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신론 (법과 도덕에 관하여)

백일신론 (법과 도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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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대 일본 시스템은 메이지 초기 유학파 공무원이 만들었다. 여전히 한문으로 글쓰는 게 편했던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가. 공자, 유학의 언어와 칸트, 유럽 법철학의 언어가 충돌한다.
니시 아마네는 한국에서 주로 philosophy를 철학哲學으로 번역한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 책 『백일신론』의 내용에 철학은 별로 없다. 굳이 찾자면 법철학과 정치철학이 담겨있다.

유학을 공부했고 네덜란드에서 서양을 배운 양학자가 왕정복고 혁명으로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지는 메이지 일본에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건 법이란 무엇인가 처음부터 고민하는 것이었고 니시는 논어, 맹자부터 다시 얘기한다. 『백일신론』은 법과 도덕이 다르지만 도달하려고 하는 곳은 하나라고, 사실 서구의 여러 학문(백가지 학문)이 있어도 모두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는 뜻을 가진 제목이다.

니시는 패배한 막부측 지식인이지만 이후 교육자와 행정가로 메이지 정부에서 일했다. 그는 서구를 일본에 이식하는 과정에 충실한 공무원이었다. 그때부터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일본을 이끌어간 관료집단의 한 전형을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니시 아마네를 한번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발간하기로 했다.
저자

니시 아마네

西周, 1829~1897
츠와노번 번의藩医 집안 출생. 번교 요로칸에서 한학을 배웠고 20대 중반부터 에도를 거점으로 양학을 학습했다. 1862년, 막부 세 번째의 외국 사절단의 일원으로 네덜란드에서 유학했다. 가이세이쇼 교수, 도쿠가와 요시노부의 오쿠즈메奥詰 등을 거쳐, 신정부에서는 육군성 및 학제취조국에서 일했다. 메이지 초기에 수립해야 했던 수많은 시스템들 중에서도 특히 군제에 필요한 규칙과 조례의 초안을 작성했고 직접 네덜란드에서 배운 최신의 법정치학, 유행했던 실증 철학을 일본에 번역하고 소개했다. 메이로쿠샤 및 동경학사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연설하고 글들을 발표했으며, 독일학협회학교의 초대교장, 동경사범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직접 간행한 단행본은 몇 되지 않는다. 니시의 강연문을 토대로 야마모토가 출판한『백일신론』을 제외하면 모두 번역 및 편역이며, 주요 글로는「서양 글자로 국어를 쓰자」,「교문론」,「지설」,「병가덕행」등이 있다.

목차

차 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7

제 1 장 『백일신론』상권 . . . . . . . . . . . . . . . . . . 11
1.1 서문 . . . . . . . . . . (남마 츠나노리) . . . 11
1.2 백교일치 . . . . . . . . . . . . . . . . . . . . 13
1.3 가르침이란 무엇인가 . . . . . . . . . . . . . 15
1.4 정과 교의 분리 . . . . . . . . . . . . . . . . . 18
1.5 공자와 육예 . . . . . . . . . . . . . . . . . . 22
1.6 공자의 가르침은 실리적이다 . . . . . . . . . 26
1.7 맹자의 시대 . . . . . . . . . . . . . . . . . . 29
1.8 예가 법이 되다 . . . . . . . . . . . . . . . . . 32
1.9 예와 법의 구분 . . . . . . . . . . . . . . . . . 35
1.10 소박하고 관후했던 삼대 시대 . . . . . . . . . 40
1.11 정형으로 다스렸던 춘추 시대 . . . . . . . . . 43
1.12 법과 법가에 대하여 . . . . . . . . . . . . . . 49

제 2 장 하권 . . . . . . . . . . . . . . . . . . . . . . . . . 53
2.1 법과 교 . . . . . . . . . . . . . . . . . . . . . 53
2.2 법은 올바르고 교는 선하다 . . . . . . . . . . 56
2.3 법과 교의 차이 . . . . . . . . . . . . . . . . . 59
2.4 교와 법의 경계선 . . . . . . . . . . . . . . . . 61
2.5 법으로 애벌빨래하고 교로써 다듬기 . . . . . 63
2.6 권權과 의義 . . . . . . . . . . . . . . . . . . . 65
2.7 권의와 자애 자립의 마음 . . . . . . . . . . . 66
2.8 교와 법은 구분해야 한다 . . . . . . . . . . . 67
2.9 두 개의 도리 . . . . . . . . . . . . . . . . . . 70
2.10 물리의 리 . . . . . . . . . . . . . . . . . . . . 72
2.11 심리의 리 . . . . . . . . . . . . . . . . . . . . 75
2.12 심리도 천리를 따른다 . . . . . . . . . . . . . 78
2.13 인간사에서 물리와 심리의 구별 . . . . . . . . 81
2.14 조화사라는 학문과 철학 . . . . . . . . . . . . 82

