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발가락 사이로

행복은 발가락 사이로

$16.80
Description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구릿한 삶의 향연!
중년의 마음에 쓰나미처럼 휘몰아친 고독과 쓸쓸함을 능청스럽게 풀어냈다
『행복은 발가락 사이로』는 〈한겨레〉 ‘삶의 창’에 연재하며 인기를 끌었던 작가의 글과 10여 년 동안 써 놓은 글들을 모은 것이다. 삶의 희로애락을 종일 열심히 뛰어다닌 양말 속 발가락의 구릿함으로 승화시키고 ‘탱탱하던 삶의 테두리가 서서히 오그라드는 그 궁한 틈’을 예리한 통찰력과 찰진 언어로 맛깔나게 풀어냈다.
작가는 인생의 늦가을 중년의 마음에 쓰나미처럼 휘몰아친 고독과 쓸쓸함을 능청스럽게 펼쳐 보인다. 또한 본가로 내려가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는 노모와 함께하며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은 순간의 다정한 기록이기도 하다.
길이도 사연도 제각각인 글은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기고 어처구니없게 허망하다. 밤새 베갯잇에 안녕을 고하고 야멸차게 떠나버린 머리카락들을 향한 ‘헤어 소수자’의 애달픈 몸부림처럼 능청스럽고, 노인들의 집 문고리에 걸려 매일매일 안부를 묻는 야쿠르트 담은 비닐봉지처럼 다정하다. 과거와 현재, 인간의 나약함과 힘, 유머와 엄숙함 사이의 섬세한 균형을 탐구하는 이야기들은 가벼우면서도 심오하고, 단순하면서도 풍성하다.
삶의 순간들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종종 서둘러 지나가 버리고 만다. 이 책은 은행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노화에 대한 고요한 성찰 등 사소하지만 아름다운 순간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저자

이광이

저자:이광이
이광이인(仁)을묻는물음에애인(愛人)이라고답한『논어』구절을좋아한다.여러해봉급쟁이를했고,지금은쓰는일이업이다.대한불교조계종에서일한특이한이력이있고,참여정부시절노무현대통령가까운자리에서저녁을먹은적이있다.삶이막막할때고전을읽는다.읽다가막히면‘쓴사람도있는데읽지도못하냐?’면서계속읽는다.해학이있는글을좋아한다.쓴책으로동화『엄마,피아노왜배워야돼요?』와『스님과철학자(정리)』,『절절시시』가있다.여러해불교잡지<불광>에글을썼고,지금은<한겨레신문>에‘이광이잡념잡상’을연재중이다.

목차

들어가며…04

1장갑오년에콩볶아먹는소리
헤어소수자의길…16/게등딱지…20/뻥의스케일…22/부드러운혀…25/논-쟁…28/뻘수저…30/고추…34/말의맛…37/옛날선배들…41/저지경이저경지가되는순간…44/금둔사…47/실상사뒷간…49/화불과야…52

2장세상은저런놈이오래산다네
무꽃…60/낡은껍질…64/훈수…67/늦가을…70/만원…73/보수…75/오디오…77/앙리마티스…81/아완선생의용맹정진…89/정종…93/지하철에서…97/분배…98/지혜…101

3장세월은뻘뻘뻘뻘빨리도기어가네
여름저녁…110/어머님의은혜…114/쌍가락지…116/무하유지향…120/고생한나무…123/개와펫…126/망년…127/스마트폰…132/귀가…136/향년…140/열반송…142/어디로갈지를모르고…144/봄날…145/제2의화살…147

4장계절은책장을넘기는것처럼
선물…156/부처의유언…159/어떤문제…162/천왕봉소풍가는길에…169/개심사…172/황룡강일몰…176/무지개…178/연잎차템플스테이…181/지공너덜…184/양계…188/신들의죽음…190/깨달은자…192

5장손가락사이로왔다가발가락사이로빠져나가는
그림한점…200/음악회…204/생애첫데뷔…208/전신…212/고갱…215/중년,클래식으로의귀의를권하며…219/무엇이전해지는순간…222/수연성…224/마지막사중주…226/절터…229
피날레…232/엄니시집…236

출판사 서평

삶은고고하지않다,베토벤작곡에이미자노래같은것
일상의소란속에서잠시멈춰서면,비로소보이는찰나의깨달음

작가는행복이란‘퇴근하고소주한잔하는것,밥먹고담배한대깊게피우는것,그리고아름다운어떤것을바라보는것’이라고말한다.일상의소란속에서잠시멈춰서면,그제야보이는찰나의순간을성찰하도록한다.그러고는그순간느낀위안에‘행복’이라는이름을붙여준다.

불교에서육바라밀은‘깨달음의세계에이르는길’이라는뜻이다.인간이살아가면서초월의경지로가는수행방법이라고하는데,삶자체가어떤경지에이르는수행과정이라고말하는듯하다.문득베토벤의웅장한연주를들으며이미자의노래를흥얼거린다면,이것이바로어떤경지에이르는순간이아닐까.뻘뻘뻘뻘사방으로도망치는펄밭의칠게처럼우리네삶역시종잡을수없이사방으로흩어지고만다.그가운데누군가는그냥지나쳤을소소한일상이구수한전라도사투리와감칠맛나는문장이빚어낸기막힌이야기로다시태어났다.

무엇이전해지는순간,무엇을깨닫고자하는
무지가만들어낸몸부림의기록들
“도대체깨달음은무엇이고,깨달은자는어떤형상을하고있는지?가슴이터져버릴것같습니다.”
제자의물음에스승은‘정천각지안횡비직반래개구수래합안’열여섯글자로‘배고프면먹고,잠오면자는,사람이서있는모양’으로깨달음을이야기한다.그러고는제자에게질문한다.
“우리는하루의어디에서있느냐?”
“밤에서아침으로가는새벽에서있습니다.”
“그러면새벽을한그릇가져오너라.”스승이말한다.

작가는스승과제자의이야기를통해삶이무엇인지되묻는다.현재와미래사이,순간을살며영원을좇는인간은발끝으로서서도달할수없는것을갈망하며괴로워한다.관념속의개가짖지못한다는걸알면서도인간은관념속을찾아오는수많은개로근심한다.새벽을길어올수없다는것을알면서도우리는시간을잡으려고아등거린다.

‘인생은한조각의꿈이려니,그동안살아온삶이세월따라갔고세월속에나도따라갈뿐이다.맑은바람밝은달너무도풍족하니나그넷길가볍고즐겁구나.달빛긷는한겨울,복사꽃이나를보고웃는다’이두스님의말처럼작가는세월을따라흐르며잠시머물다가는인생의의미를생각해보도록안내한다.현대인의고단함을작가특유의비유와은유로풀어낸글을읽다보면무심하게떠나보낸일상의순간이새로운의미로다가옴을느끼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