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은 자기가 시인이라는 것을 모른다
“시인은 자기가 시인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말은 김수영이 「시여 침을 뱉어라」에 담은 시의 비의(秘儀)입니다. 그리고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두 명제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온몸으로 시를 쓰는 일은 무엇인지 어렵기만 합니다.
이 난해한 화두는 장옥근 시인의 시를 대하는 순간에 순식간에 풀립니다. 그는 정말 자기가 시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나는 시인이며 난 지금 시를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때가 되고 궁금할 즈음 한 편의 시를 슬쩍 건네는 것이 전부입니다. 전해 준 시를 들추기도 전에 그는 온몸으로 사라집니다. 그의 사라짐은 곧 온몸으로 여기까지 다가섰을 그의 발자국입니다. 어찌 힘들지 않았을까요. 그런데도 그의 시는 그런 내색하지 않습니다.
김수영은 「토끼」에서 닭과 토끼 같은 동물을 기르며 차이를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직업적 혹은 기업의식으로 기르는 동물과 방목하는 동물에게서 느끼는 차이입니다. 전자처럼 타산적 대상으로 전락한 동물에게서 김수영은 애정의 상실을 경험하고 싫증을 느끼게 된다고 고백합니다. ‘착취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서 벗어난 동물은 “공작처럼 귀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시에 대입한다면 이 글 첫 문장 “동물은 어떤 것이든 직업적으로 기르게 되면 애정은 거의 전멸하고 만다.”는 “시는 어떤 것이든 직업적으로 쓰게 되면 애정은 거의 전멸하고 만다.”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장옥근의 시는 공작처럼 귀한 모습입니다. 착취의 대상에서는 나올 수 없는 사랑 가득한 시입니다. 타산적이며 세속적인 자리에서는 짚어 볼 수 없는 지경입니다.
이 난해한 화두는 장옥근 시인의 시를 대하는 순간에 순식간에 풀립니다. 그는 정말 자기가 시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나는 시인이며 난 지금 시를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때가 되고 궁금할 즈음 한 편의 시를 슬쩍 건네는 것이 전부입니다. 전해 준 시를 들추기도 전에 그는 온몸으로 사라집니다. 그의 사라짐은 곧 온몸으로 여기까지 다가섰을 그의 발자국입니다. 어찌 힘들지 않았을까요. 그런데도 그의 시는 그런 내색하지 않습니다.
김수영은 「토끼」에서 닭과 토끼 같은 동물을 기르며 차이를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직업적 혹은 기업의식으로 기르는 동물과 방목하는 동물에게서 느끼는 차이입니다. 전자처럼 타산적 대상으로 전락한 동물에게서 김수영은 애정의 상실을 경험하고 싫증을 느끼게 된다고 고백합니다. ‘착취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서 벗어난 동물은 “공작처럼 귀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시에 대입한다면 이 글 첫 문장 “동물은 어떤 것이든 직업적으로 기르게 되면 애정은 거의 전멸하고 만다.”는 “시는 어떤 것이든 직업적으로 쓰게 되면 애정은 거의 전멸하고 만다.”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장옥근의 시는 공작처럼 귀한 모습입니다. 착취의 대상에서는 나올 수 없는 사랑 가득한 시입니다. 타산적이며 세속적인 자리에서는 짚어 볼 수 없는 지경입니다.
가을 살청 (장옥근 시집)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