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희 피아노(Jeon Jin Hee PIANO) (2018-2020)

전진희 피아노(Jeon Jin Hee PIANO) (2018-2020)

$23.00
Description
'Breathing'은 싱어송라이터 전진희의 가장 사적인 결과물이다. 가사 한 줄 없는 연주 앨범임에도 그렇다. 앨범엔 그가 살아낸 어떤 날들이 담겨있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그는 종종 창밖 풍경이 보이는 방 안 피아노 앞에 앉아 즉흥적으로 순간을 기록해 왔다. 그렇게 연주하며 녹음한 곡들은 그의 사운드클라우드에 ‘Breathing’이란 이름의 시리즈로 하나씩 공개됐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계기로 이루어졌다. 밝고 쾌활했던 그에게 느닷없이 불안 장애가 찾아온 것이다. 음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2018년 어느 봄날이었다. 하던 일을 모조리 중단해야 했을 만큼 증세가 심각했던 그는 머리를 쓰지 않고 마음이 가는 대로 편하게 소리를 담아보고 싶어졌다. 그때 무작정 건반에 손을 올리고 처음으로 풀어낸 곡이 ‘Breathing in April’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Breathing’의 시작이었다.

날 것 그대로의 음악에 많은 이가 반응했다. 아티스트로선 뜻밖의 일이었다. 그에겐 그저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담아낸 소리였기에 별다른 호응을 기대하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의 공감과 성원은 또 다른 ‘Breathing’으로 이어졌고, 이후 지금까지 총 28개의 소리가 쌓였다. 전진희는 자신을 고통과 불안의 심연에서 꺼내준 이 프로젝트 중 13곡을 모아 한 장의 앨범으로 재탄생 시켰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전진희

곡을만들고피아노를연주하는전진희입니다.밴드하비누아주의리더로활동을시작하여많은뮤지션들의녹음과공연세션으로한시절을바쁘게보내다,2017년1집[피아노와목소리]로솔로프로젝트를시작했습니다.그후2019년정규2집인[우리의사랑은여름이었지]를발매,작년1월엔MBC다큐[너를만났다]의음악감독으로서소리를담아냈습니다.2018년봄부터사운드클라우드에피아노즉흥프로젝트를진행하고있습니다.

목차

01BreathinginJanuary
02BreathinginFebruary
03불안
04BreathinginMarch
05BreathinginApril
06어디에있나요
07보낼수없는편지
08BreathinginMay
09BreathinginJune
10취했네
11BreathinginJuly
12BreathinginAugust
13우리의사랑은여름이었지
14안부
15BreathinginSeptember
16BreathinginOctober
17BreathinginOctoberII
18우리의슬픔이마주칠때
19밤을걷는다
20BreathinginNovember
21BreathinginDecember
22내영혼의그윽히깊은데서(Hymn412)

출판사 서평

[Breathing]은싱어송라이터전진희의가장사적인결과물이다.가사한줄없는연주앨범임에도그렇다.앨범엔그가살아낸어떤날들이담겨있다.비유적표현이아니다.지난2년반동안그는종종창밖풍경이보이는방안피아노앞에앉아즉흥적으로순간을기록해왔다.그렇게연주하며녹음한곡들은그의사운드클라우드에‘Breathing’이란이름의시리즈로하나씩공개됐다.

이는전혀예상치못한계기로이루어졌다.밝고쾌활했던그에게느닷없이불안장애가찾아온것이다.음악에대한고민이깊어지던2018년어느봄날이었다.하던일을모조리중단해야했을만큼증세가심각했던그는머리를쓰지않고마음이가는대로편하게소리를담아보고싶어졌다.그때무작정건반에손을올리고처음으로풀어낸곡이‘BreathinginApril’이다.지극히개인적인‘Breathing’의시작이었다.

날것그대로의음악에많은이가반응했다.아티스트로선뜻밖의일이었다.그에겐그저숨을쉬듯자연스럽게담아낸소리였기에별다른호응을기대하지않은것이다.사람들의공감과성원은또다른‘Breathing’으로이어졌고,이후지금까지총28개의소리가쌓였다.전진희는자신을고통과불안의심연에서꺼내준이프로젝트중13곡을모아한장의앨범으로재탄생시켰다.

