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천국 (이윤학 소설 | 개정증보판 | 양장본 Hardcover)

우리가 사랑한 천국 (이윤학 소설 | 개정증보판 | 양장본 Hardcover)

$17.80
Description
독자 평가단의 압도적인 사랑과 호평을 받은 작품
『다시 읽고 싶은 아름다운 소설 ‘졸망제비꽃’』

개정증보판 『우리가 사랑한 천국』으로 출간!

김수영문학상, 동국문학상, 지훈문학상, 김동명문학상 수상
우리 문학의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시인 이윤학의 첫 소설
김수영문학상, 동국문학상, 지훈문학상, 김동명문학상 등을 수상한 우리 문학의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이윤학의 첫 소설 『졸망제비꽃』, 20년 만에 개정증보판 『우리가 사랑한 천국』으로 돌아왔다. 2005년 출간 이후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울림을 주었던 이 작품의 개정증보판에는 긴 시간 졸망제비꽃을 사랑해 준 독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저자의 바람을 담아 새로운 스토리를 더하여 한층 더 묵직한 의미를 선사한다.
저자

이윤학

1990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먼지의집』『붉은열매를가진적이있다』『나를위해울어주는버드나무』『아픈곳에자꾸손이간다』『꽃막대기와꽃뱀과소녀와』『그림자를마신다』『너는어디에도없고언제나있다』『나를울렸다』『짙은백야』『나보다더오래내게다가온사람』『곁에머무는느낌』,산문집『시를써봐도모자란당신』,장편동화『왕따』『샘괴롭히기프로젝트』『나엄마딸맞아?』,소설『우리가사랑한천국』등을썼다.김동명문학상지훈문학상동국문학상김수영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1장

똥산이/좁은문/미봉산/춤/신작로/개구리알/민들레/부활절

2장

피란/사로잠/명감열매/미꾸라지해부/타조/전속개그맨/선택

3장

첫/그네/비밀/보창/토마토/오이풀/오이꽃버섯/김술래/하늘빛눈물꽃/쌍둥이

4장

개에물린자국/우리의경계/조포사/개울물/건빵/임신/커버라이프스위치/무인도/연탄

5장

단출한이사/맨발자국/아무도없는곳으로/눈길/노루/빈자리/봄/졸망제비꽃


추천사|김찬기

출판사 서평

해맑은웃음과순도높은눈물이번져오는
천국에서보내온사랑의편지
『우리가사랑한천국』


충청도의작은마을미봉리를배경으로그곳에사는사람들의다채로운삶의모습을섬세하게포착해낸이소설은,인생의페이지에서놓치고싶지않은사랑스럽고따듯한시절로우리를안내한다.돌아가고싶은그시절의아날로그적감수성은깊은호흡과밀도높은서사로그려져가슴뭉클한추억을소환한다.천국에서보내온사랑의편지처럼우리가잊고지낸삶의소중함을되살려주고지난날의향기가득한감동을전달한다.


추억이아름다운이유는
그때의순수함으로돌아갈수없기때문이야


『우리가사랑한천국』을만나는순간당신은눈동자에남은순수를마주할수있다.이소설은빛이돌고생기가득한과거의당신을오늘의시간안에서대면하게한다.그리움은추억이어서아름다웠던게아니라,당신이었기에아름다웠음을기억하게한다.그악한이야기가난무하는시대에이소설이선사하는충만한위안은오염되지않은투명함과순수함을고스란히간직하고있다는것이다.변화무쌍한분초사회에서지치고무기력한일상을살아가는이들에게이한권의책은,혼탁한마음의뜨물을가라앉히고오롯이떠오르는자기안의동심을발견하게한다.


