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패닉 에어포트 : 나는 공황장애가 있는 공항 직원입니다

웰컴 투 패닉 에어포트 : 나는 공황장애가 있는 공항 직원입니다

$14.50
Description
#불안 #우울 #공황장애
가 있는 공항 직원의 널뛰는 인생
‘불안장애의 일종인 우울증을 포함한 공황장애.’
어느 날, 이 책의 작가에게 내려진 병명이다. 이 병명은 꽤나 익숙할 수도 있다. 요즘 이 병명이 자주 미디어에 오르내리곤 하던데. 연예인 누구였더라. 예술가 누구였더라. 그럼 이 책의 작가는 연예인인가? 예술가인가? 그러나 이 병에 걸린 이 책의 작가는 연예인도 예술가도 아니다. 이 글의 작가는 ‘항공 지상직’으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작가의 직장은 공항이었다. ‘항공 지상 직원’인 작가는 공항 카운터, 게이트 등에서 승객들의 비행기 탑승을 돕고, 비행기를 정시에 출항시키는 일을 했다. 사람 많은 공항은 ‘공황장애’를 가진 그녀에게 최악의 업무 환경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일을 그 누구보다 사랑했다. 2호선 출퇴근 지옥철에서 작가는 종종 공황발작으로 개찰구 앞에 드러눕거나, 계단을 네발로 기어올랐지만, 공항에서는 15km나 되는 거리를 23분만에 주파해 승객들의 환승을 돕는 슈퍼 히어로였다. 숨 쉴 수 없는 공포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119구급 대원이 당도할 때쯤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져 버려 나일론 환자(?)처럼 돼버렸지만, 공항에서는 공황장애로 힘들어하는 승객을 돕는 경험치 만렙의 용사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대한민국에 상륙하자 작가는 자신의 일터를 잃고, 한줌 남아 있었던 마음속 단단함도 부서져 버렸다. 보이지 않는 불안, 우울, 공황과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작가에게 가져다 준 인생은 ‘패닉’ 그 자체였다.

이 책에는 자신의 모든 것이 ‘패닉 상태’가 돼버린 작가의 기쁨, 슬픔, 아픔, 분노, 웃음, 울음 등이 여기저기 복잡하게 섞여 있다. 한순간에 엉망이 돼버린 자신의 마음과 주변 환경을 작가가 어떻게 하나씩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나갔는지 그 여정을 함께 해보길 바란다.

저자

홍만춘

공황장애,불안장애,우울증진단을받고나서생활반경침대플러스마이너스2미터생활을전전하다아픔을글로써내려가기시작하며침대밖50리로레벨업하였다.국내O기업계열사의항공지상직원(GroundStaff)으로근무하며공항에서겪었던일들을하나둘주워담아글로제련하는데성공했다.코로나19라는보스몹의등장으로실직했지만언젠가보스몹을때려잡고다시공항으로되돌아가길희망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웰컴투패닉에어포트

1장.체크인:나는공황장애가있는공항직원입니다
-월요병인줄알았다
-공황장애말고공항장애
-(안)슬기로운공황생활
-공황장애가있으면비행기를못타나요?
-공황장애동호회
-지금나랑한번해보자는건가요?
-새벽의이방인
-부록(홍만춘의단편소설):저는가장예쁘게말할수있는지원자입니다

2장.입국게이트:나의세상으로들어온것들
-카운터에서옛애인을만나면
-당신이탄비행기가인천공항에도착하기1분전
-연예인A씨,이여권으론탑승하실수없습니다
-수수료도둑
-연락처좀주시죠
-강아지는죄가없다
-20분어치환승지의추억
-직장살이의기쁨과슬픔
-부모님모르게:사랑니를뽑으며
-코로나가입국했다

3장.환승게이트:나의세상안에서함께떠돌았던것들
-코로나시대에정리해고된건에대하여
-죽고싶지만플렉스도하고싶어
-한양에서집구하기빡세구나
-엄마에게쓰는편지
-곰팡이인간

4장.입국게이트:다시내세상의게이트가열리는날
-눈물의게이트
-공항의온기가1℃만큼상승하였습니다
-자유의감옥
-숨
-오늘의운세
-마음의감기에마스크씌워주기
-내가사랑했던사람들에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불안,우울,공황장애가있으면
밝고명랑하면안되나요?