마냥낭만적인연주곡집을생각했다면곤란하다.[Breathing]은예쁜선율로배경음을자처하는식의연주앨범과는결이다르다.차라리한개인의생존기록에가깝다.실제로그는“살기위해시작했다”는말로프로젝트를설명한바있다.음악에는그가피아노앞에앉은날의온도,계절의냄새,당시의감정과기분이그대로스며들었다.“대부분힘들었던기분이담겼다”는전진희의말이작품의성격을대변한다.

앨범속열두달은차분히흐른다.애써힘들이지않고은은하게퍼지는곡조가파동을일으킨다.대개쓸쓸하고서늘하지만,한편으론정답고인간적이다.거창한의도나화려한꾸밈대신순간의미학을진솔하고소박하게담아서다.섬세하게감정선을그리면서도대놓고호소하진않는다는점에서아티스트의이전솔로앨범들이떠오르기도한다.

3분내외의짧은즉흥곡들에서도창작자의역량은분명히드러난다.반복되는한음정을풍부한왼손반주로감싸는‘February’를보자.세밀한세기조절에따라시시각각변하는사운드스케이프는듣는이의마음을어렵지않게움직인다.비교적간단한코드워크를고감도로전개한‘March’,스산한비애감이느껴지는‘April’도수준급이다.‘May’와‘June’은탁월한선율감을갖췄다.특히사운드클라우드에처음올렸던음원을그대로살린‘June’에는누군가의기침소리같은현장음까지고스란히담겨조금더긴여운을남긴다.

앨범의하이라이트는가을이다.‘September’에서‘November’로이어지는4곡은수록곡을통틀어가장매력적인멜로디를지녔다.첫음부터귀를사로잡는‘September’엔구름한점없이높고파란가을하늘처럼왠지모를허무감이배어있다.전진희는이곡을두고‘폐장후시끌벅적하던놀이공원에적막만감도는듯한그림이떠오르는곡’이라며각별한애정을표하기도했다.애틋한이별영화의주제곡으로쓰여도위화감이없을법한‘October’는어떤가.그의사운드클라우드에서가장많은사람이즐겨들은곡이‘October’란사실만으로도곡의흡수력은충분히증명된다.

수록곡중유일하게10월이2곡포함된건아티스트의의지였다.자신이좋아하는곡이라꼭싣고싶었다는,단순하지만부정할수없는이유로수록된‘Octoberⅱ’는누구나좋아할만큼빼어난멜로디라인을가졌다.가을에서겨울로넘어가는‘November’는고전캐럴‘JingleBells’의모티브를변주한후반부가인상적이다.정적에서흘러나오는징글벨은이내새롭게변형되어특별한감흥을선사한다.

연주자로서의퍼포먼스도특기할필요가있다.밴드하비누아주,솔로작업뿐아니라여러뮤지션과의협업을수도없이거친베테랑에게도피아노한대만으로채워진앨범을제작하는일은도전이었다고한다.더구나즉흥으로만들어이미발표한오리지널을정식으로다시녹음하는건모험이나다름없었다.그러나그는결국원곡의뉘앙스를그대로가져오고싶었던3곡을제외하곤전곡을새로녹음해수록했다.능숙한강약조절,섬세한터치가그의열두달을풍요롭게담았다.

듣고있으면만든이의이야기가궁금해지는앨범이다.‘January’를만든날은얼마나춥고고독한날이었는지,일년중가장덥고낮이긴7월엔무슨일이있었길래이렇게홀로남은겨울밤같은‘July’가탄생했는지묻고싶어진다.애초에듣는사람을생각하며만든음악이아니기에어딘가불친절하다고느낄수도있겠다.반대로생각하면,이는곧듣는사람이상상력을마음껏발휘하며들을수있는음악이란뜻이기도하다.[Breathing]이전진희가내는첫번째연주앨범,그이상의가치를지니는이유다.

정민재(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