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것 (그리고 서른 여행자로 산-다)

별것 아닌 것 (그리고 서른 여행자로 산-다)

$14.21
Description
찌들었다고도, 안 찌들었다고도 할 수 없는 서른
어차피 찌들 것,
더 찌들기 전에 떠나자!
빨리빨리 한국인 윤혜와 느릿느릿 프랑스인 니코의 동남아 서른 여행기

빨리빨리 한국에서, 그것도 시간을 다투는 출판사 편집자로 히스테릭하게 살던 윤혜와 남프랑스 햇살 아래 느긋한 운전 기사였던 니콜라스는 호주에서 만났습니다. 둘 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워킹홀리데이를 왔다나요. 서른 즈음에요. 했던 일만큼이나, 또 검은 눈에 빳빳한 직모와 푸른 눈에 곱슬 금발이라는 생김새만큼이나 우리의 성격은 달랐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니콜라스는 저와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겠다나요. 저는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소울메이트를 만나고 싶었는데… 어쨌거나 니콜라스의 다른 관점론을 한 번 믿어보기로 했죠. 그렇게 우리는 한여름의 동남아시아로 떠나게 되었어요.

그렇습니다. 이 책 『별것 아닌 것』은 2019년 6월 시작한 윤혜와 니콜라스의 동남아시아 여행 이야기입니다. 필리핀, 발리, 태국, 캄보디아를 여행했어요. 거창하게 일주 타이틀을 달고 시작했으면서 돈이 다 떨어지는 바람에 나라를 솎고 일정도 대폭 줄여 버렸죠.

서로 말도 잘 안 통하고, 성격은 이다지도 다른데, 덥고 비 내리는 열대 나라에, 굳이 왜 갔냐고요? 아등바등 살기 싫어 호주에 왔는데 어느 순간 호주에서도 아등바등하고 있더라고요. 모국을 떠나온 패기가 무색하게 말이죠.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토요일 오전 5시, 대뜸 니콜라스에게 여행을 가야겠다고 말했어요.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더 늦기 전에, 아주 조금 모아둔 돈으로나마 훌훌 떠나버리자고요.

다행히 열에 한 가지나마 우리가 맞았던 것은, 우리 힘으로 하고 싶단 마음이었어요. 남의 힘을 빌리기 시작하면 편하긴 한지만 그렇다고 온전한 내 여행이라고도 할 수 없죠. 토닥토닥하며 투어도 직접 꾸리고 모터바이크를 빌려 궂은 날씨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대로 해버렸어요. 니콜라스와의 제멋대로 여행은 능동적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수동적이었던 지난날의 제 여행을 돌아보게 만들었어요. 필리핀의 따뜻한 폭우 속에서, 밤길 소떼와 산을 넘으며, 논두렁에서 길도 잃어 보고, 어둠 속 마피아 아저씨들의 협박을 이겨내면서… 아, 하루는 제가 그만 니콜라스 여권도 빨았네요. 그러나 여행 영웅담은 아니니 걱정 마세요. 여행 교훈서도 아니에요. 감성 충만도 아니고요. 스포츠 선글라스를 고르는 남자 친구에게 좌절하기도 하고, 바다 위에 뜬 내 선크림에 경악하기도 하고, 지나가는 행인 1의 바지 품평도 하고, 술 마시다 어릴 적 트라우마가 ‘갑툭튀’해 펑펑 울기도 하고요. 장소만 열대지 옆집에서 일어난 거나 다름없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사람 사는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이런 작은 경험들이 모여 삶이 넓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옆집에서 일어날 법한 일도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여행 덕분에 얻은 게 많아요. 다른 관점을 지지하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과 함께 해서 더욱이요. 진지한 인생 성찰하지 않기로 한 여행에서 인생을 돌아보고야 말았습니다! 무얼 얻었을지, 자세한 이야기는 책에서 읽어주세요.
저자

전윤혜

한국에서태어났다.음악과미술을사랑하고사람이만든작품과건축,환경에적응해살아가는사람들의모습에관심이많다.걸으며천천히살펴본다.아름다운것들에홀리고흘러가버리는감정에충실하다.그순간실컷즐기지만,이내잊는다.보이지않는것의힘을믿는다.애매한기분을잘참을수있으며때론싫어도좋다고대답하기도한다.누군가가자신의의견에동의하지않으면내심섭섭하다.읽고쓰는것을좋아한다.무언가궁금할때면주로책과인터넷을뒤진다.

니콜라스

프랑스에서태어났다.과학을좋아하고멋진경치와자연현상에관심이많다.모터바이크를타고그걸즐기는게최고취미다.동물을사랑하지만,사람은믿지않는다.대신사람이하는실천,곧눈에보이는것을믿는다.한번본것을절대잊지않는다.좋고싫음이분명해감정을표현하는데스스럼없고,받아들일만한이유가있으면자기와의견이달라도존중한다.사람의관계를재지않는다.말하고듣는것을좋아한다.필요한정보는직접듣거나경험하며모은다.

목차

-프롤로그

-필리핀
우린관광이아니라여행을왔어
중세도시와나가요언니들
폼생폼사와실용주의자가함께여행한다는건
팔라완의인디애나존스를꿈꾸며
여권을빨아버렸다
가장따뜻한바다
다시는여행사투어하지말자
낭만은어디에
두시간만에16만원을아끼다니
폭우속프라이빗투어
이시간이영원히멈췄으면
고속도로가마치인생같아

-발리
여행하기참좋은세상
몰락한원조관광지에서
시선으로부터자유로움
사진이뭐길래
왕궁도결국사람사는집
새벽녘의협박
일출트레킹에서일출을놓치다
여행하다아프면
삼시세끼나시고렝먹는남자

-태국남부
오지않은공항셔틀
연금술사
내가사랑이무엇인지안다면
비수기여서감사합니다
나조차몰랐던내트라우마
독일인이사랑한마을
15년전덮쳤던파도가무색하게
버스타고기차타고산넘고강건너

-태국방콕
카오산로드로가는조금이상한방법
내가보는것,네가보는것
이세대의자유
진짜모험의시작

-태국북부
태국알프스와이상한부처님
그많던호숫물은누가다마셨을까
생애가장아름다운일출
생애가장아름다운일몰
솔직하면돼
소떼와밤고개를넘다
19세기와21세기일상어디쯤
결정은네가,계획은내가
렛잇비
우리처럼미친사람이나오는거야
참다참다터트린것
프랑스코리아모터바이크프로젝트

-캄보디아
이게아닌데
후회는없어

-에필로그

-사진첩

출판사 서평

별것인줄알았는데
별것아닌듯보냈더니
별것이남아있더라

서른.호주에살면서알게됐다.아무데나누워서해만쬐더라도하루가충분히의미있고,그충만한여유에서오는기쁨이나를만든다는사실을.서른하나에시작한여행에서이제나는무엇이마음을여유롭게만드는지,내인생에서무엇이중요한지차츰알아갔다.소울메이트를바라던내가하나부터열까지다른사람을만나여행하면서,철저하게본인답게살던그와함께하면서인생이란‘내가바라는모습대로사는것’이아니라진짜‘나답게살아야하는것’이구나,깨달았다.서른둘의프랑스에서는삶의모양이이토록다를수있다는걸알았다.남의나라를다닐수록내선입견과관점이무너지고바뀌고새로워졌다.남의나라에서살며그들의삶이만든광경들을봤다.작은것에일희일비하지않게되었다.내가모르던산과바다와그것이어떻게생겨났는지를봤다.그런것들을마주할때마다삶은소확행,더욱대확행으로가득한것이란생각이들었다.대단해서확실한행복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