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의 삶은 반복되어도 싱그럽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반복되어도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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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계적인 심장 석학 박승정, 시간 속을 유영하며 기억하고 기록하다.
그가 카메라로 담은 25년, 300만 마일의 내밀한 이야기.
의사이자 늦둥이 딸을 둔 아버지, 때로는 그 모든 수식을 내려놓은 사람 박승정의 첫 포토 에세이. 직업 특성상 우리 모두 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다는 간명한 사실을 자주 목도하는 저자는 더 지체할 것 없이 스스로를 기억하기 위해 찍어 온 사진을 엮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기억되기 위한 또 다른 기록을 남기고자 했고, 그렇게 이 책이 탄생했다.
잦은 출장길과 틈틈이 오른 가족과의 여행길을 죽 이으면 300만 마일의 비행 거리로 환산된다. 세계 곳곳에서 그가 카메라로 기록한 25년이 무수한 사진으로 남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각기 다른 자아로 일상과 동떨어진 시간과 장소에 놓였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저자는 그가 포착한 다채로운 찰나의 장면들 속에서 반복되어도 싱그러운 삶의 표정을 발견했다.
저자

박승정

서울아산병원석좌교수.강원도시골에서태어나어린시절황순원의《소나기》를꿈꾸며자랐다.중학교때서울로유학와서가톨릭세례를받았고,고등학교3학년때늙으신어머니의간절한바람으로의과대학에진학했다.인턴때조선일보‘의창’에글을연재하면서자신이글쟁이가된줄알고레지던트때병원을뛰쳐나갔다가과장님의배려로어렵게심장전문의가됐다.그때글쓰기를포기했다.글쟁이는평생자신의삶을글로고민하는언어의전문가란것을그때서야깨달았다.연구강사를끝내고서울아산병원으로옮겨와지금까지30년넘게이곳에서의사생활을하고있다.심장혈관치료분야에대한조금은엉뚱했던생각들이학계에서인정되어국내외학회의큰학술상들을비롯하여최근에는국민훈장을받았다.시대와운이좋았다.시스템과후배들에게감사한다.아직도연구에대한열정은본능처럼남아있다.그동안방방곡곡300만마일을돌아다니며강의하고,사진을찍었다.

목차

책을펴기전,저자가전하는이야기
이책을추천하며

세상에딱한장밖에없을순간이었다|2018년부산
자욱했던아침안개가자꾸만눈에남았다|2007년올랜도
골프가풍경으로느껴지기까지20년이걸렸다|2016년서울근교
깨달음은늘나이시간에맞춰뒤늦게찾아온다|2008년교토
상처가,그저가을풍경이되어있었다|2008년교토
실존의의무만으로도자연은충분히아름다웠다|2008년교토
가는날부터고생이었다|2012년애스펀
애스펀이도시이름인줄로만알았지|2010년애스펀
자연은넓고아름답고영원하다|2015년애스펀
이제야내스키가마음에들기시작했다|2015년애스펀
영국은영국만의무게가있었다|2014년런던
아빠란직업은어디까지외로울수있을까?|2015년싱가포르
역사는단지살아남은자의기록일뿐|2015년로마
우리는서로믿고사랑하고배반한다|2015년로마
단이틀만에모스크바를다알아버린느낌이들었다|2013년모스크바
이렇게다양한삶이살아숨쉬는|2015년모스크바
해의꼬리가노란색으로바다를물들였다|2014년다낭
이낯선역사의긴시간앞에나는지금어디쯤서있는걸까?|2008년로마
인간이설자리는언제나성당안고해소앞이라는생각이들었다|2008년로마
현대식건물에전통기와지붕|2007년베이징
오래쓴가면은얼굴이된다|2007년마드리드
로스앤젤레스의낮과밤|2018년로스앤젤레스
해가누울때면혼자서바닷가를걸었다|2008년칸쿤
마릴린먼로가이렇게슬퍼보이는건처음이었다|2010년워싱턴
아무에게도들키지않는늦둥이의일기를써야겠다는생각을했다|2008년삿포로
버리는데도시간이필요하다는것을배운다|2010년자오
잠에서깨어숨쉰다는게얼마나감사한일인지몰랐다|2013년루스츠
너무빨리크는거아냐?|2015년니가타
백년만의폭설|2010년서울아산병원
풍요롭진않았지만따듯했던어린시절을눈에담는다|2008년용평
내돈으로는묵지못할곳|2006년로마
사람사람사람,사랑사랑사랑|2009년로마
살아남는법을빨리가르쳐줘야하는데|2014년라스베이거스
사는게왜이렇게다똑같은지|1999년속초
해안에늘어선돌들이바위산처럼느껴졌다|2008년양양
반고흐그림을닮았나?|2016년서울
활짝웃는미소가레몬처럼상큼했다|2011년니스
ShapeOfMyHeart|2011년칸
일부러만들어놓은무대배경같았다|2011년빌프랑슈쉬르메르
나라를지키는무기는대포하나로충분했다|2011년모나코
그들은무엇이그토록간절한걸까?|2008년고베
사랑할수있는한사랑하라!|2009년티볼리
내제단에내가섰다는느낌이들었다|2009년오사카
빨간색콜라박스가이곳에불시착한타임머신같았다|2008년오카야마
수십년을아주조금씩밀어내는힘으로돌벽을가르고있었다|2008년오카야마
신을믿는순간우린무엇을얻고무엇을잃는걸까|2015년오르비에토
직선은인간의것이고,곡선은신의것이라|2008년바르셀로나
보통사람들이사는풍경이고마웠다|2007년타이페이
어쩌면이번이마지막일지도몰라|2015년퐁텐블로
이삭줍는여인들|2015년바르비종
이곳에도‘사랑과영혼’의이야기들이담겨|2015년샹티이
파리에서의마지막탱고|2015년파리
딸이팔짱을끼는데세상을안은것처럼따듯했다|2022년제주도
제엄마키를넘겨훌쩍컸다는것만으로마음이놓였다|2023년벳푸

