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물리적장소’안에서
여성의‘상징적자리’를가늠해본문학적시도!
그의글은집을통해본한여성의성장기이기도하다.저자가‘자기만의방’,온전한‘나의자리’를찾아가는여정은이책의또다른중요한축이다.그것은어머니세대로대표되는여성들이감내해야했던삶으로부터출발한다.유년시절할아버지,할머니,세삼촌을포함한대가족의살림을홀로전담한그의엄마는집에서자기만의공간과시간을확보하지못했을뿐만아니라,며느리-아내-엄마가아닌자신의이름으로조차불리지못했음을저자는가슴아프게깨닫는다.
“북성로집에살던어느날,내가거실과주방에없는엄마를찾으러다니며엄마가‘있어야할자리’에서‘해야할일’을하지않는다고느꼈던기억을떠올리면마음이아프다.나는엄마의자리,엄마의일이다른어딘가,다른무언가일수있다고생각하지못했던것이다.”_142쪽
그깨달음은‘자기만의방’에대한성찰로이어진다.그에게있어‘자기만의방’이란단순히물리적공간에대한욕망이아닌,“나자신으로인정받고싶은욕망”이다.단순히서재를마련하는데그치지않고그공간에서“나의서사를나의목소리로말하는사람”이됨으로써‘나만의자리’를향한오랜애착은마침내답을찾은듯보인다.그리고그의모습은아직자기의자리를갖지못한많은이들을부추긴다.에세이스트김하나가발문에서쓴것처럼“각자의안에는그가살아온집이있”고,“그것을자신의목소리로꺼내놓을때다른이들의삶으로옮겨갈수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