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넘치는이야기꾼과함께만들어가는추리소설
『아랑은왜』는범인을추적해나가는추리소설이자,‘소설창작’에관한소설이기도하다.이야기를만들어나가는작가의목소리가곳곳에고스란히드러나독자에게말을걸고,새로운인물들을등장시키고,그들로하여금사건을풀어나가도록한다.추리소설그자체로흥미로울뿐만아니라,하나의이야기가창조되고변화하는과정,즉소설가의머릿속에서벌어지는일들을지켜보는즐거움을느낄수있는작품이다.이과정에서독자들은이야기를단순히받아들이는수동적인존재가아니라마치이야기를함께만들어나가는퍼즐게임에적극적으로참여하는듯한느낌을받는다.
작가는억울하게죽어나비가된아랑의이야기‘아랑전설’을소재로한여러판본들을살핀다.그리고각종문헌의타당성을따지며그이야기들의빈틈을메꾸어나간다.탄탄한고증을거치는것처럼보이지만,사실여기에는정교하게숨겨진복선이있다.어디로튈지모르는작가의목소리를따라가다보면무엇이진실이고,무엇이허구인지알기어렵다.지적퍼즐을푸는것같은독서체험을통해“이야기는과연무엇이고어디에서오는가?”와같은질문에맞닥뜨리게된다.이에대한답은작가의말에서찾을수있을것이다.“우리는가끔우리가이야기의주인이라고착각하지만이야기의주인은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