작가는자신의글의기본값이‘우울’이라고했다.맞다.이책속의글은자주슬프고우울하다.어떤글은읽다가눈물을뚝뚝흘리기도하고,어떤글은읽다가땅속으로굴을파고들어가는것같기도하다.불안과우울을포함한공황장애를가진이의글이니까그럴줄알았다고생각한다면오산이다.왜냐면,그렇다고마냥우울하고슬프기만한게아니기때문이다.

작가는자신의뒤죽박죽널뛰는세상을내버려두지않고해학으로물들이고,어둡고우울하고축축한자신의공간을웃음과명랑함으로채워하나하나글로써내려간다.여기서는시원하게‘X됐다’를외치고,저기서는우렁차게‘카드캡터체리’의명언을외친다.읽다보면피식-하기도하고,푸핫!하고터지기도하고,낄낄거리며소리내어웃기도한다.톡톡튀는드립과기발한상상력으로채워진작가만의독특한세계관이돋보인다.웃기면서슬프고우울하면서명랑한,그어려운걸해내고있는것이다.

이글들을읽어내려가다보면가끔슬프고,가끔웃기고,가끔우울하고,가끔명랑한작가의마음하나하나,상황하나하나가당신의그것들과크게다르지않음을알게될것이다.그리고어느샌가작가의우울,불안에공감하고웃음과명랑함을응원하게될것이다.

보이지않는고통과싸우는
세상모든이들을향한위로와응원

어쩌면불안,우울,공황장애는너무거짓말같은이야기처럼느껴질지도모른다.마음의병은겉으로보이지않기때문이다.하지만우리는이미보이지않는것에오랜시간고통받고있다.세상은3년넘게‘코로나19’로패닉상태에빠져있지않은가.공항에서지상직원으로일했던작가는‘코로나19’시국에정리해고당했다.수많은부속품중하나였기에그대로잘려나가도크게티나지도않았다.그상실감을느껴봤기에,작가는보이지않기에쉽게잊히고외면받는것들에대한이야기도놓치지않고성심성의껏전달하려한다.

보이지않는고통을겪으면서도보이지않아미처상처받고있다는것을잊어버렸을지도모를당신이이책을꼭읽어봤으면한다.언제다쳤는지도모르는새에깊게자리잡고있던생채기위에따뜻한위로의반창고를붙여줄지도모르기때문이다.

더불어마음의감기라부르는‘불안,우울,공황장애’를겪고있는이들에게작가가살갑게씌워주는마스크앞으로,당신의얼굴을살포시내밀어보기바란다.때로는웃긴이야기로당신을웃겨주고,때로는솔직한자신의경험담으로당신을위로해줄것이다.

책속에서

하지만언젠가는씻은듯이다나았으면좋겠다고생각했다.씻고씻고씻어서언젠가는정말로씻겨져내려갈아이들이라면,마지막날에그친구들에게단하루말을걸수있는기회가있다면,그래도고마웠다고얘기하고싶다.모든것이불행하진않았었다고.어둠이있었기에빛이더찬란할수있었다고.__p.24

나는처음에이게공황발작인지몰라서심장검사를받아보려고도했었다.그런데이게아주얄미운병인게뭐냐면진짜너무너무고통스럽고괴로워서응급실에가면언제그랬냐는듯홀랑나아버린다.구급차라도타는날엔베드에누워멀뚱멀뚱응급실로옮겨지는게수치스러워서더고통스러울지경이다.헐레벌떡달려온간호사와눈이라도마주치면멋쩍은웃음으로는커버가안된다.__p.45

나는분명잠에서깼는데마치악몽을꾸고있는것같았다.잘떠지지도않는눈으로회사메일앱모양의알림을확인하고간신히들어갔을때,아직이곳이꿈이라고믿고싶었다.만에하나라도복직하라는내용일수도있지않을까,하는헛된희망을짓밟으며나에게도착한메일은‘계약만료안내사항’이었다.__p.173

빛이닿지않는길을홀로걸어가는건외롭다.힘들다.정말이약을다끊고다괜찮아지는날이오기는할까의심스럽다.소실점의끝이보이지않는길을하염없이걸어가는나는,아무도없는망망대해에혼자표류하고있는나는과연이세상에서쓸모있는사람일까.사실은아무도나를필요로하지않기에적당히버려둔이곳에서눈치없이홀로이기나긴싸움을하고있는것은아닐까.훗날내가아침저녁으로챙겨먹는알갱이가있다면그건영양제따위뿐이기를,우는날보다울지않는날이더많아지기를,제발나를이시련의늪에서구해달라고나의우주에게빌고또빌었다.__p.256