출판사 서평

세계적인심장석학박승정,시간속을유영하며기억하고기록하다.
그가카메라로담은25년,300만마일의내밀한이야기.

의사이자늦둥이딸을둔아버지,때로는그모든수식을내려놓은사람박승정의첫포토에세이.잦은출장길과틈틈이오른가족과의여행길을죽이으면300만마일의비행거리로환산된다.세계곳곳에서그가카메라로기록한25년이무수한사진으로남아파노라마처럼펼쳐진다.1999년부터2023년에이르는저자의내밀한시간을한장씩넘기다보면저항없는웃음이터져나오다가적요해지고,마침내뭉클하다.아득한숫자들은그를어디까지데려다놓고,돌아오게한걸까.
어떤길은동료혹은친구와,늦둥이딸과함께했고때때로혼자거닐었다.어떤곳은여러해에걸쳐들렀다.어떤해는유난히분주하게여러곳을다녔다.각기다른자아로일상과동떨어진시간과장소에놓였을때비로소보이는것이있다.저자는그가포착한다채로운찰나의장면들속에서반복되어도싱그러운삶의표정을발견했다.여행은결국돌아오기위해떠난다는말이있다.저자가그러했듯이책의끝에서스스로를발견해보길바란다.저마다의역사를써내려가는우리모두의삶이소소하고도대수롭고,그래서반복되어도싱그러운것임을느낀다면더할나위없을듯하다.

“같은장소,같은사물일지라도사람마다제각기다른이미지를담는다.렌즈의차이,구도의차이,각도의차이,빛의밝기,셔터스피드,그밖의눈에보이지않는작은차이들이모여생경한인상을자아낸다.사사롭고근소한차이들이똑같은대상의전혀다른존재감을만들어내고있었다.그래서우리의삶은반복되어도싱그럽다.”_본문에서


사진,그리고사진집.
스스로기억하기위한기록에서사랑하는이들에게기억되기위한기록으로.

“어찌보면새롭게과거를만들어가는과정이었다.(중략)나를아는이들의기억속에조금이라도오래남고싶다는욕심은동물의본능에가깝고,앞으로나를기억해줄늦둥이와집사람을위한사랑이야기를조금남겨놓고싶었다.”_본문에서

본문에서발췌한위문장몇마디가이책의시작점이되었다.지극히사사롭고소박한이유로25년의세월을취합하는대대적인작업이이루어진것이다.직업특성상우리모두생과사의경계에서있다는간명한사실을자주목도하는저자는더지체할것없이그간스스로를기억하기위해찍어온사진을엮어사랑하는이들에게기억되기위한또다른기록을남기고자했고,그렇게이책이탄생했다.이처럼지극히사적인활자와개인적인시각으로남긴사진을보며뭉클함을비롯한이런저런감정의교차를느낄수있는건,누구나유한함이란섭리속에서살아가기때문이리라.
본서에서또한가지눈여겨볼점은,목차가있지만목차가없는책이라는것이다.본문전체를몇갈래로나눠각각타이틀을달아묶는일반적인구성을벗어났다.책을관통하는핵심어인‘내밀한기록’에초점을맞춰일기장처럼사진으로남긴나날의날짜와내용만이연거푸줄이을뿐이다.또한구태여연도나장소별로정리하지도않았다.집을청소하다우연히찾은앨범은왜항상그냥지나치기어려운지.기어코앨범을꺼내들고는아무렇게나앉아손끝에걸리는대로펼쳐보게된다.저자가여러밤을지새우며사진을뒤적이고,기억을더듬어끄집어낸과정도크게다르지않았을것이다.그러한저자의호흡에따라본서의일상성을더욱밀착하여느낄수있도록이와같이다소두서없는구성을과감히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