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시간 (김숨 중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듣기 시간 (김숨 중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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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가는 무엇을 듣고 어떻게 쓰는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발화되지 못한 침묵을 듣는다.
그녀의 침묵은 발화되지 못한 말이기도 하니까. 녹취록을 풀 때 그녀의 침묵도 문자에 담아 기록해야 한다. 그녀의 표정, 몸짓, 한숨, 눈빛, 얼굴빛, 시선, 눈동자의 떨림, 망설임, 눈물도… 그것들 역시 그녀의 발화되지 못한 말이므로.
저자

김숨

1974년울산에서태어나,1997년『대전일보』신춘문예와1998년『문학동네』신인상을통해등단했다.소설집『침대』『간과쓸개』『국수』『당신의신』『나는염소가처음이야』『나는나무를만질수있을까』,장편소설『여인들과진화하는적들』『바느질하는여자』『L의운동화』『한명』『흐르는편지』『너는너로살고있니』『군인이천사가되기를바란적있는가』『숭고함은나를들여다보는거야』『떠도는땅』등을펴냈다.허균문학작가상,대산문학상,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동리문학상,동인문학상,김현문학패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6부
7부
感ㆍ불가능한인터뷰_김형중

출판사 서평

문학·증언·역사의새로운만남을탐색하는전대미문의도정
“김숨은지금문학과증언과역사가어떻게만나야하고만날수있는지를탐색하는전대미문의도정한가운데서사투중이다.”김숨에게주어진제6회김현문학패의선정의말은이렇게쓰고있다.그사투의결과물로또하나의문제적인소설이세상에나왔다.1997년등단한이래놀라운글쓰기의저력을보여온김숨작가의특유의세밀하고도밀도높은문장들은,이번소설에서현재진행형인일본군위안부의피해자의그침묵과고통을‘증언을증언하는형식’으로우리의무감한내면에모질게옮겨놓는다.
『L의운동화』와위안부피해자증언소설연작들(『한명』,『흐르는편지』,『숭고함은나를들여다보는거야』,『군인이천사가되기를바란적이있는가』),그리고『떠도는땅』에이르는김숨의최근작업이바로이윤리적이고도내면적인“듣기시간”으로부터시작되었음을,그리고그“듣기시간”이야말로소설이역사를다루는가장소설적인방식임을보여주고있다.
김숨의증언소설은문자로옮겨진침묵의자리,그자리야말로문학의자리이다.녹취록에는결코담길수없는침묵들이말이되는자리,그러나결코완전하게는재현될수없는고통의자리,그래서항상‘결함적으로만’재현가능한그영역을‘문학’말고다른말로는지시하기힘들다.그러니까김숨의『듣기시간』은,20년후에야‘결함적으로’성공하게될김숨의위안부증언소설들의출발점이자창작보고서이다.

“1997년8월9일,점심시간이막지난오후진주의한주택,두사람이마주앉아있다.둘사이에선흡음구가400개달린휴대용녹음기속테이프가돌아가고있다.인터뷰상황이다.소설은다음날새벽이되어서야끝날참인데,인터뷰이가도통말이없다.인터뷰이는‘황수남’(아마실명은아닐것이다),위안부피해자할머니다.1982년에분열증으로정신병원에입원한적이있고,1992년11월에위안부신고를했으나,본명을밝히기를거부한‘숨어있는피해자’다.“수천년전에무너져원래상태로의복원이영구히불가능한고대사원이나신전”처럼폐허가된입을가졌고,“기억하지않아서미치지않을수있었”고“기억하지않아서살수있었”던사람이다.그래서녹음테이프는돌아가지만그녀는말하지않는다.머리에서마음에서몸에서,“눈동자에서,살갗에서”기억을지워버린사람같다.그러나알다시피어떤기억을지운다는것은아직그기억을간직하고있을때나가능한일,그녀에게는들을말이분명히있다.그렇다면,이인터뷰는가능할까?“
_김형중문학평론가

역사와증언과문학이마치잘꿰매진퀼트처럼절묘하게만나는순간
“그래서어떤작가들은역사와증언을소설화한다.소설은기록물보관소에서켜켜이먼지가쌓인저장기억을바로지금도우리앞에서기능하는기능기억으로활성화하는데종종성공하곤하기때문이다.그러나그와같은활성화가쉽사리일어나는것도아니다.말끔한거대서사는기록물보관량을늘릴뿐이고,웅장한남성서사는쉽사리민족서사의재구성에앞장을선다.[…]말은밖으로나오려고한다.밖으로나온말은어느곳으로든누구에게로든가닿으려고한다.닿을수있다는가능성위에서말은밖으로나오려고한다.이단순한말의행로는정체되는순간생명을잃는다.그러나움직임을멈추지않는다면한사람에게서다른사람에게로전달될때죽은말도살아날수있다.사라진기억도되살아날수있다.말의생명력이란언제나발화하는행위와함께그것을듣는행위가있을때존재를드러내기때문이다.따라서말은위기의순간에처한인간이고통스러운상황을견딜수있는유일한힘이되어주기도한다.”
_박혜진문학평론가(김현문학패수상작가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