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과 유진 (개정판)

유진과 유진 (개정판)

$13.50
Description
여전히 “네 잘못이 아니야”가 중요한 이유
ㅡ 출간 후 16년, 한국 청소년문학의 출발점이자 대표작으로서
여전히 ‘상처를 모아 지은 날개’마저 꺾이곤 하는 청소년들에게
새 얼굴, 달라진 시대감각으로 건네는 변함없는 공감과 위로
지난 16년간 수십만 독자와 울고 웃으며 한국 청소년문학의 견인차 구실을 해온 『유진과 유진』의 개정판이 나왔다. 『유진과 유진』은 국내 청소년문학 태동기라 할 2004년에 본격적인 청소년소설을 표방하며 출간된 이금이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우리 청소년의 ‘지금 여기’를 그들의 시선과 목소리로 담아낸 소설로도 첫발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린이와 어른까지 전 세대의 사랑을 꾸준히 받으며 ‘레전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유진과 유진』은 이 시대 최고의 어린이청소년문학가로 꼽히는 이금이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이자 대표작이라는 점에 더해,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함께 청소년이 겪는 일상화된 폭력과 상처를 마주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오늘날, 이 작품은 여전히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인식과 언어의 중요성을 밝히는 문학적 증거다. 또 ‘상처를 모아 지은 날개’마저 꺾이곤 하는 청소년들이 날갯짓하도록 돕는 공감 어린 응원이다. 새 얼굴과 시대감각으로 다듬어져 나온 오늘의 고전을 청소년을 비롯한 모두에게 다시금 권한다.

[줄거리]

중학교 2학년이 된 첫날, 이름이 같은 두 아이가 같은 반에서 만난다. 이들은 성까지 같아 큰유진과 작은유진으로 불리기로 한다. 그런데 큰유진이 작은유진을 보고는 유치원에 같이 다녔던 아이임을 기억하고 반갑게 알은체를 한다. 하지만 작은유진은 자긴 다른 동네에서 다른 유치원에 다녔다며 큰유진을 외면한다. 큰유진은 유치원 때 둘이 겪었던 일, 경찰서에도 가고 기자들까지 찾아왔던 그 일이 알려질까 봐 작은유진이 자신을 모르는 척한다고 짐작한다. 그래서 작은유진에게 그때 일을 비밀스레 꺼내지만 또다시 무시당한다.
그런데 어느 날 작은유진은 자기 엄마와 큰유진의 엄마가 아는 사이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만 모르는 진실이 숨겨져 있음을 감지하고, 이때부터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어떤 여자가 어린 여자아이를 때밀이 수건으로 거칠게 문지르고 뺨을 때리는 환영이다. 큰유진 말로는 자신이 유치원 때 갑자기 인형 머리카락을 자르고, 목을 비틀고, 다리를 찢었다고 했다. 그 일로 둘이 겪은 사건이 드러났다고도 했다. ‘왜 난 기억이 없고, 환영에 시달리지?’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의문들 속에서 작은유진은 기억의 파편들을 모으며 서서히 지난 상처와 재회하고, 큰유진 또한 예상치 못한 후유증에 절망한다. 어린 날의 두 유진에게 일어난 사건을 서로 다른 방법과 태도로 대처했던 부모들도 상반된 삶을 살아온 두 유진이 또다시 같은 아픔을 겪는 걸 보며 허우적댄다. 상처와 기억을 강제로 삭제당한 작은유진과, 상처와 아프게 마주해왔지만 치명적인 편견에 시달린 큰유진은 결국 같이 밤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며 서로를 ‘또 다른 나’로 여기게 되는데…….
저자

이금이

어린이청소년문학작가.1962년충북청원군에서나고서울에서자랐다.유년기부터이야기꾼할머니와라디오연속극,만화책등과함께하며이야기의매력에빠져들었고,세계문학전집을읽으며작가되기를꿈꿨다.“내가어린이문학을선택한게아니라어린이문학이나를선택했다.”라고말할만큼아이들의이야기를쓸때가장행복하다는작가는1984년에단편동화「영구랑흑구랑」으로새벗문학상에당선하면서작품...

