가있을것이다.우리가어려운아도르노철학을읽어내야할까닭도여기에있을터이므로.저자의다음과같은설명은이책이말하고자하는내용을요약하는것으로서,우리의아도르노읽기에도늘떠올려야할문구일것이다.

아도르노는개인적현존과사회의전체상태사이의간극에대한절망적경험을정교하게첨예화했다.사회의몰락은개인의집단적제거속에서성큼다가왔다.사회적사건의완전한광기속에서는사물화된인간들뿐아니라사물들조차도그참된존재의권리를빼앗기며,타자를위한존재가될뿐이다.그러나올바른삶의가능성이완전히차단되었다는잔혹한통찰로부터삶의가능성을완전히끝내지않기위해주체에게필요한어떠한힘이자라날수있다.“공포를직시하고감내하며,단호한부정성의의식속에서더나은상태에대한가능성을붙잡으려는시선이외에는어떠한아름다움도,어떠한위안도더이상존재하지않는다.”이것이아도르노의모든이론적이고미학적인작업의근저에놓여있는핵심적모티브다.……“희망을상실한것들의구원”을자신의이론적작업의“핵심모티브”로고찰한아도르노는어떻게개별적인것,덧없는것그리고위험에처한것을표현하는데도움을줄수있고이를통해세계의구원에대한갈망을개념화할수있는철학을시작할수있는가하는물음에몰두한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