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발견 :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클래식의 발견 :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17.00
Description
우리는 왜 음악을 들을까?
작곡가는 어떻게 곡을 구성해낼까?
악보를 못 읽어도 음악을 즐길 수 있을까?

세계적인 지휘자가 안내하는 고전음악 감상의 모든 것
‘음악가들은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 그걸 알면 우리가 음악을 듣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 음악을 좋아하거나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머릿속에 떠올려보았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잘 들을 수 있을까, 곡을 들을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춰 들어야 할까,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 곡에 대한 타당한 감정일까……. 음악을 듣는 것은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청취나 감상을 훈련받은 적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음악을 제대로 듣고 즐기고 있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과연 우리도 음악가처럼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이 책 『클래식의 발견: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은 평생에 걸쳐 음악을 듣고 연주에 헌신하며 명망 있는 지휘자로, 또 교육자로 이력을 쌓아온 존 마우체리(John Mauceri, 1945~)의 아주 특별한 고전음악 순례기이자 안내서다. 이모부의 하이파이 오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라벨의 “새벽”을 듣고 음향 세계에 눈을 뜬 열 살 때부터, 세계적인 마에스트로가 되어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연주하던 일흔한 살에 이르기까지 음악가이자 청취자로서 그가 건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풍부한 경험, 250년 역사의 서양 고전음악 레퍼토리에 관한 이론적 지식은, 언제나 음악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음악 애호가들의 목마름을 한결 시원하게 해소해줄 것이다.

저자

존마우체리

저자:존마우체리
세계적인지휘자이자음악교육자,제작자.레너드번스타인의후학이자동료로18년간함께작업하며번스타인의만년작초연을맡아지휘하기도했다.뉴욕필하모닉,시카고심포니,프랑스국립관현악단,도쿄필하모닉,이스라엘필하모닉,메트로폴리탄오페라등세계유수의교향악단및오페라단을이끌었고,브로드웨이와할리우드무대에도섰다.토리노왕립극장의상임감독과스코티시오페라,워싱턴오페라(케네디센터),피츠버그오페라,아메리칸심포니오케스트라(카네기홀)의음악감독을역임했다.1991년로스앤젤레스필하모닉은그를위해할리우드볼오케스트라를창단하기도했다.2006년부터2013년까지노스캐롤라이나예술대학총장을지냈으며,15년간예일대학에서학생들을가르친바있다.
지금까지80여장의음반을발매했고,그래미상,토니상,올리비에상,드라마데스크상,빌보드상,에미상,디아파종상,독일음반비평가상을받았다.2000년에는베를린소재미국아카데미로부터베를린상을,2015년에는50년간미국음악연주에헌신한공로를인정받아컬럼비아대학에서딧슨지휘자상을받았다.

역자:장호연
서울대학교미학과와음악학과대학원을졸업하고,음악과과학,문학분야를넘나드는번역가로활동중이다.『뮤지코필리아』『스스로치유하는뇌』『기억의과학』『리얼리티버블』『콜럼바인』『굉음의혁명』『사라진세계』『시모어번스타인의말』『슈베르트의겨울나그네』『죽은자들의도시를위한교향곡』『베토벤심포니』『새로운세대를위한베토벤』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들어가며

1장/왜음악일까?
2장/고전음악의레퍼토리
3장/자연이준재료
4장/시간과기억의예술
5장/보이지않는구조
6장/주목해서듣기
7장/작품과의첫만남
8장/음악회에가다
9장/작곡가,연주자그리고나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모두를위한클래식

