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동물을인간의관점으로바라보는가?’
템플그랜딘교수는동물을의인화하는관점을비판한다.인간의시선으로바라볼때동물이보이는이상한행동들은,동물의관점에서바라보면지극히당연한‘반응’일뿐이라는것이다.이와더불어본책에서저자가강조하는바는‘자폐인과동물은일반인은아무도따라할수없는,모든것을듣고느끼’고있다(109쪽)는점이다.그렇기에동물은인간은미처자각하지못하는많은감각들과마주하면서,(특히)일반인과는사뭇다른면모를보일수밖에없다.
즉,인간과동물은‘같은세포를가지고다르게쓸뿐이다(102쪽)’.템플그랜딘교수에따르면어떤면에서동물은제대로된언어생활이불가능한,자폐증을앓고있는환자에가깝다.그렇다면자폐증은어떠한감각인가?저자는책에서이렇게설명하고있다.
대부분의자폐인은고통스러운소리감각이있다.많은소리가나에게미치는영향을묘사할때마다,나는태양을똑바로쳐다보는것에비유한다.나는일상적인생활에서발생하는소리에도압도되어버리고,고통을느낀다.(103쪽)
답은‘존중하는마음’에있다
그렇다면이렇게다른동물의마음을보호자들이어떻게알수있는것일까?모든보호자들이입을모아토로하는고민은‘어떻게하면반려동물의마음을알수있을지모르겠다’는데있다.아프면어디가아프다고,힘들면무엇이힘들다고말해주었으면하는마음은동물번역기를구매하는형태로도발현된다.더불어그들은반려동물과대화를나누지않고도큰위로를받기도하고,진한교감을나눈다고도한다.템플그랜딘교수에따르면,이는동물에게‘핵심감정’이라는것이있기때문에가능한일이다.
여기에덧붙여,반려견과보호자가함께살아가기위해서는‘훈련’이필수적이다.그러나훈련과정이고압적이고독선적이어서는안된다.‘훈련은보호자를(단지)서열이높은대상으로만들어줄’뿐(255쪽)이다.동물의감정을억누른형태는반감이상의부작용을일으킨다.텔레비전이나유튜브등의매체를통해어설프게익힌훈련법을맹신해,등을땅에다대고누운자세로동물들이복종하도록만드는,그야말로‘강제적인형태’로훈련을진행하는보호자들이있다.이러한훈련법은오히려동물의감정을억눌러공격성을발현하게하는기폭제로작용하게된다.
비단개에대한이야기외에도말,소,돼지등사람과공존하며살아갈수밖에없는가축의알수없는행동들은어떻게발현되고,또어떻게해결되는지궁금한독자들도있을것이다.그에대한과정은책속여러에피소드와함께정리되어있으며부록으로도별도설명되고있다.
결국답은그들의시선을따라직접움직이는데있다.그것이템플그랜딘교수가지닌‘존중’의자세다.그의직접적이고생생한경험담이책속에구체적으로녹아들어있어,독자들은그곁에서한발씩같이걸으며그과정을톺아볼수있고,실행에옮기는데실질적인도움을받을수있다.동물을존중하는방법을고민하며전생애를살아온학자의이야기,템플그랜딘의삶그자체를오롯이담고있는《동물과의대화》.이책을통해인간과다른종種사이의차이를이해하고인정하는시야를길러보는것은어떨까.마지막장을덮는순간,왜이책이‘바이블’이라불리는지독자들은한번더인정할수밖에없게될것이다.
편집자의말
《동물과의대화》를편집하면서주변인이기르는동물들을눈여겨보게되었습니다.랜선집사로영상에서바라보는애완동물은귀엽고깨끗하며,말썽을부려도그저사랑스럽기만합니다.그러나어찌보면그런‘편안한’모습만이동물의전부는아닐것입니다.꼬질꼬질하면깨끗하게씻겨도주고,산책과훈련은게을리하면안되고,아프면병원에도데려가고마음도수차례졸이는순간도많을거예요.어찌보면제가‘편안하다’고감각하는모습,감정들은보호자의수많은헌신과희생속에서만들어진것이라고도할수있겠지요.
저자템플그랜딘은자폐를앓으며본인이느꼈던감각을책을통해아주구체적으로설명해주고있습니다.잔혹한장면이나오는폭력적인영화가머릿속에서계속재생되고,일반인은미처감각하지도못하는소리와빛까지명확하게인식해버리고마는예민함은그의일생을따라다니며고통을주었을것입니다.책에서몸을조이는기계를통해안정감을느낀다는사례가나옵니다.저는몸을조여야만생기는안정감,폐쇄적인공간안에서만찾을수있는안심되는그마음을가만가만따라가면서,그가얼마나유난히밝고,시끄럽고,정신없는세상에서살았을지조금이나마알것도같았습니다.
그가운데서도동물들과자폐인의감각이같은결을가지고있고,또동물의복지와처우가더나아졌으면하는마음으로학업과실무에뛰어든템플그랜딘의각오는진정‘동물에대한사랑과존중’에서나오는것임을이책을편집하며느낄수있었습니다.가축과같은시선으로바라보기위해옷에무언가묻건말건,바닥에누워물에반짝이는빛을알아내는사람.본인의고통을함께살아가는동물로까지확장해생각하는사람.‘그들의고통을조금이라도덜수있다면좋겠다.’그런마음으로본인의지식을기업에나눈사람,템플그랜딘의그모습이진정한헌신이지않은가싶습니다.그리고이것이지식과능력을사회에환원하고,또모든‘목숨’들을위해가치있게사용한‘지식인’의삶이아니었는가도함께생각해봅니다.
우리는,동물과의대화를잘나눌준비가되어있을까요?왜우리는동물들의감각을이해해야할까요?무엇이동물들을압도할까요?그래서내가그마음을어떻게다독여줄수있을까요?그런궁금증이들었던사람이라면이책을읽어보시길권합니다.《동물과의대화》가‘일반적인감각’,‘사람’의꼬리표를떼고동물자체의시선으로서그네들을바라볼수있도록환기해줄것이라생각합니다.
《동물과의대화》편집자
박양인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