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김우종: 부북기 (박인 장편소설)

포수 김우종: 부북기 (박인 장편소설)

$14.21
Description
어떤 삶을 살 필요가 있는가에 답하다.
이 소설은 지난날 우리가 겪었던 역사의 현장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고고학적 서사입니다. 동시에 변함없이 반복되는 민중 현실을 역사 전면에 드러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고통의 의미를 되새기는 고현학의 발현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박해와 환난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며 굳건히 살아남아 평등한 사람 세상을 꿈꾸는 묵시록입니다.
인간 역사는 존재 망각의 역사이며 인간 소외의 역사라고 에리히 프롬은 말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소설은 인간을 역사의 중심에 두지 못했던 우리 과거와 반복되는 현실과 유토피아를 담고 있습니다. 그 속에 남의 손에 좌지우지 지옥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자기 생각과 다른 삶을 살아야만 했던 이유를 작가는 다른 차원에서 찾고자 합니다. 소외되었다는 사실을 단순히 기술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소외 의식을 심어주는 인간적 방법을 모색합니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인간은 고유한 존재이며 무엇이든 가능하며 이룰 수 있는 열린 존재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고 타성화되어 평균적 존재 이하로 스스로 인식한다면 가련한 안식만을 욕망하는 최후의 인간 말종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개성과 독특함과 존재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인간적 신비함을 늘 지향해야 합니다.
이러한 인간 존재감을 담고 있는 인물이 포수 김우종입니다. 김우종은 시공을 초월해 존재합니다. 거기에는 우리 민중의 염원이 깃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소중한 존재이며 평균되게 함부로 살아서는 안 되며 소외되선 안 된다는 소명입니다. 작가의 시선은 거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하이데거처럼 작가는 궁핍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인 존재의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너는 누구인가?” 묻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그 물음은 소외된 민중들이 목숨을 걸고 규명하고자 했던 자기 존재의 증명이라고. 또 묻습니다. “너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말합니다. 자기를 회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하고 방법까지도 찾아야 한다고. 마침내 “너는 어떤 삶을 살 필요가 있는가?” 묻습니다. 이 소설은 그 가능성에 대해 답하고 있습니다.
저자

박인

서울북아현동산동네에서태어났다.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에서소설을공부했다.삶의터전을옮긴호주와영국에서족부의학을전공하고돌아와공과대학원을졸업했다.한동안그림에빠져살았고여러개인전에서그작품들을선보였다.소설쓰기로돌아와펴낸책으로소설집『말이라불린남자』,『누님과함께알바를』등이있다.

목차

추천사4
여백8
프롤로그13
해후17
부북赴北29
총과활53
부방길68
월이76
의향81
도망자이환94
복무일지108
반란의기운125
활쏘기시합137
회령개시150
이별178
호랑이사냥201
과거科擧206
남순210
도사와판관217
향시224
북순233
조총별조감관245
행영에서한달265
방환276
변란294
남행길306
추적자319
남남북녀336
나선원정339
에필로그363

출판사 서평

『포수김우종-부북기赴北記』는무엇을담았는가?

난세를살아가는방법과오래된미래

포수김우종이살았던시대는위험사회였습니다.울리히백이말한위험이인간존재의총체적파국이라는측면에서그렇습니다.17세기를전후한조선사회는전란과차별로점철된인간소외의시대였습니다.김우종은왜란과호란속에서살아남아봉건적폭압을뚫고가는초인입니다.그의삶은오늘우리가살아가야할사회의모습을환기합니다.노자의사유처럼함부로목숨을다뤄서는안되며전쟁과가난에서사람들이이리저리쫓겨다니지않는이상사회의추구입니다.이는개인의욕망에서벗어난소명입니다.
민중수난의역사에대해혹자는환멸을얘기합니다.이제그만하자고말합니다.나아가혐오를조장합니다.그들이못나서불행한운명이라고.누구탓을하느냐고.김우종은말합니다.“나대고깝죽거리지않으며조용히뒷전에머무는처세를깨우쳤다(23쪽).”이처세술은일면소극적이기도합니다.그러나작가는현실에부화뇌동하는모리배에서김우종을떼내고독한삶으로승화시킵니다.고독은낭만적소치로치부될수있지만릴케의경우를보면외부와차단된순간,오로지자신만의내면공간을뜻합니다.신의소리를듣는자기침잠의거룩한순간이기때문입니다.신의소리는프로메테우스의소명과도같습니다.인간답게살아야한다는거룩한부름입니다.
이소설을읽으며누군가는맬랑콜리에빠질지도모릅니다.인간수모와모멸앞에자기우울에빠지기십상입니다.그러나이러한감각에는인간은없고소외사실그자체만남습니다.맬랑콜리한순간소외사실을잊고외면하려들겁니다.그고립적사태에대해작가는다음과같이역설적으로거룩한속물들의위대함을묘사합니다.