이책에서다루는음악은흔히‘클래식’이라부르는고전음악이다.고전음악은고대그리스에기원을두는서양음악의한갈래로,그핵심레퍼토리는대략1700년부터1940년정도까지250년간에집중되어있다.인류역사를볼때250년이라는지극히짧은시간대에,그것도유럽이라는지극히한정된지역에서,오로지백인남성들의손으로만들어진음악이오늘날국경을넘나들며울려퍼지고있는것이다.이책에서도중요하게지적하고있듯이“고전음악은유럽의복잡한문화사에서생겨나제국주의·침략·전쟁·조약·무역의역동적인과정을거치면서”전세계대부분의문화에받아들여졌다.(48쪽)
이런사실때문에백인남성유럽인들의전유물이었던고전음악이‘만국공통어’가될수있다는점은미심쩍게여겨지기도한다.마우체리는이점을부인하지않는다.그러나그가보기에‘이탈리아음악을가장잘아는사람들은이탈리아인’이라는식의사고방식이오늘날엔더문제가된다.음악과국가적·인종적혹은성별적연결고리를강조하는태도는오히려지난시대의유물이라는것이다.고전음악이민족적·성적정체성등을뛰어넘어현대인들에게가닿을수있는이유는,고전음악역시음악이가진보편적인언어(상징과은유)를통해인간사의보편적인이야기를전달하고있기때문이다.“음악은은밀한이민자로,국경을알지못한다.”(69쪽)
마우체리는음악의최종적인해석가란듣는이임을강조한다.태어나기전부터어머니가흥얼거리던노래를들었던우리는살아가며온갖곳에서음악과,또고전음악과맞닥뜨리며자기도모르는사이에음악을경험하고나름의음악사전을만들어간다.마우체리는말한다.“여러분은그음악이무엇의은유인지늘배워왔고,그언어에어떤감정이담겼는지도안다.트럼펫이연주하는팡파르나감상적인바이올린독주를들을때,혹은낮은현과베이스드럼이고동치는소리에위험신호를감지할때그게어떤느낌인지를아는것이다.이렇게날마다이해를거듭한내용이여러분의사전에차곡차곡더해지는데,서양음악을듣는사람이라면일반적으로그런사전을공유하고있다.”(60쪽)우리가‘베토벤은모두의것’이라고말할수있는근거가여기있다.

우리삶의사운드트랙을찾아서

하지만음악은보편적인만큼개인적인것이기도하다.우리가어떤음악을언제처음으로들었으며어디서들었는지,그것이당시다른사건들과어떤관계를맺었는지에따라그음악경험은자기만의고유한경험이되기때문이다.혹은음악이언제,어떤배경에서작곡되었는가하는그역사적시간이개인에게남다른의미를가져다줄수도있다.
마우체리는자신이태어난1945년무렵만들어진음악들에매료되었다고하면서,버르토크,쇼스타코비치,스트라빈스키,프로코피예프,코플런드,번스타인,쇤베르크,힌데미트,리하르트슈트라우스,코른골트,브리튼의음악이어떤식으로든자신이태어난세계를구현하고있으며이들과동시대를살았다는사실이자랑스럽다고고백한다.(88~89쪽)그는이처럼자신이흥미로워하던코른골트의음악을1988년스승인레너드번스타인의시골자택에찾아가함께들으며,스승의귀엔이음악이어떻게들렸는지궁금해하기도했다.(183~184쪽)
물론어떤음악은,아니거의모든음악은시간이갈수록처음들었던때와는다르게들린다.특히어릴때들었던음악이그러한데,‘어른스러운주제’의음악이라면나이가들고삶의경험이겹겹이덧대어지면서같은음악이라도다른의미로다가올수있다.마우체리는바그너의<방황하는네덜란드인>서곡을<캡틴비디오>라는SF텔레비전드라마의영웅적인주제곡으로처음접하고강한인상을받았다가,훗날에야이곡이초자연적인폭풍을묘사한곡임을알게되었고또자신이직접이곡을지휘할때는‘죽지않는이방인의비명소리’같은인상을받았음을이야기한다.음악은같았지만,그는달라졌던것이다.(97~98쪽)
“궁극적으로고전음악은여러분의삶에깔리는사운드트랙이되어준다.고전음악은경험의그순간을상기시켜주는,여러분의이야기가집약된,세상에단하나뿐인책이될것이다.그이야기를타인과공유할수는있어도결코다른누구의것으로삼을수는없다.작곡가가음악을만들면,연주자가자기앞에놓인여러선택지가운데서작품에숨을불어넣을선택지를고르고골라그것을소리로옮겨낸다.하지만해석은여러분몫이다.여러분이이해하고받아들이고껴안지않으면음악은완전한행위로서존재하지않는다.”(291~292쪽)
마우체리는레너드번스타인이말한‘음악의기쁨’을사람들에게전하는데자신의힘을보태고싶다고적으며책을마무리한다.그가일생에걸쳐누린그기쁨을저마다찾아가는데이책이제몫을다하리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