제 3 장 「백학연환」총론 . . . . . . . . . . . . . . . . . . 85
3.1 제1 총론 . . . . . . . . . . . . . . . . . . . . 85
3.2 제2 학술기예學術技藝 : 학 / 술 . . . . . . . . . 88
3.3 제2 학술기예 : 기계 / 시설 . . . . . . . . . . 98
3.4 제2 학술기예 : 치지 . . . . . . . . . . . . . . 103
3.5 제2 학술기예 : 진리 . . . . . . . . . . . . . . 109
3.6 제2 학술기예 : 단계 . . . . . . . . . . . . . . 115
3.7 제2 학술기예 : 방법 . . . . . . . . . . . . . . 119
3.8 제2 학술기예 : 연환 . . . . . . . . . . . . . . 122

제 4 장 병가덕행 . . . . . . . . . . . . . . . . . . . . . . . 125
4.1 1강 . . . . . . . . . . . . . . . . . . . . . . . 125
4.2 2강 . . . . . . . . . . . . . . . . . . . . . . . 131
4.3 3강 . . . . . . . . . . . . . . . . . . . . . . . 135
4.4 4강 . . . . . . . . . . . . . . . . . . . . . . . 139

제 5 장 니시 아마네의 생애와 저작 . . . . (허지향) . . . 143
5.1 출생과 성장 . . . . . . . . . . . . . . . . . . 143
5.2 첫 에도 : 난학과 양학, 막부 출사와 결혼 . . . 148
5.3 네덜란드 유학 . . . . . . . . . . . . . . . . . 153
5.4 도쿠가와 요시노부와의 동행 . . . . . . . . . 159
5.5 대정봉환이 정해지고 시즈오카로 . . . . . . . 164
5.6 오랜만에 귀향, 고향에서 쓴 글들 . . . . . . . 167
5.7 신정부 출사 . . . . . . . . . . . . . . . . . . 169
5.8 육군성과 야마가타 아리토모 . . . . . . . . . 172
5.9 동경학사회원 . . . . . . . . . . . . . . . . . . 177

제 6 장 『백일신론』외 해제 . . . . . . . . (허지향) . . . 181
6.1 『백일신론』의 시대적 의미 . . . . . . . . . . 181
6.2 「백학연환」의 전거典據 . . . . . . . . . . . . . 198
6.3 「병가덕행」의 낯선 말들 . . . . . . . . . . . . 218

제 7 장 연보와 저술목록 . . . . . . . . . . . . . . . . . . 233
7.1 연보 . . . . . . . . . . . . . . . . . . . . . . 233
7.2 니시 아마네 저술 목록 . . . . . . . . . . . . . 236
7.3 니시 아마네 연구 목록 . . . . . . . . . . . . . 239

참고 문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45

찾아보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49

출판사 서평

*정치혁명과 국가 성립은 별개였다
일본사를 읽다보면 메이지유신이라는 사건이 나온다. 개요는 간단하다. 권력을 막부가 가지고 있다가 천황에게 돌려줬다고 적혀있다. 이 요약은 틀리지 않았지만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것도 없다. 권력을 막부가 정말 가졌던 것인지, 천황에게 돌려줬다는데 그전에는 그럼 천황에게 권력이 있었던 것인지, 돌려주긴 정말 돌려준 것인지 하나도 알 수가 없다. 일단 사건이라고도 말할 수가 없다. 메이지유신은 정치적 사건의 연속에 가깝다.

이와는 별개로 막부도 메이지 신정부도 서세동점의 시대에 맞춰 준비를 했다. 사절단과 유학생을 보내서 꾸준히 서양을 배워나간 것이다. 엄청난 연봉을 주어가며 서양인 자문단을 운영했다. 니시 아마네는 두번이나 사절단에 지원했지만 실패하고 세번째에 성공해서 1862년 네덜란드로 유학가게 되었다. 이것도 원래는 미국행이었는데 남북전쟁 통에 군함 구매처가 네덜란드로 바뀐 것이다. 니시에겐 어디든 상관없었다. 그는 서양을 알고싶었다.

*유학자의 정신으로 양학을 배우다
막부 말기에 태어난 지식인은 한문과 소로분(근대 이전의 문어체)으로 글을 썼다. 난학과 국학이 조금 더 융성했을 뿐 조선 후기 유학자의 지적 소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사람이 서양에 가서 그들의 법과 정치를 배웠다. 니시가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했는지는 니시가 남긴 노트의 양만 봐도 알 수 있다.

