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사랑을확인받고싶어하는너에게건네는단단한말들
작가권라빈은어릴때겪은부모님의이혼,녹록지않았던독립과회사생활,트라우마로인한우울증,나쁜연애에서받은상처들로고단한젊은날을보냈다.현실은만만치않았지만이대로좌절하지않겠다결심했고,펜을들고글을써내려갔다.그리고쓴글들을인스타그램에올리기시작했다.자신의상처를드러내고아픔을소리내어이야기하자,신기하게도거기에공감한사람들이반응했다.처음엔혼잣말같았던외침이었는데하나둘들어주고읽어주는사람이생겨났다.돌아보니자기만의상처가아니었고독자들과그아픔을나누니반이되었다.게다가독자들은누구에게도말하지못했던내밀한이야기를그녀에게털어놓기도했다.이렇듯먼저자신의속내를숨김없이드러내고독자들의신뢰를얻어,믿음직한고민상담자의자리까지가게된것은그녀의특별한능력이다.그렇게작가권라빈은쓰는사람에서듣는사람으로,다시그이야기를전해공감의크기를키우는사람으로성장해왔다.
이처럼SNS에서독자들과함께깊이호흡해온권라빈의첫책이드디어출간되었다.그녀는개인적인경험을용기있게독자들앞에터놓으며세상을살아가는자기만의기준을단단하게세워나간다.타인의잣대에이리저리휘둘리는데에지쳤다면,누구에게도말하지못한고민을안고있다면이책을읽어보자.살아갈수있는용기를얻게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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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욕조에온몸을담가,눈과귀를막고물마개를빼면나도이곳에서물처럼사라질까,제발사라지길간절히바라던시절이있었다.
-p.13
새로운환경에이질감이들고낯선상황앞에서혼란스러운감정과두려움을느끼면사람은본능적으로가장아늑하고친숙한집을찾는다.달팽이가자신을방어하기위해등딱지에집을이고사는것처럼.늘나를안아주는따뜻한사람과공간이누구에게나필요하다.
-p.22
모두가각자의짐을안고있지만,어디남힘든게자기힘든거랑같나요.내가힘든게가장힘든거지.누구에게는어떤일이그저먼지의무게처럼가볍게느껴질지몰라도나에겐우주만큼이나큰문제로느껴질수있습니다.그런일에도당연히아프고힘들수있습니다.나의힘듦을타인과비교하지마세요.‘내가별거아닌일로이렇게힘들어하나?’라는생각이오히려나를더괴롭게만들거예요.
-p.32
사람들이나를밟고구겨도나는구겨지지않으려는용기.누군가가나를찢고무시해도나는망가지지않으려는용기.결코나는구겨지지않겠다는마음.나라는종이에구김을펴고나만의색과그림을그려넣을,나는구겨지지않는꿈.
-p.92
참오랜시간동안엄마를그리워했다.나를떠난엄마가아닌,사랑으로보살펴주는엄마라는존재가늘간절했다.사랑듬뿍받고자란유년시절이길바랐다.오랜시간우산도없이소나기를만난나는참많이고장나있었다.누군가에게기대지도,주는마음을받지도못하는사람.그게너무어려워서힘들어도힘들다고말할수없는사람이되었다.늘내현실을원망만했는데눈뜨고주위를보니나와같은사람들이많더라.
-p.99
헤어진이유를몰라서아직도궁금해한다면,당신은그이유를몰라서헤어진것이다.소중함을잊고상대를당연하게여긴마음이헤어진이유조차보이지않게눈을가려버린것이다.부모자식사이도당연하지않은데세상그어떤관계가당연할까.
-p.117
좋아하는게싫어지기까지얼마나많은상처를받았으면그랬을까.그것도참어려운건데.싫어져도마냥싫어하지만도못하는마음은,간지럽지않아도벅벅긁어생기는상처와아픔일까.그속은얼마나문드러졌을까.
-p.132
나무에가지치기가필요하듯,삶을살아가다보면관계를내손으로잘라내야하는순간이반드시찾아온다.그것은결코잘못된일이아니다.시들고썩은관계를,나를위해잘라내는것뿐이다.내나무에꽃을피우고열매를맺으려면결단력이필요한순간이왔을때단단해져야한다.
-p.133
이런사람을만나고싶다.사소한걸중요하게여기는사람,애정과배려를당연시하지않는사람,거짓말하지않는사람,기다림은짧고만남은긴사람.이모든게흔하디흔하지만동시에최고인것을아는사람.
-p.154
우리는헤어지지말자.다신안볼것처럼싸우고등돌리며돌아누워도같은이불을덮자.말다툼하다가서로상처되는말들을내뱉어놓고도,내가받은상처보다상대가더아파할걸먼저생각하는지금처럼,서로를사랑하자.각자의위치에서자신이맡은역할에최선을다하며포기하지말고안고가자.힘들면힘들다고,행복하면행복하다고서로에게가장먼저이야기할수있는사람이되자.내가언제든안아줄게.그렇게우리두사람만큼은오래오래영원을약속하자.
-p.166
사랑하는이에게말을건넬때단어를고르는것은굉장히중요하다.단어의미묘한차이와목소리높낮이로인해,내생각과는다르게전달될수있다는것을우리는항상인지하고있어야한다.뜻이변질되지않고나의진심을있는그대로전달하려면,단어를고르고문장을단정히가꾼후온몸으로말해야한다.마치첫데이트를위해머리부터발끝까지단장하듯,옷을골라거울앞에서듯,말도가꿔야한다.
-p.172
사랑을하면자랑하고싶어진다.내가이사람에게이렇게가득사랑받고있다는걸알리고싶다.나,정말행복하다고.좋은사람을만나,마땅한사랑을받고있노라고.
-p.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