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한 마리는 기쁨 (두 아버지와 나, 그리고 새)

까치 한 마리는 기쁨 (두 아버지와 나, 그리고 새)

$18.00
Description
“까치 한 마리는 슬픔”을 뒤집어 “까치 한 마리는 기쁨”으로 만든
아름다운 자연 에세이이자 감동적인 성장기
어느 날 여자친구 야나가 폐차장의 배수로에서 떨고 있는 아기 까치를 집으로 데려온다.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는 정도로 작고 연약한 새였다. 저자는 “스쳐 지나갈 것에 애착을 품을 필요는 없다”며 까치에게 애써 무관심한 척하려 했지만, 한 생명체가 보석 같은 파란 눈으로 자신을 유심히 쳐다보며 탐색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이 아기 새를 구하고 보호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서양에서 까치는 미움받는 새다. 까치를 돌보는 일에 대한 조언을 얻으려고 할머니에게 전화했을 때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뭐 하러 까치를 살려? 그건 몹쓸 것들이야. 물에 던져버려.” 그들 또한 애초에 까치를 반려동물로서 키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저 새가 건강을 회복하면 다시 자연으로 보내주려고 했다. 야나와 저자의 정성스런 보살핌 속에 새는 점차 건강해지고 그들은 이 아기 까치에게 ‘벤젠’이라는 이름도 붙여주었다.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놓아주는 것과 반대 방향의 행동이지만 휘발성, 달아난다는 개념을 담은 벤젠은 그들의 까치에게 딱 맞는 이름이었다.

까치를 키우는 일은 당연히 만만하지 않았다. 강아지든 고양이든 새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까치에 대해 저자가 보여주는 짜증과 애정이 섞인 설명에 웃으며 공감할 것이다. 일단 매일 이른 아침 아침밥을 내놓으라는 새의 울음소리에 일어나 비몽사몽 상태로 벌레의 머리를 부수고 살을 으깨 까치에게 바쳐야 한다. 까치는 하루 종일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콘센트, 전기선, 선인장, 선글라스 등을 탐색해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고, 특히 아무데나 똥을 싸고 아끼는 식물을 망가뜨린다. 자연계에서 손꼽히는 저장 동물답게 노트북의 USB 포트, 양말 주름 사이, 양장본 책의 헐렁한 표지 안, 인간의 머리카락 속 등에 고깃점을 숨긴다. 장난감과 음식이 넘쳐나는 벤젠의 삶은 거의 ‘중세 군주’와 비슷해 보인다.

이런 말썽꾸러기지만 미워하기는 쉽지 않다. 녀석이 날아보려다 0.1초 만에 떨어지는 모습은 너무 귀엽고 짠하며, 손에 살포시 내려 앉아 머리를 부비며 애교를 부릴 때는 한없이 사랑스럽다. 욕실 거울 앞 수전에 서서 혼자 장광설을 쏟아내기도 하고, 함께 음악을 감상할 때면 자기도 같이 깍깍 노래를 부른다. 종종 인간의 말을 내뱉거나 웃음소리를 내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그렇게 벤젠은 가족 모두의 애정을 받으며 식구가 되어갔다. 과연 이 새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
저자

찰리길모어

CharlieGilmour
이책은어느날여자친구가배수로에떨어져떨고있는어린까치한마리를집으로데려오면서시작된다.처음에는눈도제대로뜰수없던새는극진한돌봄속에점차건강을회복했고,스스로먹고자유롭게날수있게되면서정신사납고호기심많은말썽꾸러기새가된다.저자는벤젠이라이름붙인이작고영리한생명체가자신을깊이위로하고치유할거라고는전혀생각지못했다.버려진아기새벤젠과함께하면서그는조금씩자신을버린생부가드리운긴그림자에서벗어나벤젠이그랬던것처럼건강해지고성장하고독립할수있게된다.
영국에는‘까치한마리는슬픔(Onemagpiebringssorrow)’이라는말이있다.하지만실제로는정반대였다.까치를키우며벌어지는즐겁고도괴로운일상이야기는과거의슬픔을딛고일어나현재를살고미래를향해날고싶어하는저자의이야기에녹아들어한편의아름다운자연에세이이자감동적인성장기로탄생했다.
찰리길모어는현재런던남부에서아내와딸과함께살고있다.『까치한마리는기쁨』(원제Featherhood)은그의첫책이다.『선데이타임스』『가디언』『이브닝스탠더드』『바이스』등여러매체에글을썼다.

