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

열일곱 살

$17.00
Description
12월의 어느 일요일, 일흔다섯의 홀어머니가 세 아들과 며느리들, 손주들을 점심에 초대한다. 오랜만의 가족모임, 노모는 세 아들에게만 할 이야기가 있다고 서둘러 점심을 파한다. 이어진 어머니의 충격적 고백, 반평생을 비밀로 간직한 둘째 여아의 출산과 입양, 화자인 ‘나’의 여동생의 존재, 아무도 몰랐던 엄마의 과거가 모두를 얼어붙게 만든다. 당시의 폭압적 기독교 풍속, 그에 매몰된 엄마의 엄모, 시대의 말없는 폭력에 무릎 꿇은 엄마는 그날의 아픔을 평생의 한으로 간직했다. 그날, 어머니의 일방적 ‘통지’로 ‘나’의 어두운 과거가 되살아난다. 냉랭하게 그 말을 듣고만 있던 나는 보르도로 돌아오는 길, 결국 차를 세우고 토한다. 그날 밤 악몽에 시달리고, 그 주 내내 ‘심해처럼 가라앉은’ 나는 나의 기원이자 시초인 니스로 가는 비행기 표를 끊는다. 한 번도 발을 디딘 적 없는 그곳, 열일곱의 리나, ‘꿈속에서’ 자신을 낳은 어머니의 족적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불가능한 희망을 안고.

쉰일곱, 화자인 ‘나’는 법학과 교수다. 어릴 적, 누구보다 어머니를 사랑했었던 아스라한 추억, 이제는 그게 언제인지조차 가물가물하다. 불통과 냉랭해진 모자관계에 익숙하다. 어머니의 고백 이후 편린처럼 되살아난 기억들이 따갑고 아프다. 이제 문제를 직시하고, 과거를 되찾아야 한다. 니스행은 이름으로만 불렀던 어머니 ‘리나’만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의 과거, 나의 시초, 나의 기원도 되찾아야 한다.

열일곱 살 ‘꼬마 엄마’ 찾기는 니스에서 시작, 보르도, 라 로셸, 다시 니스로 이어진다. 지중해와 대서양의 세 도시, 그 긴 여정 속 50년의 과거가 가끔은 화산처럼 터진다. 몰랐던 것, 오해했던 것, 속단한 것들, 어지러운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진다. 탯줄의 기억도 소환되고, 엄마로의 빙의도 가능하다. 소아 기억상실과의 분투, 엄마 친구 베티와의 만남, 신비의 여인 레베카, 아동정신과 의사 노박……. 과연 ‘나’는 열일곱 살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저자

에릭포토리노

EricFottorino,1960~

세개의확고한이미지.탄탄한언론인으로서,유수의문학상수상작들에빛나는중견소설가로서,그리고전직아마추어사이클선수이자애호가로서.

언론인.라로셸법학과,파리-낭테르법학과석사,파리시앙스포박사,스물넷에「리베라시옹」과경제지「트리뷘」(Tribune)을시작으로언론에입문,스물여섯에「르몽드」에입사,25년을근무하면서탐사보도기자,편집부장,편집국장을거쳐2007~2011년「르몽드」수장으로서그룹을이끌었다.2014년,주간지Le1을공동창간했고,다양한계간지(America,Zadig,Légende)를선보였다.1992~1995년시앙스포교수를역임했다.기자로서자원문제,농업문제,아프리카에관한심층탐사를이어왔고,십여종의저서가있다.

소설가.“내가작가가된이유는난내가누군지몰랐기때문이다”라는그의말처럼,1991년「로셸」로등단,가족을주제로한작품들을줄기차게선보이고있다.「열일곱살」은2018년공쿠르상후보,2019년프루스트문학제‘긴기억상’수상작으로,어머니에대한뜨거운오마주이다.20여편의소설,다수의문학상을수상했고,2007년「영화의입맞춤」으로페미나상을수상했다.

사이클주자.법학과시절,아마추어선수로활동,한때투르드프랑스의상징‘노랑셔츠’를꿈꾸었던저자는이후전설의사이클문인들(앙투안블롱댕,르네팔레,조르주콩숑)의뒤를이어사이클일편단심을글로표하고있다.6권의저서와2권의공저가있다.

목차

I. 12월의어느일요일 9
II. 니스행비행기에서 41
III. 난척할거야 207
IV. 우리는떠내려갔다 293

작가의말 306
?사진,도판,가사 310
주 311

출판사 서평

소설출간후갈리마르출판사와가진인터뷰에서저자는첫질문,“자전적이야기인가,소설인가?”라는물음에이렇게답했다.