니시는 서구 문명을 한자 개념어로 번역할 뿐만 아니라 한자 개념어에 해당되는 서구 개념어가 무엇이 있는지 역으로 살펴보는 식으로 공부했다. 즉 일방적으로 지식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역방향으로도 번역해 본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적절한 한자어 개념어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니시는 철학 뿐 아니라 연역, 귀납과 같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번역어를 만들어냈고, 절제(mechanism)나 교문(religion)과 같은 설득력있는 번역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

*국가 체제가 바뀌었다, 무엇이 필요한가
백일신론을 집필한 1874(메이지 6)년, 일본은 여전히 메이지유신이 진행중이었다. 신정부의 정책에 반발한 사족들의 불만이 쌓여갔으며 그 결과 3년 뒤에는 일본 최후의 내전인 세이난 전쟁이 터진다. 이 혼란의 와중에 용케 죽지않고 살아남은 지식인들이 모여 메이로쿠샤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니시는 그 모임의 중진 멤버였고 다수의 글을 발표했다. 그들은 국가에 무엇이 필요한지 연설했고 글을 썼으며 그것을 모아 학술지를 만들었다. 메이로쿠 잡지가 그것이다. 나라는 눈코뜰새없이 바뀌고 잊을만하면 서양물 먹은 지식인들이 암살당했다는 소식이 들리던 때였는데 그들은 문명과 개화를 토론했다. (끝나고 서양 식당에 가서 양식을 먹었다. 아직도 우에노에서 영업중인 세이요켄이라는 곳이다.)

니시는 법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법과 도덕, 종교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설명했다. 그 얘기를 듣던 친구 야마모토 가쿠마가 니시에게 글을 부탁했고 자비로 출간한 것이 백일신론이다. 야마모토 가쿠마는 수년전 혁명세력인 조슈번과 싸워 승리했던 사무라이였다. 이렇게 너나할것없이 뭔가를 배우려고 했던 시대였다.

니시는 법과 도덕이 지향하는 바는 하나이지만, 즉 책 제목 백일신론처럼 백가지의 가르침이라도 하나로 통하는 것이지만, 법이 서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자유도 줄 수 없으니 법이 바로 서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와 동시에 백가지 가르침에 대해 얘기하면서 서양 학문 체계를 언급한다. 그리고 그 학문 체계의 뒤에는 생각하는 방법이 담겨있고 그것을 서양인들이 philosophy라고 부르며 그것을 철학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다시말해 생각의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니시에게는 법과 도덕의 경계를 구분짓는 것과 학문의 체계를 파악하는 것이 다르지 않았다. 모두 생각의 방법론인 것이며 철학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이 책에서 니시는 철학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철학이란게 있다던데 궁금하니까 이제 공부해보려고 한다 정도로 소개한다.

메이지 초기의 가장 큰 논쟁중 하나는 민선의원 설립과 헌법에 대한 것이었다. 서양은 만국공법이라는 법을 들이대면서 일본의 개항을 강요했다. 세상은 법이란 무엇인가 알고싶었고 니시 아마네는 그에 응했다.

이런 사람들이 준비를 했기 때문에 메이지 시기의 일본은 수십년간 뒤흔들리는 난리를 겪으면서도 나라의 틀을 갖출 수 있었다. 메이지유신은 하나의 사건이 아닌 것이다. 메이로쿠 잡지를 만든 사람들은 모두 니시처럼 행동했다. 각자가 맡은 일은 그것대로 수행하면서 어떻게 서양을 배워 소개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

*개인은 복잡한 존재다
니시 아마네의 직업은 크게 보면 두가지였다. 하나는 서양학을 가르친 교육자였고 또 하나는 병부성 관료였다. 다시말해 일본군 성립 시점에서 군 내부의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이었다. 병가덕행을 읽어보면 그가 군인의 본분에 대해서도 꽤나 많은 고민을 해왔다는 느낌이 든다. 메이로쿠 잡지에 실린 다른 글까지 읽어보면 만물박사같다는 느낌도 있다. 그는 법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법가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군대 관련 일을 했다고 해서 크게 위화감은 없다. 하지만 그를 철학자로 막연하게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의외의 경력일 것이다.