목차

프롤로그

솜깃털
날개깃
피깃털
둥지


에필로그
감사의말
위험에빠진동물을보았을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2020『선데이타임스』올해의회고록
★2021웨인라이트상최종후보작
★커커스리뷰선정베스트논픽션
★스펙테이터서평단이뽑은최고의책
★엘튼존,닐게이먼,헬렌맥도널드(『메이블이야기』저자)강력추천
★핑크플로이드기타리스트데이비드길모어의아들찰리길모어가쓴화제의데뷔작

“나는녀석이멀리날아가길바랐고,
동시에내곁에남기를바랐다.“

새와대화를하는,그러나서로는대화를할수없었던두남자.
야생에서길듦으로,이성에서광기로,자유에서속박으로
그리고다시자유로돌아가는
이것은‘돌봄’과‘변화’에관한경이로운이야기이다.

기쁜듯내지르는‘깍깍’소리한번,장난스런몸짓한번에
우리는모두이새에게대책없이빠져들었다

어느날여자친구야나가폐차장의배수로에서떨고있는아기까치를집으로데려온다.얼마나더살수있을지모르겠는정도로작고연약한새였다.저자는“스쳐지나갈것에애착을품을필요는없다”며까치에게애써무관심한척하려했지만,한생명체가보석같은파란눈으로자신을유심히쳐다보며탐색하는모습을처음으로경험하면서,이아기새를구하고보호해야겠다고마음먹는다.
서양에서까치는미움받는새다.까치를돌보는일에대한조언을얻으려고할머니에게전화했을때할머니는이렇게말했다.“뭐하러까치를살려?그건몹쓸것들이야.물에던져버려.”그들또한애초에까치를반려동물로서키울생각이전혀없었다.그저새가건강을회복하면다시자연으로보내주려고했다.야나와저자의정성스런보살핌속에새는점차건강해지고그들은이아기까치에게‘벤젠’이라는이름도붙여주었다.이름을지어주는것은놓아주는것과반대방향의행동이지만휘발성,달아난다는개념을담은벤젠은그들의까치에게딱맞는이름이었다.
까치를키우는일은당연히만만하지않았다.강아지든고양이든새든반려동물을키우는사람이라면누구나,까치에대해저자가보여주는짜증과애정이섞인설명에웃으며공감할것이다.일단매일이른아침아침밥을내놓으라는새의울음소리에일어나비몽사몽상태로벌레의머리를부수고살을으깨까치에게바쳐야한다.까치는하루종일집안곳곳을돌아다니며콘센트,전기선,선인장,선글라스등을탐색해인간을불안하게만들고,특히아무데나똥을싸고아끼는식물을망가뜨린다.자연계에서손꼽히는저장동물답게노트북의USB포트,양말주름사이,양장본책의헐렁한표지안,인간의머리카락속등에고깃점을숨긴다.장난감과음식이넘쳐나는벤젠의삶은거의‘중세군주’와비슷해보인다.
이런말썽꾸러기지만미워하기는쉽지않다.녀석이날아보려다0.1초만에떨어지는모습은너무귀엽고짠하며,손에살포시내려앉아머리를부비며애교를부릴때는한없이사랑스럽다.욕실거울앞수전에서서혼자장광설을쏟아내기도하고,함께음악을감상할때면자기도같이깍깍노래를부른다.종종인간의말을내뱉거나웃음소리를내사람들을놀라게만든다.그렇게벤젠은가족모두의애정을받으며식구가되어갔다.과연이새를다시자연으로돌려보낼수있을까?

