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혀서행복한자연계아이러니!
이그림책은동물계먹이사슬관계를보기좋게무너뜨렸습니다.여우가알을품는일도별꼴이거니와오리아빠가여우라니!판타지도이런판타지가없습니다.
그런데이야기를좇다보면그럴수도있겠다싶습니다.스무날이넘도록알을품고지내다보면자연스레정이들겠지요.정이깊어지면본성도바뀔수있지않을까헷갈릴만합니다.
여우와아기오리는기막혀서행복한자연계아이러니를보여주고있습니다.세상에이런여우가다있을까요?운좋게찾아낸먹잇감을품고,놀고,친구가되는것도모자라아빠노릇까지나서니말입니다.고기를좋아하는식성따위버리고채식주의자로돌아선여우!진짜로자신을다던져오리를낳다시피보살폈습니다.그냥웃어넘기기엔그정성이대단합니다.어느부모의사랑이이보다더애틋할수있을까요?
“나참,먹잇감은어디가고웬아들이생겼네.”
여우와오리는마치동물계를넘어더높은차원으로뛰어오르는것같아숙연해집니다.우리에게생명에대한의미를유쾌한역설로일깨우고있습니다.여우는알을품으면서내몸과같이다른생명도귀하게가꿔나가야한다는걸얼떨결에깨우쳤나봅니다.그래서자신의굶주림보다아기오리랑함께하는시간이훨씬더소중함을알았습니다.아들도생기고,말동무도생겨서여우는이제하나도외롭지않으니까요.
무엇과도바꿀수없는높은사랑!
이그림책『여우가오리를낳았어요』는대만의순칭펑작가가글을고치고,난쥔화가가새로그림을그렸습니다.작가는마음씨착한여우의본보기를보여주려고이책을썼다고밝혔습니다.서늘한숲속에서여우가알을품는사이에그만정이든모양입니다.자연계먹이사슬관계인천적의모습은온데간데없고,인성을가진존재로바뀌어가는과정이마냥웃기고,엉뚱하고,새롭기만합니다.
그림도돋보입니다.외톨이여우주위로숲속이웃이차례로나와서숲의하루를보여줍니다.날이갈수록달라지는여우의마음을섬세한붓질에한껏담아냈습니다.고즈넉한숲속,따뜻한색감,독특한구도를써서이야기에흠뻑빠져들도록만들었습니다.거기에액자형식의테두리를더하고,장면에어울리는간단한영어놀이도넣었습니다.멋진우화를더재밌게보여주려는진심어린노력이고스란히전해집니다.
<여우가오리를낳았어요>는부모,자식,친구로서어떤마음가짐을가져야하는지새삼되묻게합니다.여우가알을품으며오랫동안괴로움을견뎌내는모습이자꾸어른거립니다.이야기마지막에서는무엇과도바꿀수없는높은사랑을뜨겁게만나볼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