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포포엠topopoem_그 섬

토포포엠topopoem_그 섬

$15.00
Description
장소topos와 시poem가 만나 토포필리아topophilia를 열다
그리스말로 장소를 나타내는 토포스topos와 시poem가 만나 새로운 장르로 탄생했습니다. ‘토포포엠topopoem’입니다. 이러한 변주의 통섭과 융합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떠나려는 인간의 근원적 판타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시간을 주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라지는 순간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을 뿐입니다. 삶은 시간 기계를 빠져나가는 모래와 같습니다. 마주했던 순간마다 소중한 기억이 자리하고 있는데 과거로 흘러가는 흐름 속에서 손쓸 수 없습니다. 허물어져 가는 운명 앞에 처연합니다.
시간에게 묻습니다. 어디에 있느냐고. 그때마다 특정한 장소로 이끌고 갑니다. 홍차에 마들렌을 담가 입으로 가져간 순간, 순식간에 우리를 잃어버린 시간 속으로 데려다줍니다. 라따뚜이를 한입 베어 문 순간, 울며 들어섰던 엄마 품속입니다.
토포포엠은 잃어버린 시간과 사라졌던 감각이 되살아나는 장소입니다. 그곳을 ‘섬’이라 부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고 말한 시인의 예지를 따라 도착한 곳입니다. 기억 속에 잠긴 섬으로 향하는 마음은 사랑입니다. 아예 사라졌다 여겼던 감각을 깨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영원한 순간입니다.
장소에 쏟아지는 이 빛을 ‘토포필리아topophilia’, 장소애場所愛라 합니다. 이 책은 이 영원을 가득 담았습니다. 드로잉으로 재현된 장소에서 시가 찾아왔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어느 순간에 존재했던 사랑이 다시 눈뜬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이야기를 쟁여 놓았습니다. 그림을 대하는 순간, 잠시 멈칫합니다. 그것이 무얼까 궁금할 때 더불어 있는 시 한 편이 또렷이 우리의 추억을 되살려 놓을 겁니다. 토포포엠 그 섬으로 초대합니다.
저자

이민호

1994년『문화일보』로등단.시집『참빗하나』,『피의고현학』,『완연한미연』을펴냄.

목차

프롤로그_너른들판속자화상

1부/보이지않는섬

바람이전하는말_동두천보산역뒤편ㆍ14
화성금등지사金?之詞_수원화성ㆍ16
고향집앞마당에핀식구들_연천고향집앞마당ㆍ18
팔당호빈배_팔당호ㆍ20
고향집뒷마당처마밑_연천고향집뒷마당ㆍ22
가난체험_인천괭이부리마을ㆍ24
무의도꽃며느리밥풀에대한명상_인천무의도ㆍ26
새해처마밑에_연천고향집담벼락ㆍ28
교동청춘가_강화교동면대룡리시장ㆍ30
고당古塘고백_경기도남양주ㆍ32
변방에우짖는새_파주장파리ㆍ34
받기어려운그선물_천안공세리성당ㆍ36

2부/사라진섬

해방촌골목_용산해방촌ㆍ40
이대역오번출구_마포구대흥동ㆍ42
용산방앗간_용산한강로골목ㆍ44
바람산가는길_서대문구창천동ㆍ46
백빈건널목_용산땡땡거리ㆍ48
아현동굴레방다리_서대문구북아현동ㆍ50
새남터약속_새남터성당ㆍ52
서강시네마천국_마포구신수동ㆍ54
애오개유리창_서대문구충현동ㆍ56
사라진미소_용산효창공원역뒷골목ㆍ58
분장동粉場洞시인의가르침_마포구공덕동ㆍ60
칼국수가게건너편대흥동연구실을나오며_마포구대흥동ㆍ62

3부/꿈꾸는섬

영동황간_충북영동군황간면ㆍ66
주문진가오리_주문진항건어물가게ㆍ68
추암촛대바위_강원도동해추암해변ㆍ70
단양사인암_충북단양ㆍ72
주문진진또배기_주문진항ㆍ74
석항트루바두르_강원도영월군석항역ㆍ76
선유동천仙遊洞天_경북문경ㆍ78
정선라라랜드_강원도정선군사북읍ㆍ80
봄눈내린어느날_대관령횡계리ㆍ82
분천하이디의다락방_경북봉화ㆍ84
고장난알고리즘_강릉견소동ㆍ86
시인의얼굴-김병연_영월마대산길ㆍ88
단종밀함密函_백두대간고치령ㆍ90
연심연삭硏削_석포영풍제련소ㆍ92