“픽션이고,그것에집중했다.내자신의삶과공명하는책들을여럿쓴삼십년전부터,난항상진짜소재들과거리를두는것에유념했다.난열일곱살때의내어머니를몰랐고,말하자면,어떤의미에서,모두나의창작이다.그런데그게어쩌면진짜보다더진짜일수있다.”(306~307쪽)

삼십년전,데뷔작「로셸」을발표한1991년부터저자는사실과픽션의경계에선‘가족소설’을줄기차게발표하고있다.다른인터뷰(Onlalu,2018년8월29일)에서는이런말을했다.“나는상상력의소설가는아니다.”「렉스프레스」와의인터뷰에서는이런질문이작가에게날아왔다.“당신이보기에이런핏줄찾기는어떤보편성을가지는가?”그의대답이다.

“어려운질문이다.왜냐하면이것은지극히이기적인행위이기때문이다.내모든책은침묵혹은거짓말의고통스런번역이고,이것이다수의독자들에게와닿는것이다.한가지확실한것은정체성의질문들-나는누구인가?너자신을알라-은보편적이라는것이다.독자는이탐사에익숙하다.”(L’Express,2018년8월22~28일자)

프랑스독자들에게널리알려진그의가족사를배경으로한소설들에능히던져질질문들이다.그런데그‘익숙함’은우리에게도작지않은울림을준다.비록전작의여러가족소설을접한적없는우리지만,이름도지명도풍속도다르고,정서와역사의겹도다르지만그의소설이,그의가족찾기가절실한글쓰기,그가말한“상상력의소산”만이아닌진지한글쓰기로다가오는이유다.

정갈한불어,단어의섬세한조탁,농익은조화의글쓰기가그의글에담겨있다.이책은작가가유례없이열한번의퇴고를거친글이라고한다.그때문일까?「옵쇠르바퇴르」(L’Obs)는“아마그의가장아름다운책일이책에작가가모든것을걸었음을우리는알고있다”고했고,「악튀아리테」(ActuaLitt?)는“작가는진정용기있는글을우리에게선사했다.겸허하게감탄해야할책이다”라고고마움을표했다.작가는「마리안느」(Marianne)와의인터뷰에서이렇게밝혔다.“나는평생내가어디서왔는지를고민했다.앞으로도여러소설을쓰겠지만,이책이핵심이며,그일관성을보장할작품이다”라고.
독자에게개운한울음을안겨줄작은보석이다.

[프랑스언론의찬사]

문학의프리즘을통해조각난삶을다시엮는다.포토리노는다시한번우리모두를뒤흔드는말들을찾았다.이번에는,무엇보다,모든판단을중지하고받아들여야하는어머니의초상이다.그부모도남과하나다를것없는미약한존재임을아는것이라면?-LivresHebdo

자신의속내를파헤치는곤충학자인저자는자신을고스란히드러내면서세세한사실들을추적,그의미를추출한다.독자는따뜻하고잠언같은말들을길어올려,스스로를비쳐볼수있다.있는그대로의진실의힘,바로어머니의힘이다.-Lib?ration

니스의불빛,열일곱살,리나가그를낳았던그곳,그는마침내그녀를정면으로응시한다.그리고사랑을느낀다.-Lire

아버지에대해썼던전작들처럼작가는이제어머니의문제로돌아왔다.무언의죄책감,진지함,너그러움을갖고,가족소설속정당한자리를그녀에게돌려주기위해.-LesEchos

이가족의퍼즐,매소설마다성찰과절절함이더해지고이어진다.어둠속한점,가슴에이는,가장단단한그점이꿈틀대기시작한다.망설임뒤에이어지는확신,끝없는자문,끝내몸짓으로화답한다.-T?l?rama

시계공이었던작가가어느새금은세공인이되었다.그는시간의조각들을흩뿌려조립하고맞춘다.속삭이듯말하는이섬세한작가를따라우리는그의말을맛보고음미한다.고해의문장이사뭇음악이다.-Servicelitt?raire,이달의책

차마말하지못했던가슴저린가족이야기,비밀과거짓추억들이하나하나밝혀진다.소박하고강렬하게쓴,손에서놓을수없는책.-Biba

세상의모든어머니들은제자식이이런감동적인글을그들에게써주기를바라리라.서로이해하고,소통하고,사랑하는게얼마나힘든지를작가는정확하게그리고있다.-FemmeActuelle

지극히사적인이소설에서작가는우리에게본질적인질문을던진다.“평생서로를그리워하며보냈다면무엇을해야할까?글을쓸것,아마도!”-MarieFrance

작가는깊숙이침잠한다.다이빙잠수가아닌,정글속탐사다.훨씬두렵고,우리와무관하지않은사안,가장가까운사람을아는일이다.작가는진정용기있는글을우리에게선사했다.어쩌면우리가시도할수있는가장큰용기이리라.겸허하게감탄해야할책이다.-ActuaLitt?

“나는평생내가어디서왔는지를고민했다.앞으로도여러소설을쓰겠지만,이책이핵심이며,그일관성을보장할작품이다.”-Marianne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