니시 뿐 아니라 메이지 시기 지식인들은 거의 총동원되어 공무원화 되었다. 국가건설 총력전의 시기다. 근대 일본은 공무원이 만들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오죽하면 후쿠자와 유키치가 모두 공무원을 하고있으면 누가 국가를 견제할 것이냐는 논쟁적인 글을 썼을까 싶다. 니시의 삶은 그런 공무원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한다. 그리고 니시 같은 사람이 다져놓은 군대가 이후 대만을, 조선을, 중국을 공격한다. 니시는 그저 직분에 충실했지만 이후 역사는 그렇게 흘러갔다. 심지어 자유민권운동조차도 국가폭력과 구분된 것이 아니었다. 그 시대의 한계라는 것이 있다. 일본은 그 공무원들이 너무 유능해서 국가가 승할 수 있었고 그 위의 정치인들이 너무 무책임해서 국가가 패했던 역사를 가졌다. 이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어로 사실상 니시가 처음 소개되는 이 시점에서 그간의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니시를 철학자로 볼 것이 아니라 메이지 초기의 지식인 공무원으로 새로 읽어보자.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니시의 글 세 편을 번역하고 해제를 붙였으며, 니시의 삶을 정리한 짧은 평전을 실어 니시 아마네의 전모를 읽어보려 했다. 니시를 전공한 역자 허지향은 코로나 와중에 교토에서 자신의 2020년을 쏟아부어 이 책을 번역했다.

[출판사 / 총서 소개]
근현대사에 관심이 있던 한 독자가 일본사 개설서와 연구서를 몇 권 읽다가 깨달았다. 한국어로 된 막말-메이지유신기의 고전이 거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여기저기 물어보니 고전들은 잘 출간되지 않는다는 말만 들려서 실망했다. 기왕 책을 만들려면 오래 살아남을 책을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고전총서를 먼저 기획했고 총서를 찍기 위해 그 독자는 출판사도 만들었다. 웹사전 전문가로 사전을 15년간 만들어왔던 정철이 그 독자이다. 그는 2016년 검색 사전을 삼키다를 시작으로 사전에 대한 책을 4권 집필했다. 새로 만든 출판사 이름은 빈서재이다. 책을 욕심껏 마음대로 꽂을 수 있는 빈 서재를 가지고 싶어서 지은 이름이다.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가 어떻게 근세와 근대를 통과해나갔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시간을 살아갔던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사 고전총서는 그 목소리를 담아낼 그릇이다. 일본사를 볼수록 한국사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일본의 이 시기 조선은 무엇을 했는가 계속 의문이 솟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어땠는가, 러시아는, 유럽은, 미국은 무엇을 했는가. 끊임없이 연결되는 그 역사 공부의 기점으로 한국사도 좋지만 일본사도 훌륭한 선택이다. 일본사를 깊게 읽으면 한국사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조각맞추기(직소 퍼즐)는 경계부터 맞추는게 기본이다.

[왜 백일신론을 출간했나]
동아시아 근현대사, 문명개화, 번역의 문제를 다룬 책을 보다보면 메이지 일본의 번역문화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들이 서구의 liberty나 individual 같은 개념어를 한자어로 받아들여 사용하기 시작했고 일본어에 정착, 번역된 뒤 중국과 한국에도 전해졌다. 물론 중국어에서 먼저 사용된 개념어도 상당히 있지만 일본에서 만든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현대 한국어에서 사용중인 2음절 한자어 상당수가 '일제'이다. 개인, 과학, 사회, 원가(原?), 보건(保健) 등 개념어부터 전문용어, 일반어까지 셀 수 없을만큼 많다.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번역과 일본의 근대'(마루야마 마사오, 가토 슈이치 저)를 읽으면 메이지 번역문화가 실감나게 전해진다.

그중 제일 많이 언급되는 경우 중 하나가 철학이고 그 번역자인 니시 아마네이다. 철학이라는 번역어가 처음 등장한 책이 백일신론이므로 백일신론이라는 책도 계속 언급된다. 발행인은 사전을 만들던 사람이고 계속 사전에 대한 책을 써왔기 때문에 번역이라는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정작 니시 아마네를 검색해보면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안나와있고 책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계속 인용은 된다. 음식사진만 보고 그 음식을 먹어볼 수가 없으면 화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분명 무슨 맛이라고는 하는데 먹어보질 못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진은 계속 돌아다닌다.

출판에 관심을 가진 것이 이미 십년도 넘었겠다 이런 고전은 출간될 것 같지도 않고 해서 결국 직접 찍어보기로 했다. 망해도 고전 찍다가 망하면 기분은 덜 나쁠 것 같았다. 그래서 전공자를 찾아보니 두세명이 눈에 들어왔고 그중 역자 허지향과 연락이 되어 만났다. 취지를 설명하고 이런저런 내용을 물어봤는데 역자의 답이 놀라웠다. 전공자 외에 니시 아마네에 대해 이렇게 물어본 사람은 처음이라고. 사실 전공자들도 별로 물어보지 않는다고. 니시 아마네에 대해 한국어로 이렇게 길게 얘기해본 적도 거의 없다고. 아 그렇구나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거네. 누구 더 목마른 사람이 있나 했었는데 알고보니 발행인이 제일 목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