“네가이일을의논할수있는사람은네아버지야.”
정말그렇다면,나는아버지의잘못을반복하지않을수있을까

까치에대한이런감정은저자의또다른이야기를더강력하게만들어준다.바로자신과어머니를버린‘아버지’히스코트에대한이야기다.히스코트는영국의유명한시인이자작가,배우이며무정부주의자였다.그는저자가생후6개월때아기와어머니를남겨둔채사라져버렸다.이후어머니의재혼으로저자에게는새로운가족(핑크플로이드의기타리스트데이비드길모어의가족이되었다)이생겼지만생부가남긴빈자리는컸다.아버지에게버림받았다는상실감이어린그에게큰상처를남겼고,이후히스코트를만나려는노력이계속실패하면서저자는10대와20대내내자기파괴적인행동을반복하며생부에집착한다.10대부터마약중독에시달렸고,20대에는약과술에취해영국의전몰군인위령비세너태프에올라가난동을부려전국민의공분을사며유명인사가되었다.온가족이비난여론과협박에시달렸고,저자는감옥에가기까지했다.
까치가집에오면서,저자는그의삶에‘유령’처럼드리워져있던히스코트역시까마귓과새인갈까마귀를키웠고,시도썼다는이야기를듣게된다.이평행이론같은사실은그를불안하게한다.자신에게도생명을버리는유전자가있을까봐,갑자기미쳐버리는성향이핏속에흐를까봐,히스코트의잘못을반복할까봐두렵다.이런고통과슬픔의이야기는그들이건강하게키운까치이야기에자연스럽게얽혀들어간다.까치를돌보면서생명을돌보는일의기쁨과숭고함을알게되고,마침내자신의상처를마주할용기를얻는다.투병중인히스코트를찾아가화해를시도하고,그가죽은후그가남긴자료들을살피며저자의‘머릿속에존재하는환상의아버지’를차차떠나보낸다.“내아버지가누구인지가나를규정하지않으며,어떻게길렀느냐가어떻게타고났느냐를이긴다”는사실을깨닫게된것이다.생부를있는그대로이해하고받아들이면서저자는과거와결별하고드디어정신적으로독립해나만의‘둥지’를꾸릴수있게된다.마치‘까치가그랬듯이’말이다.

“까치한마리는슬픔”을뒤집어“까치한마리는기쁨”으로만든
아름다운자연에세이이자감동적인성장기

우리나라에서까치는길조로통한다.까치를보면반가운소식이나손님이온다는말이있다.하지만잘알려져있듯서양에서까치는흉조다.악마를불러오는새로악명높다.또한수다쟁이,반짝이는물건을모으는(훔치는)새로도알려져있다.영국에는“까치한마리는슬픔”이라는가사의전래동요가있다고한다.하지만저자에게는정반대였다.까치한마리는너무나도큰기쁨을가져다주었고,한인간을위로하고성장시켜주었다.
까치를키우는아름다운자연에세이이자감동적인성장기이기도한이책의미덕은지극히솔직한기록이라는점에도있다.저자는자신을드러내는데거침이없다.이는까치를키우면서발생하는에피소드에서도,자신의과거이야기에서도,죽음을앞둔생부를만나고,생부의죽음뒤그의삶을되짚어가는장면에서도모두그렇다.미화하거나과장하거나억지로의미를부여하지않고있는그대로의상황과감정을생생하게전달한다.그의솔직한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종국에우리역시저자만큼한뼘성장했음을느끼게된다.
저자는벤젠이멀리날아가기를바라면서도동시에자신의곁에머무르기를바랐다고썼다.우리네삶의많은일이다이렇게모순적이고복잡할테다.그리고그문제를풀어가는과정에서인생을배운다고도할수있다.“요즈음내가집을나설때면등뒤를돌아보는일은줄고나무위를올려다보는일은늘었다”고저자는말한다.새와인간의변화를목도한우리역시이제하늘을자주올려다보게될지도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