4부/흐르는섬

서촌배꼽_종로구통인동ㆍ96
북촌고하길_종로구계동ㆍ98
안국동만화방_종로구안국동ㆍ100
종삼鍾三을나와_종로구묘동ㆍ102
삼청동횡보_종로구가회동ㆍ104
광화문뒷골목_종로구신문로ㆍ106
청진동피맛골_종로구청진동ㆍ108
창신동돌산마을_종로구창신동ㆍ110
창의문앞에서서_종로구부암동ㆍ112
지난봄이야기_종로구화동ㆍ114
녹색대문안쪽지하에사는사람_종로구체부동ㆍ116
전전田田_창덕궁ㆍ118

5부/떠오르는섬

흰여울마을_부산영도ㆍ122
목포의눈물_목포항삼학도ㆍ124
통영과백석과란_경남통영ㆍ126
전동성당피에타_전주한옥마을길ㆍ128
청사포다릿돌_부산해운대ㆍ130
연희네슈퍼에앉아_목포서산동ㆍ132
손_제주이도이동ㆍ134
보성다원_전남보성ㆍ136
컨테이너프로젝트_부산아미동ㆍ138
드론기drone紀_목포다순구미마을ㆍ140
보말탓_제주위미ㆍ142
시인의얼굴-잘랄알딘_터키ㆍ144

6부/높고외롭고쓸쓸한섬

광희문밖첫동네_중구신당동ㆍ148
홍릉목욕탕_동대문구청량리ㆍ150
등산학교_북한산국립공원도봉산장ㆍ152
홍제동개미마을_서대문구홍제동ㆍ154
절두산아래에서_양화진절두산순교성지ㆍ156
언덕밑정동길_중구정동ㆍ158
남태령동천_서초구전원말안길ㆍ160
뚝섬소풍_광진구자양동ㆍ162
바이올린케이스_종로구낙원동ㆍ164
파멸전야_마포구염리동경의선숲길ㆍ166
반지하전셋집아이들_중구신당동ㆍ168
숨은신_인왕산정상에서ㆍ170
북창동에걸린달_중구북창동ㆍ172
왕십리리빠똥_성동구왕십리동ㆍ174

에필로그소반하늘ㆍ176
발문그섬에가고싶다ㆍ178
여백ㆍ182

출판사 서평

『토포포엠topopoem_그섬』은무엇을담았는가?

기다리는사람들의해방일지

차순정이그리고이민호가시를쓴『토포포엠topopoem’_그섬』은기다리는사람들의꿈을담았습니다.바슐라르에따르면우리의일상은수평적시간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습니다.무엇엔가옥죄어기계처럼살고있는것은아닌지뒤돌아볼때불현듯무엇인가찾아옵니다.이책은그소리로가득합니다.뚫고올라밤하늘로향하는혼불처럼뜨거운덩어리를마음깊은곳에서길어올릴겁니다.기다림속에맞이한해방순간입니다.
드로잉작품이먼저이고시가찾아왔습니다.이두장르의만남은예기치않은것입니다.오랜기다림끝에멀리서다가서는기적소리처럼순식간에눈부신세계를열었습니다.거기에고독한섬이자리하고있습니다.그섬에가야합니다.가장아름다운순간이영원속에자리하고있기때문입니다.
칠십팔편의그림과시를육부로나누어담았습니다.1부‘보이지않는섬’에는눈앞에서는찾아볼수없지만결코소멸하지않는시간이자리하고있습니다.받기어려운선물같습니다.2부‘사라진섬’에는역사의악몽이자리하고있습니다.하지만시간이흐를수록또렷합니다.오래전약속같습니다.3부‘꿈꾸는섬’에는아련한기다림이자리하고있습니다.기다리는사람들의해방구입니다.숨겨놓은편지함같습니다.4부‘흐르는섬’에는진동하는삶의행로가자리하고있습니다.막다른곳에서맞이하는새로운길입니다.눈부시게번지는빛과같습니다.5부‘떠오르는섬’에는보이지않던,사라졌던진실이드러납니다.신비의섬입니다.달려가만나는바람의저쪽같습니다.6부‘높고외롭고쓸쓸한섬’에는수줍게숨겨둔이야기가있습니다.거기서홀로우뚝합니다.밤하늘성하聖河같습니다.
『토포포엠topopoem_그섬』에가서누군가를기리고애도하며그리워하길바랍니다.지금없는나를거기서만나길바랍니다.무표정한얼굴에느낌을주고금간얼굴을어루만지며변신하는나와대면했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