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달래 아리 (그래서 고양이 집사로 산다)

진 달래 아리 (그래서 고양이 집사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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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진! 달래, 아리야!

“사람이 챙길 수 있는 최대한의 지인 수는 삼백 명 어간이라고 한다. 여태 내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고양이들은 맥주, 달래, 아리와 삐노에 더해서 주변 친구들의 오월이, 미달이, 영달이, 똘망이, 찡코, 뭉치, 토리, 엔조, 토르 정도일까. 아무리 박박 긁어 모아 봐야 삼백 마리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 덕분에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데에는 영 소질이 없는 내게 고양이 녀석들 한 마리 한 마리는 더욱 각별하고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어느 결에 저자에게는 고양이와 여행 사이에 뗄레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가 생겨버렸다. 이제는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면 여행지에서 만났던 녀석들까지 덩달아 연상된다고 한다. 단숨에 여행의 조그마한 순간들까지 뻗어나가 생생한 추억으로 되살아나곤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들은 고양이를 빨랫줄 삼아 여행의 순간들을 널어둔 셈이다. 여행하는 와중에 예기치 않게 고양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서 문득 지금 자신이 여행 중이구나 느끼기도 했던 순간들 말이다. 그 순간들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 조금은 구김이 지거나 원래 모양새와는 달라졌을지 몰라도 엄연히 자신이 한때 온전히 살았던 것들이다. 내키면 언제고 다시 팔다리에 꿰어보거나 그저 다시 한 번 바라보면서 지금의 자신은 어떤 여행을 하는 중인지 가늠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이러니저러니 결국 고양이에 빠져들고 나서는 좀처럼 헤어나올 길이 없다고 고백한다.
저자

윤성의

자신의평소모습과다른새로운면모를내세우는‘부캐’라는단어가유명해지고나니어떻게살고싶은건지이야기하기가한결쉬워졌다.한가지캐릭터에갇히지않고,그러니까몸과시간을팔아돈을버는밥벌이캐릭터에갇히지않고서,가능한다방면으로부캐를키워내고싶다.그중오래된하나는글을쓰고인세를받아은퇴까지노리는야심찬녀석이었지만,아무래도그건안되겠다싶어서다른영역들도열심히키우려는중이다.고양이집사로서의정체성은최근두드러지게약진중이지만,사실은어렸을적부터꾸준히길러온병아리와열대어,십자매와다람쥐,그리고구워먹으면초콜릿맛이난다는타란툴라브리더로서의면모를이어받은셈이다.그외에도늘새로운것,재미있는것을찾아벌려놓고있는와중에자칫산만할수있는여러관심사를묶어주는역할을해주는게여행이라고생각한다.다행히도여행을매개로부캐들끼리의시너지가실제로일어나기도하여,여행과사진과온갖잡글이합쳐져서2009년부터6년연속여행분야우수블로거에선정되기도했고,여행에세이『삼거리에서만나요』를쓰기도했다.

목차

프롤로그-여행보다강한마력,고양이

1부-고양이로의여행
이집트다합,처음으로고양이를품던순간
프랑스파리,플리마켓에서만난고양이인형
터키이스탄불,고등어케밥이불러낸똥고양이들
보스니아모스타르,하드보일드버전〈캣츠〉의세상
네팔히말라야,인간과고양이의거리두기
싱가포르,이정도면29금스킨십을즐기는고양이
베트남하노이,전설의고양강아지등장하다
일본아키하바라,코스프레구경대신고양이까페
북한개성,‘츤데레’고양이왕국에다녀오다
용산남일당,고양이의위로라도도움이된다면
서해승봉도,하얀고양이와무아지경플라워댄스
서울둔촌동,고향잃은고양이들과내영역

2부-고양이와의여행
내첫고양이는맥주가되었다
고양이와AI로봇의무쓸모대결
고양이울음소리를가장많이내는사람
천재고양이,전쟁을개시하다
세상은놀이터요,만물은놀거리라
셋째고양이이름을뭐라고지을까
난너같은자식둔적없다
아기고양이에대한이상과현실
약쟁이고양이들의먹는재미지켜주기
비상사태에대비하는집사의자세
고양이에게피임약과섹스토이를!
맥주를떠나보내던날

에필로그-맥주와달래와아리와내가아는고양이들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고양이는?여행은?

아침마다해가뜨고새로운날이오는게그렇게도신기하고좋은지우다다,변함없이신나고열정적으로하루를맞이한다.벌써수백번은돌아봤을,크지도않은집의귀퉁이마다낯설고새로운곳을탐험하는양꼼꼼하고조심스레돌아본다.코를킁킁거리고앞발로톡톡쳐보다가는고개를갸웃거리길반복이다.함께사는사람들에게도마찬가지다.매일보는얼굴이나손길인데도질릴줄모르고빤히바라보다가는문득새로이큰결심이라도내린것처럼슬그머니다가와서찬찬히살피고코로냄새를맡는다.마주하는사람에게도덩달아어떤설렘이나새로움을느끼게하는순간이다.사랑이막시작되려할때처럼마구애정이솟아난다.그렇게애정을담되낯설게볼줄알고,또미련없이돌아설줄도안다.쓰다듬거나안아달라며마구보채다가도충분하다싶으면훌쩍내려서서는손이닿지않는곳으로떠난다.가히어딘가에도매이지않는올곧은여행자의자세답다.
삐노의짙은파랑눈빛과대비된새하얀털빛은인도의타지마할을떠올리게하는가하면,달래의초록빛이일렁이는눈빛은요정들이산다는크로아티아플리트비체의초록물빛을연상하게한다.그런가하면호안석처럼묵직하고몽환적인아리의노랑빛눈은이집트시와에서마주했던장엄한사하라사막의기억으로이어진다.어디하나뭉툭하거나날카롭지않게완만한곡선을그리는몸은그자체로호주의울룰루나사하라사막의듄에서느꼈던자연스럽고도우아한선을닮았다.게다가녀석들이우아하게움직일때거죽아래에서불끈거리는근육의움직임이라니,두브로브닉이나울릉도앞먼바다의두터운파도가미묘하게움직이는그섬세함을꼭닮았다.
녀석들을좀처럼이해하기어렵다는점도여행의매력과닮았다.다른종의생물이니당연한일같기도하지만,정말이지워낙다른게많다.무슨생각을하는지,어떤습관이나패턴이있는건지파악하기가쉽지않다.아무리많은고양이를접하고길러봐도마찬가지일것같다.자기들끼리도장난치다가엉뚱한짓으로튀어버리는걸보면고양이들끼리도말이통하기는하려나의심스럽기도하다.대충눈빛이나꼬리의움직임,분위기로어림짐작이나할뿐끝내낯설기만할테니,사람과고양이의만남이란생판처음접하는나라의외국인아니외계인과의조우에비길만큼엄청난일아닐까.그런데다가녀석들이바라보는세상이란걸따져보자면사람들의그것과는판이하게다른거다.고양이눈이란사람발목쯤에나달려있는셈이니눈높이가다르고,대체로시각에기대는사람과는달리후각에기대어세상을감각하고있을텐데그세상이어떤모습일지인간으로서는도무지상상조차하기힘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