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뱃속

철학자의 뱃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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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무데서나 방귀를 뀌어대고, 광장 한 가운데에서 천연덕스럽게 자위를 일삼던 디오게네스가 자신의 향연에 철학사의 문제적 인물들을 초대한다. 편집증적 채식주의자이자 서민 취향을 예찬했던 루소, 알코올 중독과 윤리학의 화해를 꿈꾸는 건강염려증 환자 칸트,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요리로 자기 몸속의 프로이센 흔적을 제거하려한 게르만족 혐오자 니체, 음식 전쟁의 열정적인 전략가를 꿈꾼 몽상가 푸리에, 환각제 메스칼린의 도움으로 바닷가재의 악몽에서 벗어나려는 집요함의 사상가 사르트르, 절대 예측불가의 맛들을 조합하는 실험적 음식철학자 마리네티. 견유학파의 음식 허무주의부터 미래파의 요리 혁명에 이르기까지 굽이굽이 다양한 길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저자

미셸옹프레

프랑스철학자,작가.1959년생.프랑스철학자,작가.무신론자,쾌락주의자,무정부주의적자유주의자,반란의철학자로알려져있다.2002년프랑스대선에서극우정당이본선에진출하자교직을떠나‘시민대학’을설립.2018년시작된‘노란조끼운동’을공개적으로지지한유일한좌파철학자.대중,혹은대중적삶의개선을가장중요한화두로삼아50권이상의책을발표했다.
감각기관인육체와의조화,미학에바탕을둔새로운윤리의건설을제안하는그의철학은여타의환상을걷어내고더나은삶을추구하는기술로대변된다.사회의보수화를유발하는순응주의와독단주의에맞선반항의철학자로서정치적사안마다좌우모두의공격대상이되곤한다.
2020년,잡지〈Frontpopulaire〉를창간하였으며현재각종미디어를통해가장논쟁적이며열정적으로활동하는철학자로꼽힌다.
저서로는〈〈원숭이는왜철학교수가될수없을까〉〉〈〈미셸옹프레,이슬람을말하다〉〉〈〈무신학의탄생〉〉〈〈철학자의여행법〉〉〈〈바로크의자유사상가들〉〉〈〈사회적행복주의〉〉〈〈우상의추락〉〉〈〈프리드리히니체〉〉〈〈북극성〉〉등이우리말로번역,소개되어있다.

목차

1.철학의식생활 07
2.고독한미식가_디오게네스 24
3.빵과우유의나날들_루소 43
4.취하라,늘취해있어야한다_칸트 70
5.천국의만찬_푸리에 93
6.반기독교적소시지_니체 123
7.파스타를증오한남자_마리네티 148
8.돌아온바닷가재의복수_사르트르 180
9.뱃속의행복 206
저자후기:식생활연대기_미셸옹프레 228

출판사 서평

먹는다는것,그것은누군가의몸,삶의방식,
그사람의세계를드러내보여준다.

철학자들이즐겨먹던음식을통해그철학자들의개념을더잘이해할수있을까?
〈철학자의뱃속〉은철학자들의사유를이해하기위해그들의식생활을추적한다.디오게네스가산낙지를좋아하지않았다면그토록단호하게문명에적대적이었을까?우유와치즈로채워진루소의식단과검소함의철학은어떤관계가있을까?디오게네스,루소,칸트,푸리에,니체,마리네티,사르트르,이쟁쟁한철학자들의사유의근원이바로그들의‘입’과‘위장’이라는도전적인논증이저자의박식함과도발적인유머를곁들여펼쳐진다.

철학자의식생활로본서구철학의역사
프랑스현대철학의가장뛰어난저작중의하나이자삶의기예,사유의방식으로서의음식에관한유쾌한논평인〈철학자의뱃속은〉은디오게네스,루소,칸트,푸리에,니체,마리네티,사르트르등서구철학의주요한철학자들의식생활과그들이말하고쓰는것사이의관계를탐구한다.식생활이란인간의품행을사유할수있는근본적인범주로써,무엇을먹을지고르는것이야말로진정으로자기자신을구성하는실존의선택이될것이다.철학자들의식생활을나침반삼아서구철학의역사로들어가본다.

철학자의식생활을탐구한다는것은어떤철학자의숨겨진일상사나알려지지않은일화를소개하는것과는전혀다른의미다.한철학자의사유체계와그의실제육체활동사이의조화와모순을살펴보는것은객관적이고실제적으로한사람의철학을이해할수있는단초를제공할것이다.난해하고낯선용어들로눈에보이지않는세계의미세한차이를그려내는대신가장단순한일상의영역에서가장일상적인행위들로채워진철학자의뱃속을탐구하는것은실제삶속에서의철학의의미를일깨우고있다.

〈철학자의뱃속〉은온갖음식/요리프로그램들이각종미디어를장악하고삶의질을부추기지만결국우리인간이얼마나잡식성인가를전시하는것에불과하다는인식에따라기획되었다.이책은우리가무엇을어떻게먹어왔고,그것이우리정신과삶의태도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반추할수있는좋은기회를제공한다.