가장작고여린존재를통해
사랑의단단한중심을보여주는소설


버려지고잊힌존재들을소중히껴안아삶의가장자리에뿌리내리게한시인이자작가인이윤학의수채화같은문장은,한편의장편서정시로우리의가슴을물들여주며일상의언어로비일상의체험을경험하게한다.무엇하나온전히꽃피우기어려웠던시절그척박한폐허의군락지에도,서로를향한애틋한마음에기대어삶을피워낸온기가득한이야기를읽노라면우리가손안에서비벼온오이풀냄새를맡을수있다.

『우리가사랑한천국』은우리의천국이먼곳이아닌바로우리가사랑한시간에여전히꽃피어있음을깨닫게한다.어른의눈에는그저미친여자였던똥산이가아이의눈엔천국의비밀로다가왔던것처럼.진실은의외로하찮고평범해서그것을소중히여기는자에게만감춰진비밀의통로를보여준다.‘나는졸망제비꽃이피는여기도천국이라고믿어볼거야.’소설속유란이의애잔한목소리가웃음을잊고산우리의마음속에물방울을떨어뜨려끊임없이보조개원을퍼뜨린다.


벼꽃이피어*


벼꽃이피었다지는시간
두시간
수정아,너였구나
파노라마선루프를열어놓고
의자를제끼고눕는태양보다
먼하늘들 

다랭이논피를뽑던내애비도
금광쟁이네애비도
눈을비벼봐도
물에뜬벼꽃들

이윤학시집
*『나보다더오래내게다가온사람』(간드레,2021)P69.


내유년의기억속에도있다.풍우가크게인다음날아침이었다.그날따라아버지표정은더없이굳어있었다.아버지는다랭이논논둑에쭈그려앉아벼이삭을헤치며“올해농사는허사겠구먼”하는장탄식을했었다.간밤의풍우가벼꽃을떨어놓고씻어내린것이다.그때나도아버지곁에쭈그리고앉아논물에손을담가허옇게뜬벼꽃을‘보고’있었다.마치논물에뜬흰벌레나잡으려는양두손을모아작은손그릇을만들어흰벼꽃을손안에넣곤했었다.그때나는벼에도하얀벼꽃이핀다는사실과함께“물에뜬벼꽃들”은“눈을비벼봐”야만겨우볼수있다는사실도처음알았다.그리고몇년후,농업시간에안사실이지만벼꽃은곤충들이가루받이를해주는것이아니라스스로수분受粉을하는제꽃받이작물이란사실도알았다.그리고“벼꽃이피었다지는”그짧은“두시간”안에만“수정”이이루어진다는사실도알았다.그러나시인의“수정아,너였구나”라는외침은다름아닌생명이잉태하는순간을‘본’자만이느낄수있는황홀을감각화한표현이리라.그런데사실시인이어떤사물을‘잘본다’는것은그사물의생명의이치를‘잘본다’는것과는좀다르다.사물의생성의이치그자체에더황홀해하는사물이만들어지는과정에더주목하게된다.그렇게되면대개는사물이만들어지는과정에대한오차없는정량화의유혹에시달린다.우리가잘아는것처럼과학자들이그렇다.이에비해시인의‘봄’은우리를사로잡는사물들그자체,그리고그사물들과다른사람과의이치보다는그“수정”을‘봄’과동시에그“수정”을있게한“먼하늘들”의숭고를‘눈을비비며’바라보는자이다.‘보는’것에너무황홀해서‘봄’의결과를정량화하는데에시간을허비할수없는자들이바로시인인점을보면,시인은성직자와는비슷하고과학자와는거리가멀다.
-김찬기(소설가,한경대교수)


이책을읽으면서오랫동안잊고살았던기억의저편을들여다본느낌입니다.이젠다잊었다고생각했는데책장을넘기다보니그시절이,그사람이,다시사랑으로다가옵니다.곁에있다고생각한사람들얼굴을떠올리고하나하나이름을나열해적어봅니다.한참을잊고산사람들에게일일이연락해서『우리가사랑한천국』의비밀을선물하고싶습니다.
-정미수(우리가사랑한천국독자평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