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불씨 (고금란 소설집)

오래된 불씨 (고금란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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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금란 소설가의 소설집 『오래된 불씨』에는 모두 7개의 작품이 담겨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에 평범하고 남루해 보일지 모를 노년의 평범한 일상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속에는 인간으로서 생을 마주하고, 살아가고, 부딪히는 동안 발생한 작은 불꽃들이 녹아있다. 낡고 허름한 것에서부터 뭉근하게 피어나는 향기처럼, 각 작품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어떤 윤곽을 더듬어보자.
저자

고금란

부산영도출생.1994년계간〈문단〉겨울호에단편소설「포구사람들」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이듬해〈농민신문〉에농촌소설「그들의행진」이당선되었다.소설집『저기사람이지나가네』외2권이있으며산문집으로는『맨땅에헤딩하기』외1권이있다.2011년「소키우는여자」로16회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하였고현재부산소설가협회회장으로있다.

목차

오래된불씨
꽃병을든남자
안개잦은지역
두껍아두껍아
영도다리난간옆에
무문관無門關
배꽃
*
해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ㆍ낡고허름한것들,
그아름다움에대하여

아름다움에대한인간의욕망은‘예술’이라는이름으로늘인류와함께해왔다.모든예술은아름다움을향하고다양한방식으로표현되며다양한형태로존재하지만,때로사람의인생에서가장진하게발견되기도한다.흔히황혼이라부르는,낡고허름한삶이켜켜이쌓여빛을발하는시기에서도그렇다.몸곳곳에새겨진주름안에는젊은시기의열정과꿈이고스란히머물러있는데그것들로부터발견하게되는아름다움은우리를일상에서벗어나다른방식으로성찰하게끔유도한다.
고금란소설가의소설집『오래된불씨』에는모두7개의작품이담겨있다.대부분의작품들에평범하고남루해보일지모를노년의평범한일상이등장한다.그리고그속에는인간으로서생을마주하고,살아가고,부딪히는동안발생한작은불꽃들이녹아있다.낡고허름한것에서부터뭉근하게피어나는향기처럼,각작품에서조금씩드러나는인간이라는존재의어떤윤곽을더듬어보자.

ㆍ사그라지고,조금씩무너질지라도
생은여전히남아있다

표제작「오래된불씨」에는삶의무게에짓눌려젊은날품었던꿈과열정을잃은‘너실댁’이등장한다.그는우연한기회에무대에올라가예술혼을불태우고‘열아홉살처녀복자’를다시만난다.「꽃병을든남자」속주인공은어둠속에웅크리고앉아있는작은아이를떠올린다.그것은내면의어떤지점을희미하게드러내는,유년기의잔상이다.「안개잦은지역」속소년은가정폭력에시달린다.소년은엄마와함께외삼촌집에얹혀살고있다가가출했지만,예전처럼가족끼리행복하게살고싶다는소망을가지고있다.「두껍아두껍아」에선좌천슈퍼안주인‘도여사’가등장해이익과탐욕의각축장이랄수있는재개발현장에서꿋꿋하게옛것을지킨다.「영도다리난간위에」속주인공은고향에대한애잔한추억을가지고있다.유년시절의기억을통해어떻게우리나라가아픈역사를극복하고성장했는지조금이나마짐작하게한다.「무문관(無門關)」에선다큐멘터리영화로도실제상영했던〈무문관〉이등장한다.문(門)을배경으로한종교적성찰은인생자체에대한근본적인물음과맞닿으며희미한빛을자아낸다.마지막작품「배꽃」에선힘겨운농사일을하며가정을돌보는주인공이등장한다.겉으로는평범한농사꾼이지만그의이면에는월남전참전의고통이감쳐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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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주목하는노년의남녀인물은시간의무자비한힘을자신의운명으로수락하지만동시에성장기의빛나는열망이나젊은시절의열정을새롭게환기함으로써잔인한세월에저항한다.다른한편,노년의인물들에게일상을견디고살아내는일은여전히버거운과제로육박한다.그럼에도작중인물들은타인의고통을인지하고슬픔을공유하며서로를위로한다.마음을공유함으로써개개인의내면뿐아니라사회적삶도변화될수있다는걸암시하는,고금란소설가특유의성찰윤리가드러난다.
시대에따라아름다움의기준은끊임없이바뀌었지만,치열하게삶을살아낸한인간의마지막은시대와상관없이고유의멋을품고있기마련이다.낡고빛바랜물건이가지는특유의아우라가있듯,사라지면서도찬란하게빛날수있다는걸황혼이말해주듯,낡고허름한존재의뒷모습엔따스함이묻어있다.그것은한존재의내면깊숙이자리잡은,오래된불씨가뿜어내는온기일것이다.

“표제작인「오래된불씨」를비롯해총7편의소설들은얼핏보면평범하고남루한것들도다른시각으로본다면충분히아름다울수있다는점을보여준다.범박하게말하자면,사람의인생에서도황혼이자,낡고허름한시기가있다.흔히‘중년’,아니면‘노년’이라고일컬어지는이시기에도젊은세대들이바라보지못하는아름다움이있는것이다.고금란소설집에서도「안개잦은지역」을제외하면중년이상의주인공들이등장한다.이것은왜그럴까생각하다보면어느덧그풍경에저절로익숙해질수밖에없을것이다.어쩌면그시절의열정과꿈,아직도희미하게남은온기가그풍경들어느한구석에배어있기때문인지도모르겠다.”
-정재훈해설「낡고허름한것들,그아름다움에대하여」중에서

ㆍ‘소설의바다’를항해하는호밀밭소설선,
각기다른‘사연의고고학’을꿈꾸며

고금란작가의?오래된불씨?는소설의바다로향하는호밀밭소설선의네번째작품이다.호밀밭소설선‘소설의바다’는한국소설의사회적상상력을탐구한다.또한문학과예술의미적형식을타고넘으며,우리가잃어버린삶의흔적을새롭게탐사하는서사적항해를꿈꾼다.때로는넘어지고,때로는아파하고,때로는분노하고,또때로는서로를보듬으며,난파한세상속으로함께나아가는문학적모험을지향하는것이다.
그러나호밀밭의소설은미지의세계를발명하는낯선이야기의조타수가되기보다는,우리가상실한생의가치와존재방식을집요하게되물으며,동시에우리삶에필요한따뜻한자원을발굴하는‘사연의고고학자’가되고자한다.소설이라는사회적의사소통방식은분명오래된것이지만,그속에는우리삶과공동체의가치를새롭게정초할수있는‘여전한힘’이존재한다고믿는다.이것이바로지금,우리가‘소설의바다’로나아가려는이유이다.

-호밀밭문학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