철학자가먹는것과말하는것,그사이.

생식주의자디오게네스,그는모두가불을사용해음식을익혀먹을때불의사용을거부한채한모금의피와한줌의날고기먹는다.급기야가장불경스러운위반,인육을먹는것으로까지나아갔던그는불로상징되는문명과인간사회의인위적질서에철저한저항을실천하고있다.자연에대해특권적지위를누리는인간의오만,문명이라는위선에대해역사상가장지독하게적대적이었던사람의식생활과당대의사회문화적환경을살펴보는과정은후대의독자들에게철학이란무엇인가라는근본적인질문에도달토록한다.

먹는다는것에대해그다지흥미가없었던루소는평생우유와치즈로삶을채웠다.초식동물과비유되는루소,음식으로인간진화의장대한역사를설파하며잉여생산물과사적소유,욕망과계급의탄생까지간파하는그는결국현재의미식이야말로자연의질서에반하는퇴폐와타락의증거로이해한다.인간의태생적인선함을논하며인간과초식동물의해부학적유사성,그리고잉태와수유의유사한습성들을제시하는과학자이자,자연그대로의인간성을찬양하며미식과육식을거부하고상업,풍습,사치,지적활동,철학등문화와관련된것이라면무엇이든비판했던반계몽주의자라는그의면모에서그가살았던시대의성격,즉근대성의풍경을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다.

엄격하고매사에정확한경건주의자이자난해하고까다로운철학을제시한칸트는애주가로서30년동안꾸준히술을마셨다.순수이성이따르라요구하는정언명령의엄격함에도불구하고늘취해있었던칸트.그러나역시칸트답게술에취한자신을관찰하며통찰력을얻어만취상태에대한이론을구축하는모습은치열하고애틋하다.

음식이사회변혁의무기가될수있을까?프랑스의철학자푸리에와이탈리아의철학자마리네티는그렇다,라고말할것이다.두사람모두새로운세계를건설하기위해서가장치열하게싸우고모색했던영역이바로음식이었다.식생활이세계를바꿀것이다.푸리에가꿈꾸었던유토피아의조화로운체계를식생활의관점으로,일상의사소한부분도간과하지않고세세하게그려내는모습은낯설지만통쾌하고원대하다.그의세계에서가장중요한역할을담당하는부류는‘미식철학자’다.그사회의생산과잉여,영양,조리법,교육등을담당하는이들은미식을통한개혁의중추적원리를제공한다.상상이현실을지배하고있는푸리에의세계에서벌어지는음식전쟁을살펴보는것만으로도큰즐거움이다.

이탈리아가세계를지배하기위해서는파스타를추방해야한다고믿었던미래주의자마리네티는마르크스가꿈꾸었던사회혁명,인간을소외로부터해방시키고자했던그동일한목표를음식혁명을통해이루고자한다.무엇을어떻게먹어야하는지를국가가관리하게되면이제사람들은그동안먹고살기위해어쩔수없이해야만했던노동으로부터자유로워질것이다.정치적이면서미학적인방식은음식을통해구현된다.마리네티가그려내는미래주의적세계의음식들은온갖기괴하고기발한방식으로재료와맛,그리고식사공간을배치하는모습은실험예술의한절정을이루고있다.

음식을예술로대하라.니체의시대에들어서야비로소관념과객관성,순수지성에서소외당한식생활에정당한지위가부여된다.인류의구원이기독교혹은형이상학의영역이아니라어떻게먹느냐에달려있다는주장은니체철학의핵심으로다가서는중요한통로가된다.니체의이런관점은식생활을삶의기술이자실제적인효력을지닌실존철학으로만든다.음식과식생활을즐거운지식으로만든니체와더불어형이상학과기독교에의해수백년동안옹호되어온금욕과신성에대한찬사도종언을고한다.

성기와입을등가로이해했던철학자사르트르는특히갑각류라면질색을했다.식생활과음식은이제상징과심리의영역으로들어선다.갑각류,굴,조개를유난히불쾌하게여긴그는거기에서‘적출’의개념을떠올리고파내야하는광물의느낌을갖기에이른다.음식에대한기호뿐만아니라위생관념조차아예없었던사르트르는신체의요구에일일이따라야만한다는것에늘혐오와경멸을느꼈다.저자는이철학자를이데아와정신은우월하게여기지만자기에대한경멸과몸에대한부정으로평생악몽속에살아간불행한남자로묘사한다.

고대부터현대까지주요하게다루어진일곱명의철학자들외에도수많은철학자가이책에등장한다.이데아와기독교세계에서금욕과절제에의해부당하게억압받고왜곡되어온식생활에자유와기쁨,행복을부여하려는저자의시도는여기,지금현재의자신에게집중할것과결국죽음을향해가는우리몸이스스로의운명을갖도록허할것을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