“잘기른암소와그소가낳은송아지를파는자가있고돼지와닭의다리를묶어서사는자가있다.각종해물을파는점방에는마른멸치,새우,미역과다시마를파는가하면말린대구,청어과메기엮은두릅,말린문어,북어와각종해산물이부리나케팔리고있다.몰래담배와섶과땔나무를파는자가있고,전라도에서온싸전,질좋은한지를파는종이점방,개경에서온인삼과각종약재를파는한약방과비단을파는왕서방이있다.주막에서대낮부터술병을나발부는자가있고이미대취한자가갈지자로걷다가고꾸라지기도한다.머리에짐을얹고등짐까지메고가는남자가있고머리와등에짐을이고지고아이까지안은여자가있는가하면서로언성을높이고욕을하며밀치는자들이있고손을잡았다빼며희롱하는남녀가있다.비키라고소리치며물길흐르듯냅다뛰어도망가는자가사라지면조바위머리,삿갓머리,올린머리,내린머리,패랭이모자,변발머리,중머리,갓머리와전립이빈자리를채운다.오지게왁자지껄하다.(160~1쪽)”

회령개시장면입니다.김수영의시「거대한뿌리」를연상케합니다.“전통은아무리더러운전통이라도좋다(……)오히려황송하다역사는아무리더러운역사라도좋다진창은아무리더러운진창이라도좋다”는시인의전언은작가도함께들었던신의소리이기도합니다.인간은홀로존재하는것이아니라더불어연대하며사랑하는사이라는것을새삼깨닫게합니다.이처럼이소설을통해난세가곧인간소명의계기이며곧도래할미래의언약임을알수있습니다.
이소설은김우종이라는민중의거룩한기록이기도하지만부북기赴北記,즉북관北關으로갔다돌아오는여정을기록한글이기도합니다.우리는연암의『열하일기』를통해협소하게위축됐던웅혼한기상을일깨울수있습니다.만주벌판에서호곡했던그를따라심중에묻어둔호연지기를펼쳐야한다는사무친결기를품게됩니다.그처럼이소설은축소되고고립된한반도에서맛볼수없는감각을맛보게합니다.이는오늘날우리가꿈꾸는공간적판타지라할수있습니다.
앞으로우리가발굴하고개척해야할영지가있다면그것은분명북으로올라가맞이하게될것입니다.이소설은수백년전에그사실을보여주고있습니다.우리의오래된미래입니다.김우종은소리높여외칩니다.

“언젠가활의시대는가고총이대세인시절이오겠지.그때백성은손에총을들고외칠것이다.우리의주인은이나라의하늘과땅이고그하늘과땅이바로우리라고.(366쪽)”

김우종은시간과공간을초월에여기저기동시에존재합니다.이것을가능하게한것은작가의역사적신념입니다.고통받는소수자의편에서서미래를꿈꾸는예언자적지성이그렇게했습니다.아는사람은다아는진리입니다.우리모두가김우종의변신이기때문입니다.

“기쁨과슬픔이복사꽃처럼흐드러지게핀어느날,이땅무명의거리에서김우종은홀연히자취를감췄다.이후북쪽간도땅이나회령땅에서,삼면으로둘러싸인바닷가에서,팔도강산
곳곳에서김우종을만났다는이야기가전설처럼들렸다.다만어디에서도찾을수없는그림자처럼그는숨어있었다.(36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