목차

나를모르는척한다
자꾸만나를안다고한다
우리들의봄
내삶은단한번의실수로도추락하는외줄타기같다
꽃이진자리에돋는파란새잎은꽃의눈물
퍼즐판속아이
집을나가고싶어
머리를부숴버리고싶어
살다보면
무슨일이있었던걸까
그애에게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걸까
넌아무일도없었어
낯선곳의그애
지하의이카로스
내잘못이아니야
기차가가는곳
또다른나
바다의이카로스

작품읽기(보린)
지은이의말

출판사 서평

아동성폭력과청소년기의상처를아프게마주한문제작
이작품은아동성폭력을다룬문제작으로,출간즉시폭발적관심을받았다.무거운사회적이슈이자국내어린이청소년문학계에선유례없는소재였기때문이다.주인공인두유진은같은유치원에서성폭력피해를입는다.그뒤각자의삶을살다가15살이돼해후한다.같은일을당했지만부모들의다른대처로확연히다른삶을살아온두유진.이들의이야기는잃어버린기억과파헤쳐지는상처,예상치못한후유증을직면하는과정과함께흡인력강하게전개된다.두유진의고통스러운진실들이미스터리한서사장치와밀도높은심리묘사속에서점차드러난다.
아울러이작품은등장인물들간의다양한관계망속에서초점화된특정사건과확장된삶전반을교차해가며어린이-청소년-어른저마다에게‘상처’란무엇이고어떻게생겨나며,그것을어떻게다루어가야할지에관한깊은통찰을매우설득력있게형상화해낸다.또한소재는무겁지만어둡게만그려지진않았는데,청소년들의재기발랄한일상에밀착해그네들의사유와언어를익살스레그리는한편일상에스민폭력과상처가그들의삶을어떻게뒤흔드는지그려냄으로써더보편성있는이야기로확장해간다.유진과유진이서로를‘또다른나’로인식하며‘상처를모아지은날개’로날아오르기를,떨어지더라도높이높이날아오르기를기원하며다짐하는모습에서독자는“슬프고무서우면서도달콤하게”희망적인시선을품게된다.

“네잘못이아니야”,그리고작가가오랫동안밝히지못했던내밀한이야기
출간되고서16년동안독자들의한결같은사랑을받았지만개정판을준비하는마음이마냥즐겁지만은않다고작가는말한다.유아동대상성범죄는날로진화하며증가하고있고,청소년의일반적인현실또한나아졌다고할수없기때문이다.성범죄피해자에게피해자다움을요구하거나피해자를가해자로둔갑시키는2차가해와폭력또한만연하다.
이러한가운데여전히종요로운인식과언어는“네잘못이아니야”다.이단순한말이발화되기어려운사회라면이작품은아직도“네잘못이아니야”가갈급하다는점을밝히는문학적증거이자개정돼읽혀야할이유가된다.이와함께이번개정판출간의당위가하나더있다.이는개정판에실린「지은이의말」에서작가가이작품을쓴진짜이유가무엇인지,아동성폭력피해를소재로한동기가무엇인지언급한내용에담겨있다.“오랫동안밝히지못했던이야기를”꺼내놓는다며밝혔으니,작가의이내밀한고백을이작품의주제와연결하며책으로확인하길권한다.

달라진인권의식과성인지감수성에조응한오늘의고전
이작품은새로시작하는‘이금이청소년문학’시리즈의첫책이다.“경계에선청소년의‘지금여기’를살피고,꿈과상처가엉킨마음과공명하며,밝아야할미래를응원하는이금이작가의청소년문학시리즈”로,작가가그동안출간해온청소년문학작품을새로이갈무리하고개정해서내는시리즈다.
이개정및시리즈화는단순히책의옷을갈아입히는일에그치지않는다.시대가변할수록개선되고기준이높아지는인권의식과성인지감수성에조응해달라진시대감각을입히는작업이다.『유진과유진』개정판또한그기준에미치지못했던표현들을예민하게점검하고바로잡는데공을들였다.또한내용은바꾸지않는선에서문장을더쉽고편하게읽히도록상당부분손봤고,세부설정이나묘사에서개연성을강화하고한층자연스러워지도록일부보완했다.이렇게함으로써이작품이뒤처진시대감각을탑재한오래된유명작품이아닌,그야말로나날이거듭나는오늘과오늘의고전이되도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