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북소리 (김주욱 장편소설 | 아름다움과 폭력의 아이러니 4.3 민주화 항쟁의 형식적 변주)

물북소리 (김주욱 장편소설 | 아름다움과 폭력의 아이러니 4.3 민주화 항쟁의 형식적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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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4·3 문학의 형식적 변주, ‘삼촌’에서 ‘순이’로
4.3 민주화 항쟁 관련 문학은 지금까지 소위 4·3 중심주의의 행로를 밟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들어 공간적으로 제주도라는 고립된 장소성을 벗어나 북한으로 일본으로 나아가 팔레스타인으로 혁명의 배아를 퍼뜨리는 확장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학 자체의 미학적 측면에서 아직도 4·3 민주화 항쟁은 고립돼 있습니다. 사실의 폭로와 전달에 역점을 둔 형국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김주욱의 장편 소설 『물북소리』는 4·3 민주화 항쟁을 새롭게 풀어갈 마술적 리얼리즘의 노둣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기영 소설에 등장하는 ‘삼촌’의 기억이 김주욱의 소설에서 ‘순이’의 현실로 계승되었습니다. 환상성과 현실성을 담은 4·3 문학의 형식적 변주입니다. 현기영의 『순이삼촌』이 억압된 역사의 악몽을 세상에 드러낸 역작이라고 한다면 김주욱의 『물북소리』는 아직까지도 해소되지 않은 채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정치적 무의식을 담은 작품입니다.
『순이삼촌』이 개인적 상처의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폭력과 야만의 역사를 원심적으로 재현한 것이라 한다면 『물북소리』는 집단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방황하는 개인의 욕망을 통해 구심적으로 파고든 글쓰기라 할 수 있습니다. ‘삼촌’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는 공포는 제대로 구체화되지 못하고 ‘순이’에게 전염돼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환청으로 들릴 뿐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적시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묵북소리』는 ‘소리’라는 구체적 형식 속에 폭력의 알레고리를 명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의 마디마다 총칼로 무장한 폭력의 이데올로기는 시간의 흐름 속에 매장되곤 했습니다. 그 비극의 양상이 음향 기제를 통해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끔찍한 일입니다. 드러나지 않는 소리의 파장 속에 폭력의 잔재들이 은연중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물북소리』는 깨지지 않는 권력의 호명에 균열을 가하고 죽은 영혼을 새롭게 우리 앞에 불러 세우고 있습니다. 정적 속에 막혀 버린 숨비소리에 새 숨을 트는 애도의 재현이기도 합니다.
저자

김주욱

2014년자전적경험을토대로한장편소설『표절』,2015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창작기금선정단편소설집『미노타우로스』,2016년경기문화재단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단독출판선정중·단편소설집『허물』,2017년그림의이야기와소설의이미지가만나는컬래버레이션단편집『핑크몬스터』,2019년교보문고eBook10minutes초단편오디오북출간『부드럽고달콤한맛,빨간유도등,크리스마스케이크』,2020년전태일문학상수상자공동소설집『팬덤클럽』,화가들의삶과대표작품을재해석한스마트소설집『그림이내게와서소설이되었다』등을펴냈다.제5회천강문학상소설대상,제23회전태일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분노의퍼포먼스·9
제2부-추억의소리·25
제3부-소리의파란·85
제4부-개구리울음소리·171
제5부-인디언피요테의식·231
여백·255
발문·258

출판사 서평

『물북소리』는무엇을담았는가?

보이지않는파장의근원을찾아가는길

이소설은두가지흐름을주조로하고있습니다.하나는환상속에지속되는소리의파장입니다.또다른하나는현실속에거듭되는폭력의파장입니다.두흐름은정적(靜寂)속에정적(政敵)의정체를숨기고있다는데서하나의흐름이기도합니다.다른말로하면역사의이면에흐르는악몽입니다.
4·3민주화항쟁은지금제주의아름다운풍경속에흔적을찾을수없습니다.눈에보이지않는다고진실이지워지는것은아닙니다.이소설은그실체를파헤치는기록이기도하며떠도는영혼을위로하는애도의헌사이기도합니다.
실체적폭력체계는우리눈앞에서사라진듯합니다.그것은폭력에끈질기게저항했던사람들의희생위에핀유채꽃과같습니다.그러나우리의온몸을파고드는공포의흐름은아직도희생의뿌리속에내재돼있습니다.이소설은제대로규명되지않는이혼돈의상황을소리의파장으로구체화해드러냅니다.
폭력의주구가누군지역사는말이없습니다.너이면서도나일것같은거짓담론이아직도우리를휘감고있습니다.모두가피해자이며가해자라는양비론속에억울한죽음이안식을찾지못하고있습니다.이소설은그정적(政敵)의실체를담았습니다.욕망으로얼룩진그들의실체를생생히목도하는일은리얼리즘의승리입니다.
보이지않는파장을추적하는일은고통스럽기도하고서러운일입니다.어두운내모습과대면하는일이기때문입니다.그러나우리를짓누르고조정하는소리의정체를파헤치는일없이는우리의삶이짐승과같다는사실을거부할수없습니다.이소설을통해우리가홀로존재하는욕망기계가아니라역사적자아와만나야하는공동체적존재임을인식하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